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NOC, EU 승인 위해 양보안 준비 소식에 코베스트로 주가 급등

코베스트로(Covestro) 주가가 5% 넘게 급등했다.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인 Abu Dhabi National Oil Company(ADNOC)가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조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4억7,000만 유로(약 17억2,000만 달러) 규모 인수 제안서를 수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DNOC는 코베스트로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1억2,000만 유로 규모의 예정 증자(capital increase)를 ‘주주대출(shareholder loan)’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제기한 국가 보조금(subsidy) 관련 조사를 무마하기 위한 주요 양보안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오전 9시 56분(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코베스트로 주가는 5.2% 상승하며 1년여 만에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증가와 함께 합병·인수(M&A) 기대감이 주가에 급속도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

ADNOC의 주요 양보안‒‘주주대출’ 전환이 갖는 의미

“본래 증자 방식은 신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구조다. 반면 주주대출은 모기업이 자금을 차입 형태로 제공하는 것으로, 외부 투자자에게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으므로 지분 희석(dilution) 우려가 줄어든다.”

ADNOC가 제안한 주주대출 전환은 EU가 문제 삼은 ‘국가 자금 지원에 따른 시장 왜곡’ 소지를 완화한다. EU는 국영 기업이 인수·합병에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경우 경쟁 환경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주주대출’ 방식은 자금 성격을 ‘투자’가 아닌 ‘대출’로 명확히 해 규제 당국의 우려를 줄이는 전략이다.

규제 장벽과 시장 반응

ADNOC는 2024년 중반 코베스트로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으나, 유럽연합 경쟁총국(European Commission Competition Directorate)국가 보조금 규제국(Subsidy Control Unit)의 심층 심사를 받아왔다. 특히 2023년 12월 발효된 EU ‘외국 보조금 규제(Foreign Subsidies Regulation)’는 역외 국영기업의 대규모 M&A에 대해 엄격한 자금 출처 검증을 요구한다.

시장에서는 “양보안이 실질적인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인수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종 인수 가격, 시너지 효과, 노사 협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용어 해설

• 증자(Capital Increase) – 기업이 신주 발행 또는 기존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는 행위다. 투자자는 지분이 늘어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될 수 있다.

주목

• 주주대출(Shareholder Loan) – 모회사나 주요 주주가 자금을 대출 형태로 회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부채로 인식돼 지분 희석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자와 구별된다.

• EU 보조금 조사 – EU 집행위가 외국 기업 또는 국가 간 거래에서 불공정 보조금이 투입됐는지 조사하는 절차다. 2023년 도입된 ‘외국 보조금 규제’ 법령이 근거를 제공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국제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ADNOC의 화학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베스트로는 폴리우레탄, 폴리카보네이트 등 고부가 화학소재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어, 중동 에너지 기업으로서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역량 강화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또한 글로벌 ESG 규제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 ADNOC가 EU 규제 요구에 전향적으로 응답한 점은 국부펀드계 국영기업의 ‘규제 친화적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최종 승인까지는 EU 공청회, 독일 연방카르텔청 등의 추가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거래 성사까지는 적지 않은 변수가 존재한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본 사안은 시사점이 크다. 최근 국내 화학업계 역시 해외 기업의 M&A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사례는 규제 리스크 관리의 선례로 참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