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100 등 주요 미국 지수가 18일(금) 장중 기록적 고점을 찍은 뒤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1%, 다우지수는 –0.32%, 나스닥 100 지수는 –0.05% 하락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0% 떨어졌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실적 시즌 초반 혼재된 기업 성적표와 보건·의료보험주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개장 직후엔 주택지표 개선과 소비심리 호조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되며 결국 소폭 하락으로 돌아섰다.
기술 대장주 넷플릭스(NFLX)가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29.5%로 제시해 시장 컨센서스(29.7%)를 밑돌자 주가가 5% 넘게 급락했고, 이는 기술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건강보험주 약세와 관세 뉴스
보건·의료보험 섹터는 Humana가 메디케어 보너스 삭감 소송에서 패소한 데다, Elevance Health가 투자기관 리어링크 파트너스로부터 ‘시장수익률 하회’로 강등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Molina Healthcare는 –10% 급락해 S&P 500 내 낙폭 1위를 기록했으며, Elevance Health(–8%), Centene(–3% 이상), CVS Health·UnitedHealth Group(각 –2% 이상) 또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장 마감 무렵
Financial Times가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협상에서 15~20%의 최저 관세를 고수하고 있다”
고 보도하자, 관세 불확실성이 재부각됐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마로스 셰프초비치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최근 워싱턴 협상 분위기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거시지표 호조·채권 랠리
경제지표는 대부분 예상치를 상회했다. 6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000건으로, 월스트리트 전망치(130만 건)를 웃돌았다. 향후 주택경기를 가늠하는 건축허가도 139만 7,000건으로 0.2% 늘며 ‘마이너스 0.5%’ 예상치를 뒤집었다.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61.8) 역시 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며, 1년·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4.4%, 3.6%로 둔화돼 물가 압력 완화 기대를 자극했다.
물가 안정 신호와 연준 비둘기파 발언이 겹치면서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3bp 하락한 4.428%에 마감했다.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노동시장 둔화를 기다리지 말고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7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에서는 5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실적 시즌 관전 포인트
금융주 ‘빅뱅크’ 호실적에 힘입어 S&P 500 2분기 EPS 증가율 전망치는 +3.2%로 상향됐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그러나 야르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11개 업종 중 6개만 이익 증가세가 예상돼,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 수준이다.
기업별로는 3M이 유기적 매출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로 낮추면서 다우지수 낙폭 확대를 주도했다. 세레프타 테라퓨틱스는 실험적 유전자 치료제 투여 환자의 급성 간부전 사망이 보고돼 36% 폭락했다. 반면 Talen Energy(+24%)는 가스발전소 인수 소식, 인베스코(+15%)는 QQQ 트러스트 구조 변경 추진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해외 증시·채권시장 동향
유럽 Stoxx 50은 –0.33% 하락, 일본 니케이225는 –0.21%로 2주 반 만의 고점에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인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0%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bp 오른 2.695%, 영국 10년물 길트는 4.684%로 1.5개월 최고치에 근접했다. 유럽연합(EU) 5월 건설생산은 전월 대비 –1.7%로 2년 반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3%로 9개월 내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E-미니 선물은 S&P 500·나스닥 100과 같은 주가지수를 소규모 계약단위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24시간 연속 거래가 가능해 장외시간 지수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기준금리와 유동성 정책이 결정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 = 0.01%p로, 금리 변동을 세밀하게 표시할 때 사용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기준금리가 0.25%p 내려간다는 의미다.
기자 해설·전망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숨 고르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관세정책·실적 모멘텀의 ‘삼각 변수’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 FOMC에서 실제 인하가 단행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여지는 있으나, 관세 불확실성이 기업 마진 압박으로 번질 경우 경기·물가(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개를 들 수 있다.
아울러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별 가이던스가 지수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금융·반도체·소비재 등 업종별 수익성 추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랠리인지 여부를 가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