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상류층 은퇴자 소비 행태 집중 분석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BLS)은 매년 연령대별 소득·지출을 조사한 소비자지출조사(Consumer Expenditure Survey·CES)를 발간한다. 보고서는 은퇴 인구를 65~74세, 75세 이상으로만 구분해 ‘정확히 75세’ 항목은 없지만, 75세에 근접한 지출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기반 자료를 제공한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CES 2024년판 자료를 인용한 코어브리지파이낸셜(Corebridge Financial)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75세 이상 은퇴자의 연평균 지출은 $53,031(약 7,100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65~74세 은퇴자 평균 지출 $65,149보다 22.8% 낮다.
상류층 지출은 평균을 훌쩍 웃돈다
위 수치는 모든 소득 계층을 통합한 평균이다. 상류층(Upper Class)은 통상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직접적인 계층별 세부 수치는 BLS 자료에 없지만, 직원혜택연구소(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EBRI)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은퇴자의 3%는 월 7,000달러(약 950만 원) 이상을 지출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월 1만 달러(약 1,350만 원)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3단계: ‘Go-Go → Slow-Go → No-Go’
코어브리지파이낸셜은 은퇴 생활을 세 단계로 구분한다. 첫 번째 ‘Go-Go’ 단계는 은퇴 직후 비교적 건강이 양호해 여행·취미 등에 적극 소비하는 시기다. 두 번째 ‘Slow-Go’ 단계부터는 활동량 감소로 지출이 서서히 줄고, 세 번째 ‘No-Go’ 단계에 접어들면 신체·심리적 이유로 주거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다.
“나이가 들수록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 Corebridge Financial 분석 보고서
상류층이 다른 점은 ‘소득보다 낮은 인출률’
미국재무설계협회(Financial Planning Association) 연구에 따르면 최하위 소득 20% 은퇴자는 은퇴 후 지출이 소득을 초과해 자산을 점차 소진하는 반면, 상류층 은퇴자는 투자 수익률이 지출을 상회해 순자산이 오히려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고소득·고자산가가 월 1만 달러를 써도 자산 감소 압박이 크지 않은 이유다.
여기서 ‘분위(Quintile)’란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5등분해 각 20%씩 나눈 구간을 의미한다. 상위 20%가 바로 ‘상류층’으로 분류된다.
용어·자료 설명
CES(Consumer Expenditure Survey) — 미국 노동통계국이 가계의 소비 지출·소득·인구 통계를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다. 물가 지수 산정, 복지정책 수립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EBRI(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 —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연금·복리후생·노후자산 분석에 특화되어 있다.
Corebridge Financial — 전신이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생명보험·퇴직연금 부문인 금융서비스 기업으로, 은퇴 설계 솔루션과 데이터 분석을 제공한다.
전망 및 시사점
결론적으로 ‘평균’은 상류층을 설명하지 못한다. 미국 일반 은퇴자 다수가 물가·의료비 부담으로 자산 고갈을 걱정하지만, 상류층은 투자 수익이 지출을 상회해 ‘자산 축적형 은퇴’를 구현하고 있다. 한국 고액 자산가에게도 동일한 패턴이 관찰된다면, 월 1만 달러 이상을 소비하더라도 포트폴리오 관리로 순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시사된다. 반대로 중·하위 계층은 지출 구조조정과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