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플로리다)·로이터 — 미국 증시, 국채 수익률, 달러가 목요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으며,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한 우려 재점화와 미 고용시장의 탄탄함에 대한 의구심이 겹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본 칼럼은 세계적 금리 인하 사이클 이후의 시장 환경을 짚었다. 사이클이 전환점을 지나는 지금, 이는 기업이익 성장과 주가의 강세로 연결될 것인지, 아니면 유동성 축소와 위험회피 확대로 이어질 것인지가 핵심 질문이다
더 읽을 시간이 있다면 최근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다음 기사를 권한다. 1) 특집: 메타(Meta) [/equities/facebook-inc]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사기에 연루된 광고 급증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보도, 2) ‘AI는 거품이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이크 돌런의 분석, 3)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해 정부 보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발언, 4)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연방대법원 판결로 타격을 받을 경우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 5) 잉글랜드은행(BoE)이 엇갈린 표결 끝에 금리를 동결하며 12월 인하를 시사한 결정이다
오늘의 주요 시장 움직임
• 주식: 월가 주요 지수는 0.8%~1.9%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indices/shanghai-composite] +1%, 일본 닛케이 +1.3%, 홍콩 +2.1%, 프랑스·독일은 각각 -1.3%였다.
• 업종·종목: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2.4%, 라운드힐 ‘Mag 7’ ETF [/etfs/bigt-nasdaq] -2%, 임의소비재 -2.5%. 에너지는 두 개의 상승 섹터 중 하나로 +0.9%를 기록했다. 도어대시 [/equities/doordash-inc]는 -17.5%.
• 외환: 엔화와 영국 파운드가 G10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 채권: 미 국채금리는 단기물에서 최대 8bp 하락하며 강세·불 스티프닝을 보였다. 12월 연준(Fed) 금리 인하 확률은 70%로 재상승했다.
• 원자재·금속: 유가와 코멕스 구리는 소폭 하락, 금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오늘의 화두
• 미 고용지표의 안개 속 항해
통상이라면 투자자들은 금요일 발표될 10월 비농업부문 고용(NFP)을 준비하고 있었겠지만, 사상 최장 기간의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번 주 일부 지표는 발표됐고, 신호는 엇갈린다.
민간 고용을 집계하는 ADP의 10월 고용은 예상보다 강했다. 반면, 챌린저 감원 보고서는 감원이 거의 세 배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연은은 미국 실업률이 한 단계 올라 4.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비용 절감과 AI 도입은 이미 불확실한 고용시장 위로 드리운 짙은 먹구름으로 지목된다.
• 미 머니마켓의 긴장감
목요일에는 연준의 인하 기대가 소폭 되살아나며 숨통이 트였으나, 미 은행간·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연준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 시 개입할 것이다.
컨설팅업체 TS 롬바드는 현 상황을 ‘불편할 정도로 빡빡하다’고 평가한다. 즉, 정부 셧다운, 재무부 일반계정(TGA) 확대로 인한 시중 자금 흡수, 단기 금리 고착, SOFR-IONB(연준 초과지준금리) 스프레드 확대 등이다. 여기에 양적 긴축(QT)과 계절적 대차대조표 제약까지 겹치면, ‘
자금시장 변동성 급등을 촉발할 재료가 모두 갖춰졌다
’는 설명이다.
• 트럼프의 관세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간판 경제정책인 관세의 합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가 근거로 삼아온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1977)이 관세까지 포괄하는지를 심리 중이다.
트럼프는 목요일 처음으로 미국 소비자가 관세와 관련해 ‘무언가를 지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했다. 그 ‘무언가’는 올해 들어 아직 크지 않았으나, 최근 상승 중이다. 경제학자들은 내년이면 소비자 부담이 전체 관세 부담의 약 3분의 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글로벌 완화 사이클 이후를 대비하는 시장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은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지금의 고공행진 자산가격이 언제 혹은 과연 유동성 축소의 압박을 체감하기 시작할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 세계적으로 단행된 금리 인하 횟수는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많았다. 절대적인 인하 폭이 아닌 ‘횟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2~23년의 인플레이션 대치 국면 속 대규모 인상의 반작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이클은 이제 전환 조짐을 보인다. 이는 완화의 종료를 뜻하지 않는다. 특히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은 추가 인하가 여전히 예상된다. 다만, 누적 인하 횟수의 증가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매우 완화적’이던 통화정책의 끝은 곧 금융여건의 긴축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은 때로 역설적이다. 최근 세 차례의 글로벌 완화 사이클 정점 직후에는 이익 사이클의 저변 확대와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이 뒤따랐다.
이번에도 같은 장면이 재연될까. 가능성은 있으나, 오늘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낙관은 자명하지 않다.
집중에서 회전으로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완화 사이클의 정점을 월가에 우호적인 신호로 본다. 이익 성장이 확대·가속될 조짐이라는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주식전략 책임자 마니시 카브라는 사이클의 정점이 스몰캡과 저레버리지 종목 등 시장 다른 영역으로 다변화할 ‘강력한 신호’라고 말한다. 통상적으로 주식 익스포저 축소는 긴축 사이클이 시작될 때 본격화한다는 설명이다.
‘완화 사이클이 정점을 찍을 때, 이는 전통적으로 이익 성장이 가속할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을 뜻한다’
라고 카브라는 말한다. 그는 2020년 8월과 2009년 9월의 ‘정점’을 사례로 들며, 두 시기 모두 주식의 강한 성과가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물론 지금과 그때의 가장 큰 차이는 주가와 밸류에이션이다. 2009년 9월과 2020년 8월의 월가는 역사적 폭락에서 이제 막 회복을 시작하던 국면이었다. 반면 지금은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다.
이는 오늘날에는 보다 수비적 위험 프로필이 요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카브라는 거품 논쟁을 낮춰 본다. S&P 500의 올해 이익 성장률은 약 12%로 추정되지만, ‘AI 붐’ 수혜 대형주를 제외하면 4%에 불과하다는 점을 든다.
결국은 유동성
올해 들어 유가, 달러, 일부 장기물 채권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주요 자산군이 상승했다. 심지어 비호감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미국채마저도 반등을 경험했다.
다만 각 지역의 상승 동인은 제각각이다. 미국 증시는 AI 붐이 추진력을 제공했고, 유럽은 국방비 지출 확대 기대가 지수 상승을 도왔다. 일본·중국은 대규모 재정 부양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이 모든 배를 띄운 공통의 힘은 바로 유동성이다. 그리고 그 유동성은 ‘충분했다’.
동 은행의 글로벌 리서치 총괄 겸 최고전략가 에릭 로버트센은 4월 저점 이후 주식·채권·원자재·가상자산을 아우른 광범위한 랠리를 ‘금융여건 트레이드’로 규정한다.
극심한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거의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라는 것이다.
물론 ‘유동성’은 통화정책의 전유물이 아니다. 은행 지급준비, 민간신용의 공급·수요, 일반적 위험선호가 합쳐져 형성되는 가변적 개념이다.
그럼에도 정책금리의 변화를 유동성의 느슨한 대리변수 혹은 방향 신호로 본다면, 우리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로버트센은 지난 12개월간 150회가 넘는 금리 인하가 만들어낸 ‘풍부한’ 유동성이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충분히 상쇄해왔다고 본다. 만약 유동성의 수도꼭지가 서서히 잠기기 시작한다면, 위험선호의 내구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추가적인 산소 없이도 시장이 이 고도에서 비행을 지속할 수 있을까?’
라고 그는 반문한다. 곧 답을 확인할지도 모른다.
내일 시장을 움직일 재료
• 대만 10월 무역지표
• 독일 9월 무역지표
• 잉글랜드은행(BoE) 휴 필 수석이코노미스트 연설
• 멕시코 10월 인플레이션
• 캐나다 10월 실업률
• 미국 미시건대 소비심리·인플레이션 기대(11월 예비치)
• 연준 위원 연설: 뉴욕연은 존 윌리엄스, 부의장 필립 제퍼슨, 이사 스티븐 미란
• 주요 실적: KKR [/equities/kkr—co-lp],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듀크 에너지, 뉴스 코프, 익스피디아 [/equities/ex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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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 담긴 견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로이터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 로이터는 트러스트 원칙에 따라 정직성, 독립성,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를 준수한다.
(기사: 제이미 맥기버; 편집: 니아 윌리엄스)
배경·용어 설명
•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 국면에서 단기물 금리가 더 크게 하락해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 SOFR- IORB 스프레드: SOFR(담보부 익일물 자금조달 금리)과 연준의 IORB(지급준비금 이자)에 따른 금리 차이로, 단기자금시장의 스트레스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 TGA(재무부 일반계정): 재무부가 연준에 보유한 현금계정으로, TGA 잔액 증가는 시중 유동성 흡수로 이어질 수 있다.
• QT(양적 긴축): 중앙은행이 보유자산을 축소해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정책. QT가 진행되면 단기자금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 IEEPA(국제비상경제권법, 1977):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국제 거래 제한 등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하는 법. 관세 부과까지 포괄하는지 여부는 법원의 해석에 달려 있다.
• ADP·챌린저·시카고 연은: ADP는 민간고용을 월별 집계하는 민간기관, 챌린저는 감원 발표를 추적하는 컨설팅사, 시카고 연은은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 노동시장 동향을 다양한 보조지표로 분석한다.
• ‘Mag 7’ ETF: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대형 기술주 7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AI 주도 장세의 민감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자주 거론된다.
전문가적 시사점
포인트 1: 단기 유동성 긴장(머니마켓 스트레스)과 AI 관련 기대·우려의 진폭이 동시 확대되며, 밸류에이션이 높은 대형주에 불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 기대(12월 인하 70%)가 방파제 역할을 하지만, 데이터 공백(셧다운) 속 해석 리스크가 커졌다.
포인트 2: 완화 사이클의 ‘정점’은 과거 이익 사이클의 저변 확대로 이어진 전례가 있으나, 현재의 높은 가격대는 ‘회전(rotation)’의 필요성을 강화한다. 즉, 스몰캡·저레버리지·비AI 수혜 업종으로의 분산이 방어적·공격적 측면 모두에서 합리적이다.
포인트 3: 유동성은 다요소 함수다. TGA·QT·SOFR 스프레드 같은 기술적 요인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재가격화할 경우, ‘모든 자산의 동반상승’은 속도 조절을 거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의 가시성이 높은 자산과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낮은 섹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