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준비는 9월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직 9월이지만 달력은 생각보다 빨리 넘어가며, 연휴와 각종 모임이 몰리는 12월에는 자산 관리에 집중하기 어렵다. 지금부터 몇 가지 핵심 조치를 취해 두면 2026년 새해를 재정 스트레스 없이 맞이할 수 있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말 전 자금 운용을 위해 우선 검토해야 할 일곱 가지 과제가 제시됐다. 이는 세금 손실 실현, 은퇴 계좌 불입 극대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소득·양도차익 관리, 보험 점검, 고금리 상품 고정, 2026년 목표 설정 등이다.
아래에서는 각 과제를 세부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미국 세법·은퇴플랜 제도 등은 국내 투자자에게 낯설 수 있으므로, 개념 설명을 병기해 이해를 도왔다.
1. 세금 손실 수확(Tax-Loss Harvesting)
9월은 전통적으로 증시가 부진한 달로 꼽힌다. 주가 하락 국면에 보유 주식을 매도해 발생한 손실을 실현하면, 이 손실을 양도차익과 상계해 전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국 세법상 순손실이 이익을 초과할 경우, 최대 3,000달러까지 일반 소득과도 상계할 수 있다.
주의: ‘워시 세일(wash sale)’ 규정을 피해야 한다. 이는 손실 실현 후 30일 이내에 사실상 동일한 종목을 다시 매수할 경우 손실이 인정되지 않는 제도다. 국내 투자자는 국내세법과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가 자문이 필수다.
2. 은퇴 계좌(401(k)) 불입 한도 극대화
401(k) 같은 선세후세(private-tax) 방식 은퇴 플랜의 불입액은 연말까지 계좌에 들어와야 2025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가을은 급여 공제 비율을 높이기에 적기다. 60~63세 가입자는 2025년 ‘캐치업(catch-up)’ 한도가 11,250달러로 확대돼 장기 자산을 대폭 불릴 기회가 생긴다.
*용어 설명* ‘캐치업 불입’이란 50세 이상 가입자가 정해진 기본 한도 외에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제도다. 국내의 ‘IRP 추가 불입’과 유사하다.
3.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2023·2024년 미국 증시는 20% 이상 상승을 이어갔고, 2025년 9월 중순까지도 13%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주식 비중이 과도하게 불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 둔화, 계절적 조정 등 잠재 위험에 대비해 미리 자산 비중을 조정하면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커진다.
리밸런싱은 ‘팔기 어려울 때 팔고, 사기 어려울 때 사는’ 행위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익률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4. 소득과 양도차익 모니터링
연내 소득이 평소보다 낮다면, 장기 보유 주식을 매도해 0% 장기양도세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국세청(IRS)이 공표한 2025년 과세표준별 0% 구간은 아래와 같다.
• 독신 및 별도신고: 47,025달러
• 부부 공동신고·상속 배우자: 94,050달러
• 세대주(Head of Household): 63,000달러
예컨대 부부 공동신고 소득이 60,000달러지만 2026년 100,000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라면, 지금 차익을 실현해 장기양도세를 사실상 면제받는 것이 유리하다.
5. 보험 커버리지 점검
자산 관리는 투자만큼이나 위험 대비가 중요하다. 주택·자동차뿐 아니라 배상 책임 보험, 장기 요양 보험 등 라이프사이클별 위험을 재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보험·연금·투자 계좌의 수익자(beneficiary) 지정, 의료 지시서(Healthcare Directive)도 최신 상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6. 고금리 확정 상품 확보
시장에서는 연준(Fed)이 2025년에 세 차례, 2026년에도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하락이 예상될 때는 채권, 예금, 머니마켓펀드 등 고정금리 상품에 이자율을 선제적으로 고정(lock-in)해 두는 전략이 유효하다.
투자 전 자신의 투자목적, 기간, 위험 감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7. 2026년 재무 목표 설정
목표 없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연말 전까지 ‘부채 상환’, ‘비상자금 확충’, ‘은퇴저축 증액’ 등 최소 한 가지 재무 목표를 구체적으로 문서화하고 실행 계획을 작성하라. 필요하다면 재무설계사와의 협업도 고려할 수 있다.
전문가 인사이트
필자는 “연말 전략은 3개월 전부터 실행해야 효율이 극대화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금·투자·보험은 각각 별개가 아니라 상호 연계된 체계이므로, 위 과제를 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금리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세후(real) 수익률’과 ‘현금 흐름 안정성’ 두 축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무리
연말 재무 점검이 꼭 12월에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휴가·송년회로 분주해지기 전에 주요 결정을 내려두면, 자산 배분·세금 최적화·위험관리 모두에서 앞서갈 수 있다. 9월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2026년을 ‘재정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해’로 설계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