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3분기 매출 전망에 투자자 실망…시간외 거래서 주가 4% 급락

[실리콘밸리=로이터]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치보다 높게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번지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4% 하락했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MD 주가는 정규장에서 0.3% 상승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 4% 가까이 급락했다. 회사 측은 3분기 매출을 87억 달러(±3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 83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AI 호황을 고려할 때 더 공격적인 전망을 기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AMD 주가 흐름 및 업계 전체 지표1
올해 들어 AMD 주가는 40% 이상 급등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12%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투자자들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AMD가 엔비디아 다음으로 가장 수혜를 볼 기업이라는 기대를 반영해왔다.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 AMD의 고성능 프로세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의 생성형 AI(Generative AI) 인프라에 탑재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AMD의 서버용 CPU·GPU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며, 클라우드 고객들은 2025년까지 자본지출(CapEx)을 두 자릿수로 확대할 계획이다.” – AMD 경영진

구체적으로, 메타 플랫폼스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 하단을 640억 달러에서 660억 달러로 20억 달러 상향 조정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회계연도 1분기 CapEx를 사상 최대인 3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처럼 ‘빅테크의 지갑’이 열리면서 AMD는 프리미엄 AI 칩 ‘MI’ 시리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재무 전망2
회사는 3분기 조정 영업이익률(Non-GAAP Gross Margin)을 약 54%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 54.1%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는 이번 가이던스에 미국 정부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향 MI308 GPU 매출을 일단 제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AMD는 “MI308 GPU를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미 상무부에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승인되는 즉시 선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4월 고성능 AI 칩에 대해 추가 수출 허가를 의무화했으며, AMD는 이로 인해 연간 매출 15억 달러 감소를 예상했다. 영향은 주로 2·3분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2분기 실적에서도 주목할 만한 수치가 나왔다. AMD는 주당 48센트(Non-GAAP 기준)의 조정 순이익과 76억 9,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시현한 것으로, 데이터센터·게임·임베디드 부문의 고른 호조가 배경이 됐다.


용어 해설
시간외 거래(Extended Trading)는 정규장 종료 이후 전자거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매매를 의미하며, 실적 발표 직후 주가 변동이 크게 나타나는 구간이다.
벤치마크 반도체지수(SOX)는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여 개를 기준으로 산출되는 대표 지수로, 업종 전반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자 전문 분석3
AI 붐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대의 역설”이 다시 확인됐다. 숫자 자체로는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엔비디아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폭이 빠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시장은 ‘이상적인 서프라이즈’를 원했다. 또한 중국 수출 재개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투자자들은 4분기에 반등이 가능한지 여부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결국 MI300·MI400 등 차세대 AI 칩 라인업의 출시 일정과 생산 수율이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