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超급 투자 시대의 빅테크 CAPEX 전쟁과 ‘전력 인플레이션’—미 증시·경제에 드리울 10년 구조적 파장

들어가며

2024~2025년 실적 시즌에 접어든 월가는 이례적인 단어 빈도를 목격한다. CAPEX, Power, Foundry, Electrons…. 매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마다 등장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이는 곧 “빅테크의 설비투자 전쟁과 전력 확보 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는 방증이다. 필자는 이를 ‘AI CAPEX 슈퍼사이클’이라 명명한다. 본 칼럼은 향후 10년 이상 미국 증시와 실물 경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구조적 영향을 데이터·정책·기업 전략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해부한다.


1. 숫자·그래프로 읽는 AI CAPEX 슈퍼사이클

구분 2022 회계 CAPEX(억$) 2025E 2027E 3년 CAGR
마이크로소프트 389 913 1,150 43%
알파벳 310 824 926 39%
메타 348 684 970 41%
아마존(AWS 포함) 672 1,170 1,260 23%
Big-4 합계 1,719 3,591 4,306 31%

*자료: FactSet, 기업 IR, 이중석 추정(단위: 백억 달러)

  • 불과 3년 만에 CAPEX가 두 배 이상으로 뛴다.
  • 공통분모는 데이터센터·AI 가속기·전력 인프라이며, 모두 전력 소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킨다.

1-1. 전력수요 추정 시나리오

IEA·EIA·Morgan Stanley가 제시한 ‘AI 전력 모델’을 합산하면 2024~2030년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연 12%씩 증가한다. 이는 동일 기간 전체 전력 수요 CAGR(1.7%)의 7배다. AI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 중 추론 비중이 2030년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즉,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이 확대될수록 전력 곡선은 더욱 가팔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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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lectrons are the New Oil’—전력 인플레이션의 도래

오픈AI가 전력은 새로운 석유라 규정한 배경은 명확하다. 기존 화석연료 인플레이션이 물가·금리·교역 질서를 뒤흔들었듯, 전력 인플레이션은 AI 시대의 시스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1. 가격 효과 – PJM·ERCOT 도매전력 선물 가격을 보면 AI 클러스터가 집중된 텍사스·버지니아 노드 가격이 2023년 대비 35% 상승했다.
  2. 투자 압박 – FERC 데이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송전선 증설 CAPEX만 2.2조 달러가 필요하다.
  3. 정책 리스크 – 전력망 확충은 주(州)·연방 허가, NIMBY 갈등, ESG 논쟁이 얽혀 평균 7~9년이 소요된다.

결국 전력 공급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AI 기업 CAPEX→전력 비용→서비스 요금→소비자 물가라는 파급 경로가 작동해 새로운 형태의 공급 충격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3. 수혜·피해 맵

3-1. 구조적 수혜 업종

  • 전력 장비·송전 EPC – Quanta, MasTec, Fluor
  • 원자력·SMR(Small Modular Reactor) – BWXT, NuScale, GE Hitachi JV
  • 청정 발전 ETFICLN, CNRG
  • 전력 반도체 – Wolfspeed, Infineon, 온세미
  • 구리·알루미늄 – Freeport-McMoRan, Alcoa (케이블·버스덕트 수요 확대)

3-2. 잠재적 피해 업종

  • 고에너지 집약 산업 – 알루미늄·제지·시멘트. 이미 리오틴토 토마고 제련소가 전력비 부담으로 폐쇄 리스크를 경고했다.
  • 지역 전력요금 규제산업 – 규제당국이 요금 인상에 소극적이면 설비투자 회수가 지연돼 수익성 악화.
  • 디펜시브·저마진 중소 IT – 데이터센터 임차료·클라우드 비용 전가가 어려워 마진 압박.

4. 금융시장 변수: 장기 금리·하이일드 스프레드

전력 투자 붐이 국채 발행 증가→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음 공식으로 요약된다.

AI CAPEX & GRID CAPEX ↑ → 민간·공공 투자 동시 확대 → 자본수요↑ – 저축률 → 실질 중립금리(r*) 상향

2024년 10월 이후 10년 BEI(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전력·가스 설비 신규 주문액은 상관계수 0.68을 기록했다. 이는 채권 투자자가 ‘전력 인플레이션 프리미엄’을 일부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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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책·규제 전선

5-1. 허가 개혁(Permitting Reform)

연방·주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NEPA 개정과 FERC Order 1920은 송전선 허가 기간을 평균 7.4년→2.8년으로 단축하는 목표를 갖는다. 성공 시 CAPEX 집행 속도가 빨라지지만, 동시에 원자재·노무 비용 압력이 단기에 몰릴 여지가 있다.

5-2. 인플레이션감축법(IRA)·CHIPS Act 연동

재생에너지·반도체 라인당 최대 40%까지 세액공제를 허용하지만, 미국산 요건·노동조합 페널티 조항이 투자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특히 빅테크 자체 칩 개발 팹리스(fabless) 모델은 낮은 세액공제 적용이라는 역설에 직면했다.


6. 시나리오 분석 (2025~2035)

시나리오 전력증설 속도 S&P 500 EPS CAGR 미 10년 금리(’35 예상) 대표 섹터/ETF 성과
①베이스(60%) 연 70GW 증설 +7.5% 4.2% Utilities XL U+53%, SMR ETF +88%
②낙관(25%) 연 100GW(오픈AI 목표치) +9.0% 4.8% Semis SOXX +120%, Data REIT +95%
③비관(15%) 연 40GW(허가 난항) +4.0% 3.5% 전력구조 압박 → Big Tech 마진 -250bp

*EPS CAGR: 2024~2030, 이중석 가정


7. 투자 전략

7-1. 전략 포트폴리오(예시)

  • 핵심 ETF: Utilities Select Sector SPDR(XLU) 15%, VanEck Semiconductor ETF(SMHD) 20%, Global X Copper Miners(COPX) 10%
  • 개별 종목: NVIDIA 7%, Broadcom 5%, Constellation Energy 5%, Quanta Services 4%, BWX Technologies 4%
  • 헤지: 20-year TIPS 10%, S&P 500 12-month ATM 풋 옵션 2%

7-2. 정책 이벤트 캘린더

  1. 2026.1 FERC Order 1920 최종 이행 규칙
  2. 2026.7 IRA 보조금 Sunset 1차 연장 여부
  3. 2027.3 EPA 신규 발전소 탄소규제 시행
  4. 2028.11 미 대선: 전력·에너지 플랫폼 핵심 공약 예상

맺음말

거스를 수 없는 AI CAPEX 슈퍼사이클은 이미 시작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전력 인프라·금리 구조·자본시장 밸류에이션을 재정의하는 ‘총체적 변환(Transformation)’이다. 지난 세기 석유가 지정학·통화질서를 규정했듯, 앞으로 10년은 전력과 데이터가 새로운 축이 된다. 장기 투자자는 ‘전력 인플레이션’과 ‘CAPEX 무한 경쟁’이라는 이중 파동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인프라·반도체·원자재 리더를 선별해야 한다. 동시에 허가 지연·정책 역풍이 몰고 올 변동성을 완충할 채권·방어주·옵션 헤지가 필수다. 결국 시장은 ‘전력을 지배하는 자’에게 프리미엄을 부여할 것이다. 투자자의 나침반도 그 축을 향해야 한다.

—경제·데이터 칼럼니스트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