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넘는 폭염에 중경 시민 지하철 입구로 대피…전력수요 사상 최고치

중국 서남부 충칭(重慶)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기록적 폭염에 휩싸였다. 현지 주민들은 뜨거운 공기를 피해 지하철 입구나 강가·옛 방공호 등 예상 밖의 피서처로 몰리고 있으며, 전력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경의 기온은 최근 일주일 동안 매일 40℃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날 오후에도 기온계 수은주는 43℃에 근접했다. 폭염 경보 단계는 최고 수준인 ‘적색 경보’로 상향됐고, 38개 구·현 가운데 21곳이 주말까지 43℃, 일부 지역은 4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60세 주민 류펑잉(劉鳳英) 씨는 “

날이 갈수록 더 뜨거워진다

”라며 푸념했다. 그는 목요일 오후, 비슷한 연령대의 주민 약 100명과 함께 지하철 출입구의 에어컨 바람에 의지해 카드놀이를 즐기며 간식을 나눠 먹었다. 류 씨는 “

집에서 에어컨을 17℃로 맞춰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고 말했다.

중국 전역에서 이어지는 폭염은 전력망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전력 수요 기록이 네 차례나 경신되며 1조 5천억 kW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 고온 현상이 ‘뉴노멀’로 정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충칭시(人口 약 3200만 명)는 통상 7월 최고기온이 39℃를 넘는 날이 드물지만, 올해 5월 이후 35℃ 이상을 기록한 일수가 예년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시 정부는 응급 의료 인력정전 대비 비상발전기를 전 구·현에 배치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충칭은 원래 용광로 같은 도시”라며 담담하다. 79세 셰(Xie) 씨는 목요일 해 질 무렵 양쯔강 지류 둑 2m 높이에서 속옷 차림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

우리에겐 강이 있어 더위를 식힌다

”고 웃으며 말했다.

같은 날 밤, 36세 추샨후이(邱先輝) 씨는 친구들과 함께 중경의 매운 ‘훠궈(火鍋·Hotpot)’ 전문점을 찾았다. 이 식당은 2차대전 당시 만든 옛 방공호를 개조한 곳으로, 자연적으로 서늘한 공기가 흐른다. 추 씨는 “

우리는 현지인이어서 40도쯤은 별일 아니다

”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 훠궈(Hotpot) : 끓는 육수에 고기·채소·두부 등을 즉석에서 익혀 먹는 중국식 전골로, 충칭 훠궈는 청양고추·화자오(산초)로 유명하다.
● 사이버펑크 도시경관 : 초고층 빌딩의 네온과 복잡한 입체 도로망이 어우러져 미래적이면서도 혼재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충칭의 야경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분석 및 전망
이번 폭염은 단순 기상 이변을 넘어 에너지·보건·도시 인프라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드러냈다. 전력 피크 수요가 해마다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스마트 그리드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노령 인구가 많은 중국 내륙 도시의 특성상, ‘쿨링 센터’ 등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7.2087위안으로 보도 시점에 고시됐다. 기상청은 “일사 및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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