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알리바바·텐센트의 클라우드·인터넷 사업 모델을 재편할 것인가

알리바바(Alibaba)텐센트(Tencent)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며 중국 빅테크 업계의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두 기업은 AI 기술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광고·게임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AI 전략의 최전선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알리클라우드, Alicloud)’가 있다. 한때 낮은 이윤과 높은 맞춤형 구축 비용, 국유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비판받았던 이 사업부는 ‘취엔(Qwen)’ 계열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수요 급증에 힘입어 새 활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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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권사 번스타인(Bernstein)은 “AI 관련 매출 증가분에서 발생하는 현금 마진이 기존 인프라 매출보다 월등히 높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알리클라우드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리바바는 외국산 고사양 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설계한 PPU(Processing Performance Unit) 칩도 선보였다. 이 칩은 사양 측면에서 엔비디아(Nvidia)의 H20 GPU에 일부 뒤처지지만, “성능이 ‘근접’ 수준”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투자 부담과 수익성
연간 투자 규모는 1,200억 위안(약 22조 원)에 달한다. 번스타인은 AI 부문에서 50억~100억 위안의 추가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전 이익)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투자 대비 수익(ROI)을 둘러싼 논란은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증권가는 “AI 도입이 아직 초입 단계”라며, 알리바바 생태계 전반—예컨대 지도·내비게이션 서비스 ‘Amap’—으로의 활용 확장을 통해 수익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텐센트의 AI 적용 확대
텐센트 역시 광고와 게임에서 AI를 전방위로 통합하고 있다. 경영진은 광고 부문에 대해 “‘길고 길어지는 활주로(long and lengthening runway)’가 열렸다”고 표현했다. GPU 기반 연산 능력 확대는 메신저 ‘위챗(WeChat)’이 사용자 선호도를 예측할 때 처리할 수 있는 변수 수를 ‘수 배’로 늘려 타깃팅 정확도를 대폭 개선했다.

그 결과 위챗 내 ‘비디오 계정(Video Accounts)’ 서비스는 일일 활성 사용자(DAU) 약 6억 명, 1인당 일평균 60분 이용, 광고 적재율 4%를 기반으로 분기 매출 80억~90억 위안에 도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광고 적재율이 향후 ‘저두 자릿수(10%대 초반)’까지 상승해, 중국 숏폼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Douyin)·콰이쇼우(Kuaishou)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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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부문 혁신
게임 영역에서 텐센트는 AI로 매칭 알고리즘 최적화, 게임 밸런스 개선, 초보자 코칭을 구현하고 3D 콘텐츠 제작 효율을 높이고 있다. 회사가 오픈 소스로 공개한 3D 생성 모델은 개발 비용 절감과 장기적 유저 몰입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양사 모두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AI를 통한 비즈니스 성장 잠재력을 재평가한 결과다. 번스타인은 “텐센트는 콘텐츠 개발·게임플레이 측면에서 AI를 가장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알리바바의 ‘Qwen’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오픈소스 모델 패밀리”라고 높게 평가했다.

방대한 사용자 기반의 의미
중국 인터넷 시장은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고착화된 온라인 습관을 유지해 AI 실험장 역할을 한다. 위챗 MAU는 11억 명, 타오바오(Taobao) 9억9천만 명, 더우인 9억3천만 명에 이른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려는 전략적 필요성, 그리고 이를 하지 못하면 기업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실존적 위험이 도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번스타인은 진단했다.


■ 용어·배경 설명

GPU는 그래픽 처리 장치로, 대규모 병렬 연산이 가능해 AI 학습·추론에 필수적이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감가상각·이자 등을 제외해 영업활동 순이익을 파악할 때 쓰인다. 광고 적재율(Ad Load)은 사용자 화면에 노출되는 광고 비율을 의미하며, 비율이 높을수록 매출은 증가하지만 사용자 경험 악화 위험도 커진다.

또한 PPU는 알리바바가 고안한 AI 특화 프로세서로, GPU 대비 전력 효율과 특정 AI 연산에 최적화된 구조가 특징이다. 다만 글로벌 표준화가 미완료돼 생태계 구축이 향후 과제다.


■ 기자 관점·전망

기자가 보는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수익성투자 지속성의 균형이다. 연간 1,200억 위안 규모의 투자는 중국 내에서도 압도적 수준이다. 그러나 AI가 아직 상용화 초기인 만큼, 장기적으로 클라우드·광고·게임을 넘어 제조·물류·핀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경우 ROI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생태계 통제력이다.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검열, 미국의 수출 통제, 반독점 심사 등 복합 리스크가 잠재한다. 자체 칩 개발과 오픈소스 모델 전략은 이러한 외부 변수에 대응하는 포석이지만, 기술 수준·생산 역량·생태계 참여사 확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전사적 AI 내재화”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차세대 패권을 노리고 있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 막대한 자본력, 내부 기술 인재 풀이라는 3대 요소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콘텐츠 플랫폼 간 윈윈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중국 인터넷 산업 전반에 장기적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