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n(에이온)이 스타트업 자금조달 과정에 활용된 신용보험(Credit Insurance) 마케팅과 관련하여 사기 의혹으로 피소됐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2위 보험중개업체인 Aon은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제기된 소송에서 피고로 지목됐다. 해당 소송은 파산한 이스라엘 인공지능(AI) 기업 Vesttoo(베스토)의 채권자들을 대리하는 신탁이 제기한 것이다.
파산 신탁은
“Aon이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신용보험 시장에서 부정행위에 가담했다”
며 ‘IP-담보 대출(IP-backed lending)’이라는 신상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Vesttoo 사태의 전말
Vesttoo는 2022년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사의 투자를 유치한 AI 기반 보험 연계 증권(ILS) 플랫폼 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보험사들이 보유한 위험을 증권화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2023년 내부 감사 과정에서 레터 오브 크레디트(LOC)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며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이사회가 의뢰한 조사 보고서는 고위 임원 두 명이 직접 문서 위조에 관여했다고 결론지었다.
채권자 신탁 측은 Aon이 해당 플랫폼에 대한 실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투자자 유치와 보험 인수 과정에서 ‘거짓 확약’을 남발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IP-담보 대출 상품과 관련해 담보 자산의 가치 산정 방식을 실제보다 과장했다는 설명이다.
Aon의 반박
Aon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Vesttoo가 자행한 조직적 사기의 책임을 Aon에게 떠넘기려는 시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회사는 “우리는 Vesttoo 사기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이해관계자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당초 Vesttoo 사태를 ‘개별 불량 행위자’에 의한 사건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브로커의 실사 의무(Due Diligence)와 위험배분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Aon 주가는 목요일(현지시간) 장 초반 0.5%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신용보험은 거래 상대방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을 때 손실을 보전해 주는 보험이다. 특히 스타트업은 낮은 신용등급 탓에 자금조달이 어려워 신용보험을 통해 대출금리 인하나 투자 유치 효과를 노린다.
레터 오브 크레디트(LOC)는 은행이 발행하는 지급보증서로, 보험증권·채권 등에서 담보 역할을 한다. 서류가 위조되면 보험계약 자체가 무효가 돼 투자자와 보험사가 동시에 피해를 본다.
IP-담보 대출은 특허·상표·저작권 등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구조다. 자산 가치 산정이 까다롭고 변동성이 커 신중한 가치평가가 필수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관찰자들은 이번 소송이 신용보험 시장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본다. 만약 법원이 Aon의 책임을 인정한다면, 향후 보험중개사들은 검증 비용과 법적 리스크를 고려해 스타트업 대상 상품 공급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Aon이 승소할 경우, 책임소재가 Vesttoo 등 플랫폼 운영사에 국한되며 중개사의 실사 기준 강화 차원에서 사건이 일단락될 수 있다. 업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문서 검증 등 기술 도입을 모색 중이다.
결국 결과에 따라 보험·핀테크·사모 시장 전반의 리스크 관리 및 법규 환경이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