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증시 변동성이 예사롭지 않다. 일부 해에는 주식시장이 평소보다 격렬하게 요동치는데, 2025년이 바로 그런 해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7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4월 한때 나스닥지수와 S&P 500 지수는 2월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0%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에 놀라 대거 주식을 처분한 결과다.
물론 이후 몇 달 동안 시장은 급격히 반등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결국 물러난다”는 의미의 농담조 약어)라는 가설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관세를 완전히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TACO 트레이드”란 트럼프 행정부가 거친 발언으로 위협을 가하다가도 막판에는 한발 물러선다는 패턴에 베팅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그러나 관세가 실제로 기업 실적에 미치게 될 직접적 영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미래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갖춘 만큼, 투자자들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시가총액을 이미 삭감해 왔다. 관세가 본격 적용되어 실적이 부진하다는 보고서가 속속 나오면, 이미 하락한 주식도 추가 매도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관세 가능성만으로도 이미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연말까지 실적 악화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대표적 브랜드 주식 네 종목이다.
VF 코퍼레이션(VFC)
• 2025년 7월 16일 주가: 11.82달러
• 연초 이후 수익률: -44.28%
VF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 이름은 생소해도, The North Face, Vans, Timberland와 같은 브랜드는 국내외 소비자에게 친숙하다. 이 기업은 의류·신발 제조를 위해 베트남과 중국에 원자재·인력을 집중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두 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1차 타깃이었다.
중국·베트남을 둘러싼 관세 정책은 수개월 사이에 수차례 바뀌었으나,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관세가 부과될 공산이 크다. VF 코퍼레이션은 하루아침에 관세가 없는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들어 주가가 폭락한 이유다.
베스트바이(BBY)
• 2025년 7월 16일 주가: 66.85달러
• 연초 이후 수익률: -20.00%
가전·전자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VF 코퍼레이션과는 다른 관세 리스크 구조를 갖고 있다. 일부 자체 브랜드 상품을 중국에서 제조하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이 관세 충격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베스트바이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외부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으며, 이들 제조사가 중국·멕시코 등 관세 대상 국가에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비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소매 시장에서 가격을 무작정 올릴 경우 고객을 잃을 위험이 커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
나이키(NKE)
• 2025년 7월 16일 주가: 72.10달러
• 연초 이후 수익률: -3.60%
나이키는 2025년 들어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었다. 4월 관세 발표 직후, 아시아 생산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락했다가 6월 말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과 관세 대응 전략을 발표하면서 급반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키 주가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며,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7%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회사 측은 관세로 인한 영업손실 규모를 약 10억 달러로 추산했다. 투자 심리가 다시 호전된 상황에서 앞으로 발표될 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남아 있다.
타깃(TGT)
• 2025년 7월 16일 주가: 101.34달러
• 연초 이후 수익률: -23.53%
타깃은 중국산 수입 비중을 60% 이상에서 30%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지역 위험에 노출돼 있다. 관세 외에도 타깃은 자사 고유의 운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감소, 잦은 가격 인하, 비용 상승, 이익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월마트, 코스트코, 달러 제너럴 등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다수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보유’, ‘언더퍼폼’, ‘매도’ 의견을 유지하는 만큼, 타깃 주가는 올해 내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종합하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장래 실적 악화를 선반영해 위 기업들의 가치를 이미 낮춰 놓았다. 관세가 실제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당분간 변동성 확대와 추가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가 시장에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