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강자 코어위브, 매출 급증에도 손실 확대…주가 장전 10% 급락

[코어위브 2분기 실적 쇼크] 인공지능(AI)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의 주가가 13일(현지시간) 뉴욕 장전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후원하는 이 회사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순손실을 발표해, AI 수요 급증에도 비용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순손실은 2억9,050만 달러로 확대됐고,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억9,060만 달러 손실)를 크게 상회했다.

“코어위브는 현재 모든 부채를 상환할 만큼의 이익은 물론, 주주에게 돌아갈 잉여이익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 D.A. 데이비슨 리서치팀

■ 부채 부담과 자본지출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80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3월 기업공개(IPO) 당시 조달한 자금 중 10억 달러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증설에 필요한 막대한 설비투자(CAPEX)와 악화되는 부채상환능력(이자보상배율)을 문제 삼으며 ‘수익성 있는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 “사업 확장 가치 의문1
D.A. 데이비슨 측은 보고서에서 “이처럼 손실이 커지는 사업은 규모를 키울수록 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Barclays)도 곧 만료될 IPO 락업(lock-up) 종료 이후 운영현금흐름·설비투자 지표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AI 붐 속에서도 ‘거리 두기’ 시작하는 월가
코어위브는 미국과 유럽에 33곳의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한 클라우드 접근권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대형 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필수인 고성능 GPU는 한정된 공급량 때문에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이 덕분에 코어위브의 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3월 상장 이후 주가는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파죽지세였던 ‘AI 테마주’ 프리미엄이 실적 발표와 함께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 잠금(락업) 해제 리스크
통상 6개월가량 유지되는 IPO 락업 기간이 이번 주 안에 조기 만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부담 요인이다. 락업이 풀리면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어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 ‘GPU’와 ‘락업’이란?
GPU(Graphic Processing Unit)는 원래 3D 그래픽 연산용 칩이지만, 병렬연산 능력이 뛰어나 대규모 행렬 연산을 요구하는 AI 학습에 필수적이다. 락업(lock-up)은 IPO 직후 대주주·내부자 등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한 약정으로, 보통 180일(6개월) 동안 유지된다.


■ 기자의 시각
AI 인프라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증하고 있다는 마이클 인트레이터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은 사실이다. 그러나 AI 생태계 전반이 고성능 GPU 등 하드웨어 자원의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파워 셸) 확보와 부채 관리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규모의 역설’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이 코어위브의 ‘고속 성장 vs. 재무 안정성’ 딜레마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 락업 해제 이후 주가 흐름이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