Arm, 아마존 AI 칩 책임자 영입해 자체 칩 개발 박차

Arm Holdings가 아마존닷컴의 AI 칩 개발 책임자를 전격 영입하며 완전한 자체 시스템 칩(SoC) 설계 역량 강화에 나섰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Arm은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에서 인공지능 가속기 ‘트레이니엄(Trainium)’과 ‘인퍼렌시아(Inferentia)’ 개발을 총괄해 온 라미 시노(Rami Sinno) 이사를 채용했다. 시노 이사는 앞으로 Arm 내부의 완성형 칩 설계 프로젝트를 지휘하게 될 예정이다.

Arm은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용 IP(지적재산) 라이선스를 반도체 업계에 공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 및 엣지 컴퓨팅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레퍼런스 칩을 설계·제조하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번 인사는 이러한 전략 전환을 가속화할 ‘키 플레이어’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에서 대규모 AI 학습·추론 전용 칩을 설계한 경험은 Arm의 완전한 시스템 설계 로드맵에 즉각적인 시너지를 제공할 것이다.” — 업계 관계자


Arm의 전략 변화 배경

Arm은 2023년 나스닥 상장 이후 저전력·고효율 설계 강점을 앞세워 주가 상승세를 이어 왔다. 그러나 단순 IP 공급 모델만으로는 장기 성장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Arm은 2024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특허 소송 자료(비공개 증거)에서 ‘완전한 칩 레퍼런스 설계’를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라미 시노 이사는 AWS 시절 학습(Training)용 ‘트레이니엄’, 추론(Inference)용 ‘인퍼렌시아’를 개발해 향후 시장 규모가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생성형 AI 인프라 경쟁에서 아마존을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만든 주역이다. Arm은 이러한 경력을 높이 평가해 파격적으로 영입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용어 해설*

* Trainium·Inferentia: AWS가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출시한 AI 가속 칩 시리즈로, 전자는 대규모 모델 학습, 후자는 학습된 모델의 추론에 최적화돼 있다. Arm ISA(명령어 집합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범용 GPU 대비 비용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 SoC(System on Chip): CPU·GPU·메모리·I/O 컨트롤러 등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형태로, 모바일·IoT·자동차 및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등에서 전력·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인재 확보 러시

Arm은 최근 몇 년간 대형 시스템 설계를 경험한 핵심 인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2023년에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에서 초대형 서버 시스템 아키텍처를 담당했던 임원을 데려왔고, 2024년 초에는 인텔의 칩 아키텍트 출신 전문가를 채용했다. 이번 라미 시노 영입으로 Arm의 ‘CPU-IP 공급업체 → 시스템 설계·솔루션 기업’ 전환에 명실상부한 팀 구성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4년 AI 가속기 시장은 약 4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1,25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Arm이 적극적으로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업계에서는 Arm의 첫 완성형 AI 칩 프로토타입이 빨라야 2026년 하반기에 공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Arm 아키텍처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AI·고성능 컴퓨팅(HPC)에 특화된 설계가 적용될지, 파운드리(위탁생산)는 어디와 협력할지가 핵심 변수다. 대만 TSMC, 삼성전자,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또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텐센트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체 설계 칩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Arm이 레퍼런스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생태계 확장을 노리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칩 라이선스 단가가 아닌, 총 시스템 아키텍처소프트웨어 툴체인을 묶어 제공하는 구독형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 — 반도체 애널리스트

다만, 자체 칩 설계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함께 파운드리 용적 확보,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의 리스크가 뒤따른다. 엔비디아·AMD·퀄컴 등 기존 경쟁사와의 특허 분쟁 가능성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분석

시장 관계자들은 라미 시노 영입을 통해 Arm이 CPU 설계 최적화 역량대규모 병렬 컴퓨팅 노하우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rm Neoverse 라인업과 AI 가속기를 결합한 ‘서버용 하이브리드 칩’이 현실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성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부 추산도 전해진다.

궁극적으로 Arm이 완성형 칩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면, 라이선스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제품 매출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변동성이 큰 로열티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면, ‘고객이자 파트너’인 칩 설계·제조사들이 Arm의 직접 경쟁자로 변신한 신사업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건이다. 일정 부분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 속에, Arm은 ‘공존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