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칩 슈퍼클러스터 공개…미·중 반도체 경쟁 격화

베이징발—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華為)자체 개발 AI 반도체 ‘Ascend(어센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 ‘Atlas 950 SuperCluster’를 2026년 출시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미국 경쟁사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독주에 맞서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2025년 9월 1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Huawei Connect 2025’ 첫날 기조연설에서 해당 계획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Atlas 950 SuperCluster가 수년간 세계 최고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uawei Atlas 900 전시 이미지 화웨이는 이번 시스템이 슈퍼노드·슈퍼포드·슈퍼클러스터로 이어지는 3단 구조를採用한다고 설명했다. 기본 단위인 슈퍼노드는 Ascend 칩 8,192개를 묶어 구성되며, 이를 여러 개 연결해 슈퍼포드를 만든 뒤 최상위 슈퍼클러스터 단계에서 50만 개 이상의 칩을 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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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속 ‘칩 묶기’ 전략 가속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AI 학습 역량을 제한하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통제해 왔다. 이에 대해 중국 기업들은 개별 성능이 낮아도 대량의 칩을 병렬로 연결해 비슷한 효율을 확보하는 ‘칩 클러스터링’ 전략을 전개 중이다. 화웨이의 Ascend 칩 역시 엔비디아 GPU 대비 단일 성능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대량 집적을 통해 성능 격차를 상쇄한다는 분석이다.

컴퓨팅 파워는 AI의 핵심이며 앞으로도 그렇다” ― 에릭 쉬(Eric Xu) 화웨이 순환 회장

에릭 쉬 회장은 “Atlas 950은 2026년, 개선형 ‘Atlas 960’은 2027년 출시될 예정”이라며 “후속 모델은 노드당 1만 5,488개의 Ascend 칩을 수용해 전체 클러스터 규모가 100만 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시각

조지 천(George Chen)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중국 정부가 국산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는 시점에 화웨이의 발표는 정치·산업적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화웨이가 기술 능력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화웨이의 세계 AI 주도권 야망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CNBC 인터뷰 영상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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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업체 SemiAnalysis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CloudMatrix’ 시스템이 엔비디아 솔루션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Ascend 칩 5배 이상을 투입해 총연산력을 끌어올린 결과다.

엔비디아에 가해지는 다층적 압박

같은 주, 중국은 엔비디아의 ‘독점적 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현지 빅테크에 RTX Pro 6000D 시험 및 주문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고, 이 소식이 전해진 17일 엔비디아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어 해설

  • Ascend 칩 : 화웨이가 2019년부터 생산한 AI 특화 프로세서로, 훈련·추론 연산에 최적화됨.
  • 슈퍼노드·슈퍼포드·슈퍼클러스터 : 대규모 AI 연산을 위해 작은 서버 묶음(노드)을 여러 단계로 확장한 구조. 클러스터는 수십만~수백만 개의 칩이 연결된 초대형 데이터센터급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자 분석

화웨이의 전략은 ‘양(量)으로 질(質)을 보완’하는 전형적 중국식 해법이다. 미국의 최첨단 칩을 직접 확보하기 어렵다면, 자체 칩을 대량 투입해 동일 혹은 그 이상의 총연산량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력 효율과 열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 운영 비용이 급증할 수 있어 상용화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중국 AI 생태계가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내부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족하려는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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