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18일(현지시간) 혼조된 기업 실적과 보건보험주 약세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2025년 7월 20일, 바차트닷컴(Barchart.com)의 보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1% 내린 5,580.2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2% 떨어진 40,215.11포인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05% 하락한 20,793.5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주택지표 호조와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S&P 500과 나스닥1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장후반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선물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측됐다.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08% 내렸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 하락했다. E-미니 선물은 정규 주식시장 개장 전·후에도 매수·매도를 통해 지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파생상품이다.
■ 실적 변동성 확대…넷플릭스·3M·헬스케어주 약세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핵심 요인은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다. 넷플릭스(NFLX)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29.5%로 제시해 시장 컨센서스(29.7%)를 밑돌았다. 이 소식에 넷플릭스 주가는 5% 넘게 급락해 기술주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
산업재 대형주 3M(MMM)은 전년대비 유기적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2%로 하향하며 3% 이상 떨어졌다.
“생산원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하반기 영업이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
이라는 회사 측 설명이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보건보험 섹터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휴마나(HUM)는 메디케어 보너스 삭감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1% 넘게 떨어졌다. 리어링크 파트너스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강등한 엘리밴스 헬스(ELV)는 8% 이상 급락했고, 몰리나 헬스케어(MOH)는 S&P 500 내 최대 낙폭(10% 이상)을 기록했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관세 발언…시장 또다시 촉각
시장 참여자들은 무역정책 리스크에도 주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15~20%의 최소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마로셰프코비치가 워싱턴 협상 결과를 비관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8월 1일부터 EU·멕시코산 제품에 30% 관세를,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구리 수입품에 최대 50%, 제약회사의 역외 생산제품에는 최고 200%의 관세를 경고하며 ‘관세 카드’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거시지표는 긍정적…연준(Fed) 금리 인하 기대도 부각
거시경제 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6월 미국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130만건)를 상회했다. 미래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건축허가도 0.2% 증가해 감소 전망(-0.5%)을 뒤집었다. 미시간대 7월 소비심리지수 잠정치는 61.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 하락도 눈에 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0%→4.4%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3.6%로 각각 낮아졌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bp 하락한 4.43%로 연일 하방 압력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물가가 목표에 근접하고 상방 리스크가 제한된 만큼 노동시장이 악화되기 전에 25bp(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발언했다.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로, 9월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하고 있다.
■ 해외 증시·채권시장 동향
유럽 증시는 관세 우려 속 혼조세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33% 하락했고, 독일 10년물 분트 국채금리는 2bp 상승한 2.695%를 기록했다.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1.5개월 만에 최고치인 4.684%까지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는 2.5주 만의 고점에서 0.21% 조정받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정책 기대감에 0.50% 상승했다.
■ 개별 종목별 움직임
이날 S&P 500 상승·하락률 상위 종목은 다음과 같다. 상승 측면에서는 탈렌 에너지(TLN)가 24% 급등해 선두에 섰다. 가스 발전소 인수(35억 달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인베스코(IVZ)는 QQQ 트러스트를 개방형 펀드로 전환하겠다는 SEC 서류 제출 소식에 15% 뛰었다.
반면, 사렙타 테라퓨틱스(SRPT)는 실험적 유전자 치료를 받은 환자 사망 소식으로 36% 폭락했다. 주택건축 자재업체 빌더스 퍼스트소스(BLDR)는 젤맨앤어소시에이츠의 ‘언더퍼폼’ 하향 조정으로 3% 밀렸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2분기 총비용이 컨센서스를 웃돌면서 2%가량 하락했다.
■ 용어 설명: T-노트·E-미니·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T-노트(Treasury Note)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년 이상 10년 이하 만기의 국채를 말한다. 쿠폰금리가 고정돼 있으며, 미국 장기금리의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E-미니(E-mini)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취급하는 주가지수선물의 일종으로, 원래 계약 규모의 1/5 수준이어서 개인 투자자 접근성이 높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는 미국 소비자의 현재·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체감도를 조사한 지표로, 소비지출 전망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마켓 인사이트 업계는 “실적 시즌 초반 분위기는 양호하지만 섹터 간 온도차가 크다”며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S&P 500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전망으로, 실적 시즌 이전 예상치(2.8%)를 웃돈다. 그러나 11개 섹터 중 단 6개만이 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세 정책 리스크는 향후 증시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꼽힌다. 특히 건강보험·산업재 등 비(非)테크 섹터 전반에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성장주 비중 조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