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AI 고평가 논쟁과 관세 변수 속 단기 포지셔닝 지형
글: 최진식 |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서두: 시장을 요동치게 한 8가지 단서
미국 증시는 기술·정책·수요·자금흐름이라는 네 갈래 변수가 뒤엉키며 단기 구간의 균형점을 재탐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형 성장주의 복원력이 지수를 떠받치지만, 내부로 내려가면 체력이 빠르게 달라진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초대형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점검, 연방대법원의 관세 심리, 장기화된 정부 셧다운과 정치 이벤트, 그리고 ‘이원화된 소비’가 동시에 시장의 방향성을 흔들고 있다.
- AI 밸류에이션 재평가: 팔란티어 급락(-8%)과 AMD의 ‘비트에도 하락’은 성장 스토리의 ‘가격’과 ‘속도’에 대한 단기 경계의 표지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이틀 누적 시가총액 약 500억달러 증발하며 AI 랠리 피로가 외부로 번졌다.
- 정책 리스크: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주의 관세·펜타닐 관련 관세의 합법성을 심리한다. 정부 셧다운은 사상 최장 기록을 이어가며 정책 가시성을 낮춰 ‘리스크 프리미엄’을 키운다.
- 경기·금융 흐름: ADP 민간고용은 4만2천명 증가(예상 상회)로 노동시장의 급랭 우려를 다소 완화했으나, 중소기업 고용 부진과 정보·전문서비스의 감소는 구성의 엇갈림을 시사한다.
- 가계 재무상태: 뉴욕 연준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18.6조달러로 분기 +1% 증가했고, 학자금 대출의 ‘심각한 연체’ 전환율은 14.3%로 급등했다. 소비의 질적 구성이 바뀌는 배경이다.
- 금리·주택: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계약금리는 6.31%로 주간 소폭 상승, 모기지 신청은 -1.9%. 다만 주택 구매 신청은 전년 대비 +26%로 회복 탄력이 남아 있다.
- 원자재·달러: 달러지수는 100.055(+0.348), 유가는 WTI 60.38달러(-0.67). 달러 강세+유가 약세 조합은 원자재·신흥자산의 단기 심리를 위축시키는 한편, 미국 내 소비자 실질 구매력엔 중립~우호적이다.
- 시장 내부: S&P 500은 사상 고점권(장중 6,900 상회)이나 구성 종목의 30%+가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브레드스(시장 폭)가 좁아진 전형적 분화 장세다.
- 자금 흐름·기술 신호: 13F 집계에서 SCHX(미국 대형주 ETF) 보유 총량이 분기 +2.3% 순증. 개별 종목에선 ARR(리츠) 200일선 상향 돌파, 라이브 네이션(LYV) 200일선 하회 등 ‘선별적’ 기술 신호가 교차한다.
시장 대시보드
| 지표 | 수준 | 방향/주석 |
|---|---|---|
| 달러지수(DXY) | 100.055 | +0.348pt, 강달러 재개 |
| WTI 유가 | $60.38 | -0.67, 원자재 심리 위축 |
| 모기지 평균계약(30y) | 6.31% | 주간 소폭 ↑, 변동성 확대 |
| ADP 민간고용 | +42K | 예상 상회, 구성 분화 |
| 가계부채 | $18.6T | q/q +1%, 학생대출 연체 급증 |
| S&P 500 | 6,900(장중 상회) | 헤드라인 강세 vs 내부 약세 |
| AI 테마 | 조정 | 팔란티어 급락, AMD 비트에도 약세 |
정책·정치: 관세 심리와 셧다운의 ‘이중 가림막’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의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의 합법성을 심리한다. 하급심은 “관세는 의회의 권한”이라는 판시로 제동을 걸었다. 이번 구두 변론은 (1) IE E PA가 허용하는 ‘비상’의 범위, (2) 10% 기준~최대 50%의 포괄적 관세 구조가 ‘표적적 비상조치’인지 여부, (3)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대법관들의 해석을 가리는 분수령이다.
트럼프: “이번 사건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에 생사가 달린 문제다… 관세는 경제적 안보이며, 우리가 성사시킨 거래의 핵심이었다.”
정책 가시성의 희석은 단기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인다. 특히 자동차·소매·산업재 수입 비중이 큰 업종은 관세 헤드라인에 베타가 크다. 토요타는 미국 관세로 연간 1.45조엔 타격을 가정하면서도 영업이익 전망을 상향했지만, 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미달이었다. 반면, 재생에너지 대장주 오스테드는 반(反)풍력 정책 역풍 속 3분기 순손실 전환(17억 DKK)에도 연간 EBITDA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정책 불확실성은 ‘이익 수준’보다 ‘현금흐름 가시성’이 우선인지 여부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동시에 사상 최장 셧다운은 통계 공백을 키우며 ADP·민간 고용자료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노동시장의 총량은 완만한 개선이지만, 질은 분화된다. 대기업 중심의 채용과 중소기업의 보수화는 실물·증시에 각각 (1) 메가캡 프리미엄의 존속, (2) 로컬·중소형주에 대한 할인 요인을 남긴다.
거시·소비: ‘이원화’의 그림자와 가치·가성비의 귀환
뉴욕 연준 자료는 총량(부채·연체율) 면에서 ‘급격한 위험’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학생대출의 심각 연체 전환율(14.3%) 급등을 지적했다. 파월 의장 역시 “경제가 이원화되는 모습—하단 소비의 지출 축소—이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외식·유통·레저 영역에서 가격 민감도의 확대와 가성비/프로모션의 실적 중요도 상승으로 연결된다.
- 맥도날드: 글로벌 동일점포매출 +3.6%(컨센서스 상회), 미국 +2.4%; 5달러 가치 세트, 엑스트라 밸류밀, 모노폴리 프로모션이 트래픽을 견인. 다만 EPS는 컨센서스 하회로 단기 마진 희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
- 얌! 브랜즈: 에버코어 ISI는 ‘인라인→아웃퍼폼’ 상향. 피자헛 매각 가정으로 2027e EPS는 낮아지지만, 사업 단순화에 따른 이익 성장 일관성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 레모네이드: AI 기반 언더라이팅·클레임 자동화로 톱라인 성장은 가속이나, 아직 연간 흑자 전환 전. 시장은 성장(톱라인)보다 수익성(레버리지) 확인을 요구하는 국면이다.
주택 관련해서는 금리 변동성 확대 속 모기지 신청 -1.9%, 재융자 -3%(주간)이나 작년 대비 +151%의 기저효과. 구매 신청은 -1%(주간)·+26%(y/y). 가격 민감한 수요와 대안 대출(FHA 등) 활용이 늘고 있다. 이는 가전·건자재·홈센터 관련 종목의 단기 재고·마진 관리에 중요하다.
시장 내부: 헤드라인 강세 vs. 바닥의 피로
S&P 500이 사상 고점권을 유지하는 사이, 지수 구성의 30%+는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매그 세븐의 방어력이 지수를 떠받치는 가운데, ‘참여 폭’이 좁아진 전형적 장세다.
조시 브라운: “우리는 실제로 시장 전반의 조정을 겪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매그 세븐에 타격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 신호는 혼재한다. ARMOUR Residential REIT는 200일선을 상향 돌파해 리츠 전반의 금리 민감 베타가 줄었을 때 탄력적 반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라이브 네이션은 200일선 하회로 추세 둔화 신호를 냈다. 채권·모기지·배당/리츠 라인의 상단·하단이 갈리는 구간이다.
자금은 대형주 바스켓(SCHX)로 모이고 있다. 최신 13F 집계에서 2,638개 펀드의 SCHX 총보유 주식수는 +2.30% 증가(79.7M→81.6M). 파생·숏 노출은 13F에 드러나지 않지만, ‘코어 노출 유지 또는 확대’라는 기관의 기본 기조를 반영한다.
AI·반도체: 이야기의 힘과 계산서의 힘
AI 초대형주에 대한 ‘가격-속도-가시성’ 삼각형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팔란티어는 탑·바텀라인 비트, 가이던스 상향에도 포워드 P/E 254배라는 멀티플 부담에 밀렸다. AMD는 EPS $1.20, 매출 $92.5B로 비트했으나 총마진 가이던스 ‘인라인(54.5%)’과 오퍼레이팅 레버리지 부재 우려가 겹치며 하락했다.
- 애널리스트 뷰: 골드만·씨티·JPM은 중립 기조, 바클레이즈는 중립이나 LT 모델 기대감, UBS는 매수 유지(장기 EPS 15~20달러 경로 가능성, AWS 촉매 언급).
- 구조 케이스: 멜리어스는 6개사 클라우드 capex를 2026/2027년에 대폭 상향(추가 850억/1,920억달러), 이 중 50%+가 컴퓨트/네트워킹으로 유입돼 엔비디아·브로드컴의 중장기 수혜를 강조.
요지는 분명하다. 단기에는 ‘비트’ 만으로는 부족하고, ‘질(마진·레버리지)’과 ‘가시성(수주·램프 타이밍)’이 동반되어야 고평가 방어가 가능하다. 중장기에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체력이 유지되는 한, 테마의 골격은 훼손되지 않는다.
섹터 모자이크: 선택과 집중
소비(가치 중심) · 식품/외식
맥도날드·얌브랜즈의 사례는 ‘가성비-프로모션-사업단순화’가 단기 매출/멀티플에 유효함을 보여준다. 중저가 QSR/CPG는 하단 소비의 지출 이탈 속에서도 share-up 전략으로 방어가 가능하다.
에너지·원자재
유가 60달러대는 인플레 측면에서 중립·우호적이나, 원자재 심리를 위축시키며 선물시장 포지션 디리버리징을 촉발할 수 있다. 번지는 비테라 인수 효과와 남미 가공마진 회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ADM은 가이던스 하향과 정책 불확실성의 역풍. 곡물·오일시드 트레이딩은 지역/정책 베타를 함께 본다.
자동차·산업재
토요타는 관세 타격(1.45조엔)을 반영하되, 연간 이익 전망 상향으로 체력 과시. 그러나 분기 영업이익은 미달. 관세 심리의 방향에 따라 공급망·가격·수요 3중 축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혼다는 2027년부터 하이브리드 중심의 경량·모듈러 플랫폼을 예고, 북미 수요에 대응하는 전천후 전략을 강화한다.
재생에너지
오스테드는 3분기 순손실이나, Hornsea 3 지분매각 등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자본 효율을 확보. 정책 불확실성 국면에서 재생보다는 스토리·현금흐름 가시성을 우선 점검.
금융·리츠·배당
ARMOUR REIT의 200일선 상향 돌파는 금리 피크아웃 시그널이 강화될 때 리츠의 기술적 반등 여지를 시사. Ares Capital(ARCC)은 내부자 매수와 9.47% 배당수익률로 ‘배당-가치 바스켓’의 방어선. BofA 웰스는 순유입자산 4~5% 중기 성장 목표로 자본시장의 체질 회복을 가리킨다.
자본정책·특수 상황
렌딩클럽의 1억달러 자사주 매입 발표는 중소형 금융의 자기주가 방어 신호. 몬로는 아이칸의 14.8% 지분 확보로 지배구조·전략 재편 모멘텀 발생. 가던트 헬스의 전환사채+증자 동시 진행은 단기 희석·헤지 수요로 약세(–7.3%).
단기 시나리오: 확률과 포지셔닝
| 시나리오 | 핵심 트리거 | 지수/섹터 반응 | 확률(주관) |
|---|---|---|---|
| 기본(중립·변동성 확대) | 대법원 관세 심리 ‘결정 보류’, AI 업종 실적/가이던스 해석 보수적, 달러 강세 유지 | S&P 500 박스권 등락, 나스닥 상대 약세, staples/배당/리츠 방어 | 50% |
| 리스크-온(완만 회복) | 대법원 톤 중립, AI 이벤트(애널리스트 데이·re:Invent)에서 장기 가이던스 강화, 유가 안정 | 나스닥 반등, 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 리더 재강세, 가치도 동반 | 30% |
| 리스크-오프(조정 심화) | 관세 합법성 시사·정책 불확실성 증폭, AI 성장 둔화 확인, 달러/금리 동반 레벨업 | 메가캡·고밸류 조정 확대, 디펜시브·현금흐름株 상대우위 | 20% |
핵심은 ‘가격에 반영된 기대’ 대비 ‘질적·정량적 근거’의 충족 여부다. 단기에는 AI 메가캡의 레버리지/마진 개선 확인 전까지 약세-중립의 기우는 저울이 유지될 공산이 크다.
전술적 전략: 무엇을 사고·팔고·헤지할 것인가
- 오버레이/헤지: 고밸류 성장 바스켓(특히 소수 종목 집중)을 보유한 투자자는 QQQ·SOX 관련 풋/콜 스프레드로 변동성 오버레이를 얹는 접근이 유효하다. 단기 변동성 리밸런싱이 잦아진 만큼, 만기 분산·계단형 스프레드를 권고한다.
- 바텀업(현금흐름/배당): ARCC(내부자 매수, DY 9.47%), 질 좋은 리츠(기술적 전환: ARR), 현금흐름 가시성이 뚜렷한 필수소비재/공공요금은 단기 조정 시 분할 매수 구간으로 판단한다.
- 가치/가성비 소비: 맥도날드, 얌브랜즈(사업 단순화 모멘텀)는 ‘이원화된 소비’ 국면의 승자 구조. 단, 마케팅 강화가 단기 마진을 희석할 수 있어 이벤트 전후 변동성 관리는 필요하다.
- AI 인프라 코어와 ‘질’ 확인: 엔비디아·브로드컴 중심의 인프라 리더는 중장기 capex 사이클의 정중앙에 있다. 다만 단기 증액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된 영역이므로, 추가 비중 확대는 이벤트(애널리스트 데이·re:Invent)에서의 장기 가이던스와 신규 레퍼런스 확인 후로 미루는 보수적 접근이 합리적이다.
- 특수 상황: 몬로(아이칸 14.8%)처럼 지배구조 변곡 이벤트는 트레이딩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희석성 자금조달(가던트 헬스 유형) 이벤트는 단기 약세 베타가 높다.
캘린더·체크리스트: 다음 며칠의 촉매
- 연방대법원 관세 구두변론: 논점의 방향(권한 범위·표적성·권력분립)에 주목. 헤드라인에 민감한 섹터(자동차/소매/산업재) 베타 확대.
- 기업 이벤트: AMD 애널리스트 데이(장기 EPS 경로·랙스케일 AI 타임라인), AWS re:Invent(12월 초; GenAI·클라우드 파트너십 업데이트).
- 매크로: 주간 신규실업수당, 민간 감원(Challenger), 소비자심리지수(미시간). 노동시장의 ‘완만 개선·임금 횡보’가 유지되는지 점검.
- 실적·전략 발표: QSR·리테일의 프로모션/가격 전략 업데이트, 자사주 매입·내부자 매수(ARCC 등) 동향.
리스크 맵: 우리가 모를 수 있는 것들
- 정책 급변: 관세·셧다운·규제 이벤트의 비대칭성. 의회의 절충 실패 시 정책 공백 장기화.
- AI 투자 사이클의 리듬: 데이터센터 capex의 ‘연도-분기 간’ 불균일성, 램프 타이밍 지연 리스크.
- 신용/가계: 학생대출 연체 확대의 파급이 신용카드·오토론으로 번질 가능성, 하단 소비의 추가 위축.
- 시장 구조: 브레드스 약화 장기화 시 헤드라인 강세 붕괴 가능성, 특정 메가캡의 실적 미스·가이던스 약화가 촉발점.
인용·데이터 하이라이트
“경제가 이원화되는 모습—하단의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고 저가 상품으로 이동하는 반면, 상단은 높은 소득과 자산으로 지출을 이어간다.” — 제롬 파월
“전년 대비 학자금 대출 ‘심각한 연체’ 전환율은 14.3%로 급등… 데이터는 유동적이다.” — 뉴욕 연준
“우리는 실제로 시장 전반의 조정을 겪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매그 세븐에 타격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조시 브라운
결론: 단기 항로—속도를 늦추고, 질을 본다
단기 시장은 ‘비트에도 부족’이라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기술·AI 코어는 여전히 이 사이클의 중심이지만, 밸류에이션 방어에는 질(마진·레버리지)과 가시성(수주·램프)’이 필요하다. 정책 이벤트(관세·셧다운)는 시야를 가리는 안개다. 이 안개 속에서 코어-디펜스의 균형, 현금흐름·배당 축, 가성비 소비, 자본정책 촉매가 단기 포트폴리오의 불확실성을 낮춘다.
투자 노트로 남길 한 줄은 이렇다. “헤드라인이 아니라, 내 포지션의 ‘질’을 측정하고 강화하라.” 메가캡·AI는 이벤트에서 질을 확인하며 접근하고, 그사이 현금흐름의 안전판(배당·리츠·필수소비재)으로 변동성에 숨통을 트자. 단기에는 속도를 늦추되, 중장기의 큰 그림—AI 인프라 사이클, 가치/가성비 소비의 회귀, 자본정책의 재평가—을 놓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수익률의 분산을 줄여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