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 ‘제로’의 공포가 50대에게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성인 50세 이상 인구의 60%가 ‘편안한 은퇴 생활을 누리기에는 저축이 부족하다’고 우려하며, 5명 중 1명은 은퇴 자산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생활비, 교육비, 주거비처럼 당장의 지출이 큰 상황에서 노후 자산 마련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은퇴 시점이 가까워졌음에도 준비가 부족한 이들을 위해 ① 예산 재조정, ② Roth IRA 개설, ③ 401(k) 최대 납입이라는 세 가지 전략이 제시됐다. 본 기사에서는 해당 전략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한국 투자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실무 팁과 전문가 시각을 덧붙인다.
1. 예산 재조정으로 현금 흐름 확보
은퇴 자금은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이 아니라 ‘지출 구조’에서 짜내야 하는 현실적 자원이다. 먼저 한 달간 모든 소비 영수증과 카드 명세서를 모아 ‘필수 지출’과 ‘선택 지출’을 구분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예산 관리 방식을 채택해 남는 현금을 저축‧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은 ▶ 50/30/20 예산법(필수 50%, 욕구 30%, 저축 20%) ▶ 제로베이스 예산법(모든 소득에 사전 목적 배분) ▶ 봉투 예산법(현금 봉투 별 실물 한도 관리) ▶ Pay Yourself First 예산법(급여 입금 다음날 자동이체로 저축 선반영) 등이다. 개인의 소비 성향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되, 저축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Tip 전통적 50/30/20 비율을 40/20/40으로 조정하면 ‘저축+투자’ 비중을 2배로 늘릴 수 있다.
2. Roth IRA 개설로 세후(稅後) 수익 극대화
Roth IRA(로스 개인퇴직연금)는 ‘세금 선납, 인출 시 비과세’ 구조를 갖춘 미국식 개인 은퇴계좌다. 세금을 이미 납부한 뒤 납입하기 때문에 계좌 내 투자 수익은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없이 그대로 축적된다. 만 59.5세 이후 인출 시 추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50세 미만은 연간 7,000달러, 50세 이상은 ‘캐치업(Catch-Up)’ 규정으로 8,000달러까지 납입 가능하다. 즉, 50세 이후 오히려 납입 한도가 늘어나 뒤늦게라도 자금을 빠르게 쌓을 수 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50세에 연 8,000달러씩 15년간 납입하고 연평균 7% 수익률을 가정하면 65세 시점에 약 184,000달러(원화 약 2.46억 원)의 세후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 실질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더라도 비과세 이점이 크기 때문에 ‘늦깎이 투자자’에게 최적의 도구라는 분석이다.
“10년 이상 복리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면, Roth IRA 만큼 효율적인 계좌는 드물다.” — 미 텍사스주 CFP 차드 스미스
3. 401(k) 최대 납입과 고용주 매칭 활용
401(k)는 세전(稅前) 소득을 불입해 연말 정산 시 소득 공제 혜택을 받는 미국 직장인용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다. 인출 시점에는 일반소득세를 부담하지만, 계좌 내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遲延)된다는 점이 강력한 메리트다.
특히 Employer Match(고용주 매칭) 제도가 제공되는 기업의 경우, 근로자가 납입한 금액의 일정 비율(예: 50% 매칭, 또는 연 6% 한도)을 회사가 추가 불입한다. 이는 ‘즉시 100% 수익’을 의미하므로 매칭 한도까지 납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임금을 버리는 것과 같다.
*예시 월 500달러 불입, 고용주 50% 매칭 시 실제 납부 금액은 750달러. 복리 효과가 20년간 이어지면 매칭 금액만으로 약 12만 달러의 추가 자산이 쌓인다(연 6% 수익률 가정).
4. 용어 해설 및 한국형 대안
Roth IRA와 401(k)는 미국 제도이므로 한국 투자자가 직접 개설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액공제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펀드 등 국내 상품으로 유사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IRP는 연 700만 원 한도 내 세액 공제(13.2~16.5%)를 받을 수 있으며,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 3.3~5.5%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또한 2023년 도입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하면, 적립금이 예치 상태로 방치되지 않고 자동으로 TDF(Target Date Fund) 등 글로벌 분산펀드에 투자되어 장기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5. 전문가가 제안하는 추가 전략
① 노후 귀향·다운사이징: 대도시 주거비가 부담된다면 지방 소도시나 해외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해 생활비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② 세컨드 잡·프리랜스: 50대 전문 인력을 위한 고수익 단기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추가 소득을 전액 연금계좌에 납입해 세제혜택과 복리를 동시에 노린다.
③ 건강 투자: 의료비는 노후 자산을 급격히 소모시키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다. 정기 검진, 운동, 식습관 개선을 통해 장기 치료비 지출을 억제하는 것이 곧 최고의 투자라는 조언이 나온다.
6. 결론 및 전망
50세 이후 은퇴 준비가 전무하다면 좌절하기 쉽지만, 예산 재조정→세제혜택 계좌 최대 활용→고용주 매칭 극대화라는 3단계를 실천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시간이 곧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장기 복리의 열매를 키우는 유일한 해법이다.
이 기사는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에 최초 게시된 ‘Saved No Money for Retirement at Age 50? These Are Your Best Options To Catch Up’를 번역·재구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