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의 실체: 데이터센터·전력망·자본비용이 재편할 2025~2028 미국 증시 로드맵
이중석 |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미국 자본시장은 지금 ‘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의 문턱에 서 있다. 이는 GPU·서버 랙을 넘어, 전력망·냉각·부지·채권시장까지 파고드는 구조적 투자 파도다. 최근 뉴스의 디테일은 이 흐름이 단순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체계 전환임을 시사한다. 본 칼럼은 2025~2028년 최소 3년 구간을 염두에 두고, AI 인프라 투자 파장이 미국 주식·채권·전력·부동산을 어떻게 재정렬할지, 투자자 관점에서 무엇을 추적하고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1) 뉴스가 말해준 ‘슈퍼사이클’의 윤곽
- AI 인프라 대규모 투자 가속: 앤트로픽(Anthropic)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500억 달러를 투입하고, 텍사스·뉴욕에서 2026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 파트너 플루이드스택과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커스텀) 시설과 기가와트(GW)급 전력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30만+ 엔터프라이즈 고객과 높은 성장 가속도를 제시했다.
- 수요의 신뢰도: AMD 리사 수 CEO는 빅테크 AI 투자를 “큰 도박이 아니라 옳은 베팅”이라 규정하며, 향후 3~5년 매출 CAGR 35% 전망을 밝혔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지출이 인플렉션 포인트에 들어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음을 강조했다.
- 공급망의 동반 호황: 세계 최대 EMS인 폭스콘은 Q3 순이익 17% 증가를 발표했고, AI 서버 랙과 엔비디아 파트너십이 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품·조립·시스템 통합 전반으로의 파급을 보여준다.
- 공적 지원·정책 논의: 오픈AI 등은 CHIPS 세액공제의 데이터센터·변압기 등 전력망까지 확대를 요청했고, ‘연방 백스톱’ 논란이 일었다. 대규모 전력·그리드 병목을 공공정책으로 보완하느냐가 쟁점이다.
- 자금환경의 미세조정: 뉴욕연은 윌리엄스 총재는 단기금리 통제를 위한 기술적 채권매입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QT) 중단 계획을 밝혔다. 이는 장기적으로 유동성 바닥을 만들며 자본비용의 ‘급등 리스크’를 완충할 여지가 있다.
관련 인용
• “앤트로픽, 미국 AI 인프라에 500억 달러 투자…텍사스·뉴욕 데이터센터 2026 가동 준비(로이터·CNBC 취재 종합)”
• “AMD 리사 수: ‘AI 투자는 옳은 베팅’…3~5년 35% 성장 가이던스 제시”
• “폭스콘: AI 수요 힘입어 3분기 순이익 17% 증가…엔비디아와 서버 랙 협업”
• “뉴욕연은 윌리엄스: 단기금리 통제를 위한 기술적 채권 매입 ‘조만간 재개될 수 있다’”
이 다섯 축—민간 초대형 투자, 수요 신뢰도, 공급망 동행, 정책 촉매, 유동성 바닥—은 과거 클라우드 1차 사이클(2010s)보다 더 넓고 긴 사슬을 형성한다. 데이터센터 한 동의 착공은 GPU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변전/송전, 냉각, 네트워킹, 토목·건축, 운송·물류, 인력·교육, 자금조달, 심지어 전력요금 체계까지 확장되기 때문이다.
2) ‘데이터센터-전력-채권’ 3중 나선: 투자 논리의 본류
2-1. 데이터센터: GPU에서 부지·냉각으로
오늘의 데이터센터는 연산 밀도와 전력 밀도가 동시 비약 중이다. 고밀도 AI 클러스터 도입은 공랭→수랭·침지로의 냉각 전환을 부른다. 건설·HVAC·배관·용수·방재·보안 CAPEX가 설계 단계에서 계단식으로 커진다. 앤트로픽의 커스텀 시설 계획은 바로 이 ‘총체 설계’ 경쟁으로의 진입을 상징한다.
2-2. 전력망: 가장 큰 병목이자 최대의 기회
AI 워크로드의 전력수요 급증은 그리드(송전·변전·배전) 강화를 전제로 한다. 정격 용량(MVA) 변압기, 초고압 케이블, 보호계전, 주파수 안정화(인버터 기반 자원·ESS), 피크제어가 동시에 요구된다. 오픈AI의 세제·그리드 지원 요청과 앤트로픽의 GW급 전력 조달 언급은 현실적 병목을 드러낸다. 전력이 달리면 GPU가 있어도 센터는 돈이 아니라 열만 태운다.
2-3. 채권·유동성: ‘돈의 가격’이 사이클의 길이를 정한다
AI 인프라는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의 성격을 갖는다. 장기금리·신용스프레드·세액공제가 총사업비와 IRR을 좌우한다. 뉴욕연은의 기술적 채권매입 재개 시사는 ‘금리의 바닥을 만들려는 운영적 완충장치’다. 동시에 채권 ETF 수급은 투자자 위험선호와 기간 프리미엄의 체온계다. 최근 코어채권 ETF(AGG)에서 주간 $1.19억 유출, Vanguard Core Bond(VCRB)에서 $2.63억 유입은 미세하지만 ‘듀레이션을 어디서 잡을지’를 두고 투자자 시선이 교차 중임을 보여준다.
핵심 도식
AI 수요(소프트) → 인프라 설계(하드) → 전력망 확충(그리드) → 자본조달(채권·정책) → 멀티 섹터 이익(반도체·전력장비·건설·REIT·소프트)
3) 2025~2028,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수요·공급·정책의 동학
3-1. 수요: ‘3800억 달러+α’의 신뢰성과 실물화
빅테크가 공개한 AI 관련 지출 3,800억 달러+는 추정치가 아니라 가이던스의 집적이다. 여기에 오픈AI·앤트로픽·미드사이즈 플랫폼들의 비(非)상장 약정이 덧붙는다. 웨이모가 도심을 넘어 고속도로 유상 로보택시로 스코프를 키운 것도 AI 수요의 실사용 확장을 상징한다. 소프트웨어·서비스 쪽에서 수익화의 단서가 나오는 만큼, 인프라(하드) 지출은 멈추기보다 구조적(중장기)으로 완만한 상승에 가깝다.
3-2. 공급: ‘공랭 끝, 전력 시작’—변압기·송전·ESS
- 변압기·개폐장치 리드타임은 이미 수년 단위로 늘어났다. 규격·안전 인증을 동반하므로 갑작스런 증설이 불가능하다.
- 송전선 인허가·NIMBY는 프로젝트 하염없는 지연의 주범이다. 연방·주·카운티 레벨 조율이 병목이다.
-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데이터센터의 블랙스타트·피크쉐이빙 자가해결 도구가 된다. 배터리·PCS 시장이 연쇄 수혜를 본다.
3-3. 정책: 세액공제의 범위를 어디까지 넓히나
오픈AI의 ‘세액공제 확대’ 요청은 AI 인프라를 사실상 ‘국가 전략시설’로 인정하라는 신호다. 변압기·전력망·데이터센터까지 혜택이 확장되면 민간 IRR은 몇 %p 개선되고, 체감 자본비용은 떨어진다. 반대로 재정규율·시장중립성 논쟁이 격화될 수 있다. 2025~2026년은 정책파워가 사이클 기울기를 바꾸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섹터별 장기 파장: 누가 언제, 어떻게 이익을 얻나
(1) 반도체·서버·EMS
- GPU·가속기: 수요는 연산 밀도·메모리 대역에 비례해 지속 확장. 리사 수의 35% 성장 가이던스는 공급 확대가 수요를 잠식하지 않고 신규 워크로드가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 서버 랙·SI: 폭스콘의 순이익 17% 증가는 AI 랙·시스템 통합의 마진을 시사. 한편 랙 스케일 솔루션 전문업체의 설계표준 선점 경쟁이 본격화.
(2) 전력·장비·그리드
- 변압기·개폐기·케이블: 중전업체의 수주잔고는 다년치로 채워질 가능성. 납기·인증·현장 시공 인력이 실적의 상한선을 결정.
- ESS·인버터: 데이터센터 자가안정화·주파수 지원 수요 확대. 멀티터미널 HVDC·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수요가 동반.
(3) 건설·부동산(DC REIT)·에너지효율
- 캠퍼스형 개발: 부지·용수·인허가 역량을 갖춘 디벨로퍼·REIT의 프리미엄 상승.
- 에너지 성과계약(ESPC): 공공·지방정부의 효율 개선 프로젝트는 유틸리티 비용을 고정화하는 대안. 윌던의 알라메다 카운티 계약은 표준화의 전조다.
(4) 통신·광섬유
- 5G·DCI(데이터센터 인터커넥트) 투자는 대역폭·지연을 동시에 줄인다. 광섬유 패싱 확장과 컨버전스 번들은 통신사의 ARPU·해지율에 구조적 변화를 줄 수 있다.
(5) 소프트웨어·플랫폼
- AI 추론 상용화: 로보택시(웨이모)·음성에이전트·보안·헬스케어 등에서 실사용 과금이 늘어날 때, 인프라 CAPEX의 ‘현금창출력’이 비로소 정당화된다.
5) 숫자로 보는 3개 시나리오(2025~2028)
아래 표는 공개 기사 수치와 합리적 가정을 결합한 시나리오 프레임이다(칼럼 필자 추정).
| 구분 | 베어(완화) | 베이스(중립) | 불(확장) |
|---|---|---|---|
| 빅테크·AI 플랫폼 누적 AI CAPEX | $2.5T | $3.0T | $3.5T |
|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부하 증가(’24→’28) | +35~40 GW | +45~55 GW | +60 GW+ |
| 10Y UST 평균 | 4.25~4.75% | 3.75~4.25% | 3.25~3.75% |
| 세액공제/정책지원 범위 | 제한적(반도체 중심) | 변압기·그리드 일부 확대 | 데이터센터·그리드 광범위 확대 |
| S&P 500 EPS 기여(인프라 체인) | 연+0.4~0.6%p | 연+0.7~0.9%p | 연+1.0~1.3%p |
주: CAPEX는 2025~2028 누적. 전력 부하는 FERC·주 규제계획/민간 IRP 속도에 따라 편차가 큼. 금리 구간은 연준의 운영상 완충(기술적 매입·SRF) 및 경기 경로에 따라 변동.
핵심은 정책·유동성 조합이 자본비용을 어느 구간으로 고정시키느냐다. 금리가 3%대 중후반으로 안착하면 IRR이 견고해지고, CAPEX는 완만한 우상향을 지속한다. 반대로 10년물 4.5%+ 고착은 일부 계획의 지연·규모 축소를 부른다.
6) 리스크 맵: 과열·병목·정책 불확실성
- 전력·그리드 병목: 변압기·송전선 납기, NIMBY, 환경심의로 착공이 지연될 수 있다.
- 정책의 이중성: 세액공제 확대는 민간 IRR을 높이지만, 재정·형평 논쟁을 키운다. 선거·의회 지형 변화는 불확실성의 분산이 아니라 ‘집중’을 초래할 수 있다.
- AI 수요의 과대평가: 추론 단가 하락 속도가 과금 전환 속도를 앞서면, 수익성 회수 타임라인이 늘어진다.
- 유동성·신용 이벤트: 회사채 스프레드 급확대, 시스템 유동성 경색은 대형 캠퍼스의 건설·납품 일정을 흔들 수 있다.
- 규제·안전: 로보택시 등 실사용 확장은 하나의 사고가 룰세팅 전체를 되돌릴 수 있다. 웨이모가 공조해온 현지 안전기관 프로토콜은 모범 사례다.
7) 투자전략: ‘바벨+선별’과 체크리스트
7-1. 바벨 전략
- 성장축: GPU·AI 서버·수랭·고밀도 랙·광 트랜시버·DCI, 일부 DC REIT(부지·전력 용량 보유) 등 인프라 직접 수혜.
- 방어축: 유틸리티·그리드 장비·ESS·변압기 체인. 금리·정책 변동 속 현금흐름 방어와 배당 확보.
7-2. 선별주의
AI라는 이름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발주·착공·수전(受電)·점화로 이어지는 현장 데이터가 중요하다. 폭스콘의 분기 실적, AMD의 제품 로드맵·수주, 앤트로픽의 캠퍼스 착공·전력계약(PPA), 유틸리티의 IRP(장기 자원계획) 업데이트는 ‘숫자’로 확인 가능한 바로미터다.
7-3. 모니터링 체크리스트
- 하이퍼스케일러·AI 플랫폼 CAPEX 가이던스: 절대액과 전년 대비 증감.
- 그리드 프로젝트의 인허가/납기: 변압기 주문잔고, 송전선 착공거리, ESS 설치량.
- 자본비용: 10Y UST 레벨, A/BBB 스프레드, 연준의 기술적 매입·SRF 이용현황.
- 데이터센터 전력요금·PPA 가격: 지역별 편차와 효과적 헷지여부.
- 실사용 수요: 웨이모 같은 유상 서비스의 커버리지·이용량 증가.
8) 채권·ETF·유동성: ‘장치산업의 언어’로 보기
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은 건설·가동→현금창출의 시차가 긴 장치산업이다. 듀레이션과 신용이 실물투자의 원가다. 최근 AGG 주간 -$1.19억 유출, VCRB +$2.63억 유입은 제한적 신호지만, 인플레·성장·유동성 3박자가 기간 프리미엄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늠케 한다. 연준의 QT 중단·기술적 매입은 국채금리의 상단을 무디게 만들고, 이는 민간 CAPEX의 장기 ‘벨트’로 작동한다.
9) 경제 전반의 파급: 주택·노동·전력요금
- 주택: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높음에도 구매 모기지 신청이 전주 대비 +6%,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AI 사이클이 경기 하방을 완충할 경우, 주택 사이클의 바닥은 한층 단단해질 수 있다.
- 노동: 데이터센터·그리드·HVAC·전기·토목 등에서 숙련 인력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 임금상승은 CAPEX 원가를 자극하나, 소비에는 보완.
- 전력요금: 지역별로 상이하나, 대형 수요자의 PPA 확대가 요금 체계에 시간대별 가격·수요반응을 촉진할 것이다.
10) 결론: ‘긴 파도’를 타려면, 3가지 원칙을 지켜라
- 현금흐름의 시간을 이해하라: GPU와 수전 설비의 감가시계는 다르다. 회수곡선의 길이를 포트폴리오 듀레이션과 맞춰야 한다.
- 정책을 숫자로 번역하라: 세액공제·기술적 매입·전력그리드 보강이 IRR을 몇 %p 바꾸는지 추정해야 한다.
- 현장데이터에 앵커를 박아라: 착공·전력계약·납기·점화는 ‘스토리’가 아닌 ‘팩트’다. 분기마다 체크리스트를 업데이트하라.
마지막으로, 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은 성장주와 방어주의 낡은 대비를 무너뜨린다. 반도체의 탄력과 그리드의 관성을 함께 읽어야 한다. 2025~2028년, 금리의 상단이 눌리고 정책의 지렛대가 작동하는 국면에서, AI-전력-채권의 3중 나선을 포트폴리오로 체화한 투자자에게 ‘긴 파도’는 수익곡선의 볼록함으로 돌아올 것이다.
본 칼럼은 공개 뉴스에 근거한 필자의 분석·견해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참고: 기사 내 주요 출처 요약
- 로이터·CNBC: 앤트로픽, 미국 AI 인프라 500억 달러 투자(텍사스·뉴욕 데이터센터, 2026 가동)
- CNBC: AMD 리사 수 CEO, “AI 투자는 옳은 베팅”, 3~5년 35% 성장 가이던스, 주가 급등
- CNBC: 폭스콘, 3분기 순이익 17% 증가—AI 서버 랙·엔비디아 파트너십
- 로이터: 뉴욕연은 윌리엄스, 단기금리 통제 위한 기술적 채권매입 재개 시사·QT 중단
- Nasdaq.com/ETF Channel: AGG 주간 -$1.19억 유출, VCRB 주간 +$2.63억 유입
- Barchart/CNBC: 모기지 구매신청 전주 +6%, 전년 +31%
- CNBC: 웨이모, 샌프란·LA·피닉스 고속도로 유상 로보택시 개시—공항 노선 확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