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 아처 에비에이션(티커: ACHR)이 8월 1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eVTOL(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 분야의 대표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이 회사의 주가가 다시 한 번 ‘이륙’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Archer Aviation은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두 배 넘게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 상승에 그치며 열기가 둔화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잠잠해진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처 에비에이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VTOL 시장의 폭발적 성장 전망… ‘54.9% CAGR’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글로벌 eVTOL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54.9%의 복합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마인드-보글링(mind-boggling)’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파격적인 성장률이다. 아처가 해당 시장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면 주가 상승 여력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아처는 현재 매출이 ‘0’이지만,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겨냥한 차세대 항공기 ‘미드나이트(Midnight)’의 미연방항공청(FAA) 인증 획득과 양산에 전력을 쏟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월 2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은 ‘반반’
아처는 매출이 없는 탓에 전통적인 의미의 ‘어닝 서프라이즈’보다는 사업 관련 발표가 주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실적 발표 직후 주가 방향은 제각각이었으며, 특히 작년에는 어부다비 시험비행 개시, 미 공군과의 MOU 체결 등 굵직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도 Midnight 인증·양산 로드맵, 아부다비 시험비행(7월 착수) 진척 상황 같은 ‘뉴스 플로우’가 주가 변동성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에 달하는 공매도 비중, ‘양날의 검’
또 하나의 변동성 요인은 공매도 비중(short interest)이다. 회사 유통물량 대비 공매도 잔고가 20% 내외에 달한다. 이는 최근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긍정적 업데이트가 나오면 숏 스퀴즈(short squeeze) 발생 가능성이, 반대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매도 압력 확대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재무 현황: 현금은 10억 달러 넘지만, 연 3.77억 달러 ‘현금 소진’
아처는 최근 12개월 동안 영업활동으로 3억 7,700만 달러를 소진했다. 반면 현금·현금성 자산은 10억 달러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다. 다만 양산 전환과 인증 절차가 본격화되면 현금 소진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전문가 견해 및 투자 포인트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는 배터리 효율, 소음, 안전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단 성공하면 ‘도심 하늘 길’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 업계 애널리스트 코멘트
필자는 eVTOL 시장을 장기 성장 테마로 보지만, 아처의 경우 매출 부재와 불확실한 인증 일정이라는 고질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공매도 잔고가 높은 점도 장단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위험 감내가 가능한 투자자에게만 부분 편입을 권하며, 실적 발표 직후 단기 급등을 노리기보다는 기술·인증 모멘텀에 따라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모트리풀 ‘톱 10’에 빠졌다는 의미
한편, 미국 투자 리서치 업체 모트리풀(Motley Fool)은 최근 ‘스톡 어드바이저’ 서비스에서 선정한 10대 추천 종목 리스트에 아처를 포함하지 않았다. 동사는 2004년 넷플릭스, 2005년 엔비디아 추천으로 큰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어 투자자들의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단, 리스트 제외가 반드시 부정적 시그널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용어 풀이
eVTOL은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약자로, 배터리를 동력으로 삼아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고, 비행 시에는 고정익 비행기처럼 전진하는 차세대 항공기를 말한다. 도심항공교통(UAM)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공매도 비중(Short Interest)은 특정 종목의 유통 주식 가운데 공매도 포지션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비중이 높을수록 향후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숏 스퀴즈는 주가가 급등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되사는 과정에서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늘며 주가가 추가 급등하는 현상이다.
전망 및 결론
결국 8월 11일 아처가 제조 캡티비티 확보, FAA 인증 로드맵 가시화, 아부다비 시험비행 데이터 등 실체 있는 진전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긍정적 시그널이 나올 경우 ‘소외주 반등 + 숏 스퀴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거나 일정이 지연될 경우, 공매도 세력의 ‘Sell-off’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자는 ① 리스크 허용 범위, ② 현금 소진 속도, ③ 인증 일정을 꼼꼼히 체크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래 도심항공교통의 ‘퍼스트 무버’가 될지, 연구개발비를 태우고 사라질지, 8월 11일이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