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재와 실적 강세, 관세 불안에도 월가 지지 … 신고점 촉매될까

뉴욕 월가가 연초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호황예상치를 웃돈 2분기 기업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버티고 있다. 다만 미·중 갈등 재점화와 새로운 관세 부과가 매수세를 제약하며 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다.

2025년 8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구성 종목 500개 가운데 297개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9.8%로 집계됐다. 이는 7월 1일 기준 전망치(5.8%)를 크게 웃돈 수치다.

stock-market

기업별 실적 세부 내용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81%가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는 최근 4개 분기 평균(76%)보다 높다.

“이번 실적 시즌은 의심의 여지 없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고 보스턴 소재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최고시장전략가가 평가했다.


AI 관련 종목이 랠리 견인

시장 참가자들이 특히 주목한 것은 메가캡(초대형 기술주)·성장주·AI 테마주의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메타플랫폼스(NASDAQ: META)가 AI 인프라·서비스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AI 베팅’이 실적에 기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Nvidia(NASDAQ: NVDA)가 주도해온 AI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도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트레이드(AI trade)란, AI 기술이 향후 경제 및 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을 견인할 것이란 믿음 아래 AI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반도체·소프트웨어·서비스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AI 성장률을 기존 산업 대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그러나 올해 초 중국계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부상으로 기술 경쟁 심화 우려가 부각되며, 일부 투자자는 고평가 부담을 이유로 성장주 비중을 축소했다. 그 결과 연초 변동성이 커졌지만, 2분기 실적 호조가 불안을 잠재우며 기관투자자들의 ‘복귀’를 자극하고 있다.


다우 지수, 디즈니·맥도날드·캐터필러 실적에 주목

차주에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 편입 대기업 월트디즈니(NYSE: DIS), 맥도날드(NYSE: MCD), 캐터필러(NYSE: CAT)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세 종목이 견조한 이익을 제시할 경우, 다우 지수는 2024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AI 섹터 이외에도 전통산업 대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확인된다면, 지수 차원에서 상승 동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S&P500에서 AI ‘빅5’—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25%에 달해, 해당 종목의 건강한 실적은 곧 지수의 체력을 의미한다.


관세·경제 지표 변수에도 매수 기회 모색

8월 초 미 행정부가 수십 개 국가 대상 추가 관세를 발표하고, 아마존(NASDAQ: AMZN)의 ‘썩 좋지 못한’ 실적 가이던스까지 겹치면서 8월 첫 거래일 미국 증시는 급락 출발했다. 여기에 고용지표 둔화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례를 근거로 8~9월 계절적 약세가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 전망한다. 아트 호건 전략가는 “시장 후퇴는 곧 매수 기회”라며 “특히 메가캡 기술주가 여전히 가장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벤치마크 지수를 이기려면 AI 대장주 비중이 목표치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trading


낯선 용어 풀이

메가캡(Mega cap)은 시가총액이 수천억 달러를 넘어서는 초대형 기업을 가리킨다. 예컨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등이 해당된다.

컨센서스(Consensus)는 금융정보업체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를 의미한다.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는 것은 시장 기대치를 초과 달성했음을 뜻한다.

AI 밸류체인(Value chain)은 반도체·하드웨어(데이터센터)·소프트웨어·서비스(클라우드, 광고 등) 등 AI 구현에 필요한 모든 산업군을 포괄한다.


시장 포지셔닝 및 전망

도이체방크는 기관투자자의 전체 주식 포지션이 “중간 수준의 오버웨이트”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 하락 국면에서 위험 자산 비중을 축소한 뒤 아직 완전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AI·기술주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경우, S&P500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

비레시 카나바르 매크로하이브 연구원은 “경제 다른 부문에 약점이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지수를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는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인공지능 모멘텀·실적 서프라이즈가 단기 조정을 매수 기회로 만들어줄 수 있으며, 계절적 약세가 끝난 뒤에는 주요 지수의 신고점 경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