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돌풍의 주역, 시총 1조 달러를 넘볼 두 종목

[초점] 1조 달러 클럽에 도전할 두 가지 인공지능(AI) 종목

세계 상위 10대 시가총액 기업 가운데 9곳이 인공지능(AI)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21세기 경제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AI 분야는 투자자에게도 큰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아직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AI 생태계에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이 있는 기업 두 곳이 주목받고 있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NASDAQ: PLTR)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NASDAQ: AMD)가 그 주인공이다. 두 회사의 현재 시가총액은 각각 약 4,000억 달러와 2,500억 달러지만, 향후 10년 안에 1조 달러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목

AI 칩 이미지

1)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디지털 복제본으로 비용을 절감하다

팔란티어는 전 세계 800여 개 기업과 미국 국방부를 포함한 정부 기관에 자사 플랫폼을 제공하며, 조직 내부의 이질적인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형태로 복제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운영상의 병목을 실시간으로 발견하고 즉시 해결책을 제시받는다.

팔란티어가 단순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검색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 전반을 가상 공간에 재현한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렇게 구축된 분석 프레임워크는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 그리고 보안 강화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목

재무 지표도 눈에 띈다. 2025년 2분기 팔란티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해 작년 같은 기간의 27% 증가율을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순이익률은 33%에 달했으며, 조정 기준 자유현금흐름(FCF) 마진은 57%를 기록했다. 이는 성장 초기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준이다.

팔란티어는 최근 미 육군과 10년간 1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고객이 절감하는 비용이 수백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에 달해 투자가치를 즉시 체감한다’고 강조한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매출을 10배 성장시켜 연 4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현재의 높은 FCF 마진을 감안하면 연간 20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창출이 가능하며, 성장 기업 평균인 50배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 1조 달러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


2)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AI 시대의 제2 GPU 강자

AI 연산 성능 고도화를 위해서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다. 엔비디아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AMD는 GPU 공급 2위 업체로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AI 추론(inferencing) 수요 확대의 직·간접 수혜가 기대된다.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 처리를 중앙 서버가 아닌 사용자 단말기 또는 근거리 장치에서 수행하는 구조를 뜻한다. 이를 통해 지연(latency)을 줄이고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지므로, 고성능·저전력 칩 수요가 폭증할 전망이다.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시장 규모는 2033년 3,2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2025년 2분기 AMD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실망했지만, 경영진은 새로운 Instinct MI350 GPU 시리즈 출시 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MD는 사우디아라비아 휴마인(Humain)과의 협업을 통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오라클은 다중 AMD 칩을 활용한 대규모 AI 컴퓨트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또 여러 국가 정부와도 주권 AI(Sovereign AI) 생태계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MD의 향후 몇 년간 연평균 30% 순이익 성장률을 전망한다. 현재 주가는 12개월 예상주가수익비율(Forward PER) 40배로,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이다. 5년 내 주가 3배 상승, 10년 내 1조 달러 시총 달성이 가시권이라는 평가다.


용어 설명

대규모 언어 모델(LLM):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자연어를 생성하는 AI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GPT 계열 모델이 있다.

자유현금흐름(FCF):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말한다.

에지 컴퓨팅: 데이터 처리를 데이터가 발생한 현장(단말기·근거리 서버)에서 수행함으로써 전송 지연을 최소화하는 아키텍처다.

Sovereign AI: 각국 정부가 자국 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운영하려는 전략을 일컫는다.


기자 시각

AI 기술 고도화와 함께 반도체·소프트웨어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GPU 독점적 지위를 선점했지만, AMD처럼 대안 공급자가 부상할 경우 칩 공급망 다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팔란티어가 제시한 ‘회사 운영의 디지털 트윈화’ 모델은 제조·물류·국방 등 산업 전반에 파급력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사 모두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는 단기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