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 1억2천만 호주달러 규모 퇴직연금 집단소송 합의…주가 4% 급등

호주 자산운용사 AMP Ltd(ASX:AMP)가 퇴직연금(슈퍼애뉴에이션) 관련 집단소송을 1억2천만 호주달러(약 8천만 달러)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시드니 증시에 상장된 AMP 주가는 4% 이상 급등하며 3주 만에 최고치인 1.765호주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연방 법원(Federal Court of Australia)의 최종 승인을 전제로 한다. AMP는 전체 합의금 중 7,500만 호주달러를 회사가 부담하고, 나머지 4,500만 호주달러는 보험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집단소송은 AMP의 퇴직연금 자회사들이 2008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부과한 수수료 및 이자율이 부당했다는 주장에 근거해 제기됐다.

주목

AMP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구성원들에게 더 강력한 수익률과 경쟁력 있는 수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과거의 문제를 매듭짓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렉시스 조지(Alexis George) 최고경영자(CEO)가 밝혔다.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란? 호주에서는 근로자가 일정 비율의 급여를 의무적으로 적립하고, 고용주가 추가로 납입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은퇴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의 국민연금과 유사하지만, 개인이 펀드·보험 등 다양한 자산을 선택해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AMP는 이번 사건 외에도 2018년 호주 ‘금융권 위법행위에 대한 로열커미션(Royal Commission into Misconduct in the Banking, Superannuation and Financial Services Industry)’ 이후 불거진 여러 ‘레거시 이슈’로 압박을 받아 왔다. 당시 조사 결과, 업계 전반에 걸친 과도한 수수료 부과 및 이해상충 문제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AMP는 대규모 자본 유출과 평판 훼손을 겪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본다. 펀드매니저 앤드루 콜린스(Andrew Collins)는 “소송이 장기간 발목을 잡은 것은 명백한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며 “법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합의금 자체는 예견된 범주이지만, 보험료 인상과 추가 규제 준수 비용이 장기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호주의 퇴직연금 시장은 낮은 수수료·고수익률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AMP가 얼마나 빠르게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주목

이번 합의 결과는 연방 법원 승인이 남아 있지만,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연말 전후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법원 자료 공개를 통해 정확한 수수료 산정 방식, 보험 보상 구조 등을 추가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파급 효과 및 전망*전문가 의견

AMP가 집단소송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호주 금융주 전반에 걸친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도 언급된다. 특히 유사한 규제 이슈로 얽혀 있는 은행·보험사들은 자사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규제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수료 구조 투명성 강화, 이해상충 금지 규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업계의 컴플라이언스 비용 증가를 불러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건전성을 높여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AMP의 이번 1억2천만 호주달러 합의는 과거 ‘로열커미션’ 이후 7년여 동안 지속돼 온 법적·평판 리스크의 큰 분기를 이룬다. 주가가 즉각 긍정적으로 반응한 만큼, 후속 실적 개선 및 주주환원 정책이 동반될 경우 중장기 리레이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동종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규제 리스크와 비용 상승 요인은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