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미국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월가는 소비자의 지출 행태가 상·하위 소득층으로 갈라지는 K자형 경제 신호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대형 소비재·외식·유통·서비스 업종의 실적과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주에는 Yum Brands(KFC·타코벨 모회사), 맥도날드, E.l.f. Beauty, Tapestry(코치·케이트 스페이드), 언더아머 등 주요 소비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설명: 2025년 4월 29일(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세리토의 타코벨 매장 전경. 사진: David Paul Morris | Bloomberg | Getty Images
2025년 11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상위 소득층 소비는 확대되는 반면 하위 소득층은 필수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신호가 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연간 기준 3%y/y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진행 중이나, 생활비 체감 부담은 저소득층에서 특히 크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러한 물가 지표 발표 직후, 연방준비제도(Fed)는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 범위로 낮췄다. 금융여건 완화를 통해 수요와 신용 환경을 완만히 지지하려는 의도이나, 계층별 체감 효과는 엇갈릴 수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연방정부 셧다운 5주 차에 접어들어 다수의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 미지급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 랠리와 주택 가치 상승의 수혜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소비 여력을 보이고 있다. JP모건 생활비 설문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향후 1년 경제 자신감 지표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고가 제품군 매출 호조와 대용량·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소비 이동이 실적에 반영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최근 공개된 다양한 업종의 실적은 이러한 K자형 추세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주 Yum Brands, 맥도날드, E.l.f. Beauty, Tapestry, 언더아머 등도 유사한 흐름을 보고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관련 종목: YUM, MCD, ELF, TPR, UAA.
개별 기업 신호: 하위 소득층 트래픽 둔화와 프리미엄 제품 선호
지난주 칩틀레(Chipotle)는 연간 소득 10만 달러 미만 소비자(전체 고객기반의 약 40%)의 방문 빈도 감소를 보고했다. 회사는 경제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스콧 보트라이트(Scott Boatwright) CEO는 “지속적인 거시경제적 압력”을 언급했으며, 분기 내 매장 트래픽은 0.8%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Coca-Cola)는 Topo Chico 스파클링 워터와 Fairlife 단백질 음료 같은 고가 제품이 성장의 견인차라고 밝혔다. 프록터앤갬블(P&G) 역시 유사한 메시지를 전했다. 부유층 고객은 대용량 포장을 판매하는 클럽형 소매채널에서의 구매를 늘리는 반면, 저소득층 고객은 지출을 크게 줄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 믹스의 ‘프리미엄화’가 실적에 반영되는 동시에, 저가·가성비 카테고리의 트래픽 둔화로 나타나고 있음을 뜻한다.

이미지: 맥도날드 CEO 관련 인터뷰 영상 썸네일
맥도날드의 크리스 켐프진스키(Chris Kempczinski) CEO는 9월 초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투-티어(two-tier) 경제”를 이유로 밸류메뉴 확대에 나섰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소비자 트래픽은 두 자릿수 감소세다. 사람들은 끼니를 거르거나 혹은 집에서 식사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식음료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신차를 살 수 있는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반면, 가격에 민감한 계층은 시장 참여를 유보하고 있다. 연체와 차량 압류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차 평균 가격은 최고 수준을 경신 중이다.
서비스 산업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힐튼(Hilton)은 합리적 가격대 브랜드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럭셔리 라인은 매우 견조했다고 보고했다. 크리스토퍼 나세타(Christopher Nassetta) CEO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양극화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4분기, 특히 내년으로 갈수록 이러한 역학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양극화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상위 시장이 나빠진다는 뜻이 아니라, 중·하위 시장이 올라올 것이라는 의미다.”
용어 풀이: ‘K자형 경제’란 무엇인가
K자형 경제는 경기 회복이나 소비 흐름이 상위 소득·자산 계층과 하위 소득 계층으로 극명하게 갈라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상위 계층의 소득·자산 가격·주가 상승이 소비 여력을 키우는 동안, 하위 계층은 임금 상승 탄력이 제한적이고 필수재 물가 부담을 크게 받으면서 소비를 줄이는 흐름이 동시 진행되는 모습을 ‘K’자 모양의 갈라짐에 비유한다. 이 개념은 실적 발표와 매출 믹스 변화를 해석하는 데 유용하다.
이번 주 관전 포인트: 실적과 가이던스에 반영될 신호
이번 주 발표를 앞둔 Yum Brands, 맥도날드, E.l.f. Beauty, Tapestry, 언더아머는 가격 전략(밸류 메뉴·프로모션), 제품 믹스(프리미엄/대용량), 트래픽 대비 객단가와 같은 지표를 통해 K자형 소비 분화의 영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외식과 뷰티·패션에서는 고가·프리미엄 라인 견조와 가성비 라인의 변동성이 동시에 관찰될 수 있다. CPI 0.3%m/m, 3%y/y 및 연준의 금리 3.75~4.00%로의 인하, 셧다운 5주 차라는 거시 여건은 소비 심리·신용 접근성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공개된 사례를 되짚으면, 칩틀레의 저소득층 고객 트래픽 감소(고객의 40%가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와 분기 트래픽 -0.8%, 코카콜라·P&G의 프리미엄·대용량 중심 성장, 맥도날드의 밸류 메뉴 강화는 모두 계층별 소비 양극화를 가리킨다. 자동차·호텔 산업에서의 고가 수요 견조와 보급형 약세는 이러한 흐름을 보완한다.
종합하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소비자층은 주식·주택 자산 효과에 힘입어 고가·프리미엄 지출을 유지하는 반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은 필수재 중심으로 지출을 줄이거나 집밥·자택 소비로 전환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소매·외식 기업들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가격 전략, 채널 믹스(클럽·창고형 vs. 전통 소매)에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이미지: 소비 양극화와 맥도날드의 밸류 메뉴 확대 관련
핵심 수치와 맥락 요약
• CPI: 전월 대비 +0.3%, 연율 3%.
• 연준 정책금리: 두 달 연속 인하, 3.75%~4.00% 범위.
• 연방정부 셧다운: 5주 차, 다수 연방 근로자 무급 상태.
• 칩틀레: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 고객 약 40%, 트래픽 -0.8%.
• 맥도날드: 저소득층 트래픽 두 자릿수 감소 진술.
• 코카콜라·P&G: 프리미엄/대용량 제품 주도 성장.
• 힐튼: 합리적 가격대 브랜드 감소 vs. 럭셔리 호조.
전망 측면에서 보면, 힐튼 CEO가 언급했듯 연말과 내년으로 갈수록 분화 약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기업 실적 코멘터리에서 소득계층별 트래픽·객단가, 프로모션 효과, 제품 믹스 변화, 가이던스 상향·하향에 대한 정량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시장은 K자형 소비라는 분화된 전선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