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을 크게 밑돌며 둔화되는 신호가 분명해졌다. 미 노동부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보고서(Employment Situation Report)에 따르면, 7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7만3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1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한 6월 수치는 종전 14만7천 명 증가에서 1만4천 명 증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통신 뉴욕발 보도에 따르면, 실업률은 4.1%에서 4.2%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노동시장이 정체(stall)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한다.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은 농업을 제외한 민간·공공 부문 종사자 수를 집계한 지표로, 미국 경제의 고용 상황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통상 월 10만~15만 명 이상의 증가를 ‘안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증가는 3만5천 명에 불과해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 금융시장 반응
보고서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주식 – S&P500 지수 선물은 한때 낙폭을 축소했으나 결국 1.05% 하락했다.
채권 –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9.9bp(1bp=0.01%p) 내린 4.261%를, 2년물 금리는 18.2bp 급락한 3.77%를 기록했다.
외환 – 달러지수는 1.16% 급락하며 99.31로 내려앉았다.
※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를 의미하는 금융 용어다.
🗣️ 월가·기업·운용사 코멘트
헬렌 기븐(Helen Given) / 모넥스USA 트레이딩 담당 책임자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결과이며, 6월 수치가 14만7천 명에서 1만4천 명으로 수정된 점은 충격적이다… 노동시장이 명백히 냉각되고 있어 9월 고용지표가 더욱 중요해졌다.”
제프 슐체(Jeff Schulze) /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츠 전략 책임자
“지난 두 달간 –25만8천 명에 달하는 하향 조정을 감안하면,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열렸다.”
제이미 콕스(Jamie Cox) / 해리스파이낸셜그룹 매니징 파트너
“파월 의장은 이번 주 금리를 동결한 것을 곧 후회하게 될 것… 9월 FOMC에서 50bp 인하도 배제할 수 없다.”
아트 호건(Art Hogan) / B. 라일리 웰스 수석 시장전략가
“무역·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규 고용 10만~15만 명은 유지해야 실업률이 변하지 않지만, 이제는 평균 8만 명으로 추락했다.”
시마 샤(Seema Shah) / 프린시플 애셋매니지먼트 글로벌 전략 책임자
“‘탄탄하다’고 여겨졌던 미국 노동시장의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앞으로가 더 우려된다.”
크리스 자카렐리(Chris Zaccarelli) / 노스라이트자산운용 CIO
“둔화하는 고용과 완전히 잡히지 않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연준의 ‘이중책무(dual mandate)’ 균형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브라이언 제이컵슨(Brian Jacobsen) / 애넥스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작년 7월 금리를 제때 인하하지 못해 ‘만회(catch-up) 인하’를 했던 역사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 심층 분석 및 전망
이번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단계에서 점차 이탈하는 전환점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고령화와 이민 감소는 노동 공급을 위축시키는 구조적 요인이다. 여기에 관세·무역 마찰로 인한 기업 비용 상승이 채용을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연준은 6월 회의 이후 ‘장기간 동결(extended pause)’ 기조를 시사했으나, 이번 결과로 9월 혹은 10월부터 완화 싸이클에 돌입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연내 50bp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연방기금선물(FF선물) 시장의 금리 전망도 빠르게 하향 조정됐다.
주식시장은 통상 ‘나쁜 뉴스=좋은 뉴스’ 논리(완화 기대)로 반응하지만, 이번엔 고용 둔화와 관세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져 2년물 금리가 18bp나 급락하며 정책금리 인하를 선반영했다.
향후 주목할 변수는 8월 고용보고서다. 만일 비농업 고용 증가가 5만 명 이하로 further 둔화되거나 실업률이 4.3% 이상으로 뛰면, 연준의 매파적(긴축) 논리는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반대로 수치가 반등한다면 9월 동결 후 10월 인하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 용어 설명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 농업·가정부·비영리단체 등 계절 변동이 큰 부문을 제외하고, 경제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을 집계한다.
베이시스포인트(bp) –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금리 변동을 세부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
연준의 이중책무(Dual Mandate) –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법적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