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된 미국 경제지표 여파로 미 국채 가격 추가 하락…10년물 금리 4.328%로 상승

[채권시장 동향] 미국 국채 가격이 15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세가 뚜렷해지며 마감 시점에는 하락세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3.5bp(베이시스포인트)↑4.328%로 올라섰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채권시장의 약세 배경에는 미국 상무부·미시간대 등이 발표한 혼조된 경제지표가 자리한다. 투자자들은 소매판매 호조와 소비심리 악화,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이라는 엇갈린 시그널 속에서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과 경기 흐름을 가늠하려 했으나, 명확한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 소매판매: 예측치 부합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동일한 수준이며, 6월 수치를 0.9%로 상향 수정한 이후에도 양호한 확장세가 이어진 것이다. 자동차·부품점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ex-auto) 역시 0.3% 늘어나 예상을 충족했다.

② 소비심리: 예상 밖 급락
반면 미시간대학교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8.6으로 전월 61.7에서 크게 하락했다. 시장이 기대한 62.0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미시간대 조사팀은 “인플레이션·금리·정치 불확실성이 재차 고개를 들며 전 연령·소득층에서 심리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③ 기대인플레: 단기·장기 모두 반등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 4.5%에서 4.9%로 상승했고, 5~10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4%에서 3.9%로 뛰었다. 이는 최근 세 달 연속 하락세가 뒤집힌 것으로, 채권투자자들에게 금리 상단 장기화 가능성을 상기시켰다.

④ 수입물가·산업생산: 추가 변수
미 노동부는 7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0.2%)를 웃돈다. 연준이 주목하는 산업생산은 같은 달 0.2% 감소해 하락 반전했다. 제조업 경기 모멘텀 둔화가 확인된 셈이다.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 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로 금리 변동 폭을 정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 10년물 수익률: 10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로, 미국·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무위험 지표금리이자 경기·통화정책 전망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 잭슨홀 심포지엄: 연준이 주최하는 연례 정책 포럼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장·경제학자·투자자가 모여 거시경제·통화정책을 논의한다.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다.


전문가 해석 및 시장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소매판매가 견조하다는 사실이 소비 둔화를 둘러싼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동시에 소비자심리 급락기대인플레 반등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각인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올해 말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35%로 반영했는데, 이는 지표 발표 전보다 5%p가량 높아진 수치다.

채권 전문 운용사 PIMCO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10년 금리가 4.4%선까지 열려 있다”면서도 “경기 둔화가 실물 지표로 확인되면 연말엔 다시 4% 안팎으로 내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잭슨홀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 억제를 재확인하면 장기물 수익률이 4.5%를 테스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주에는 주택착공·기존주택판매·건축허가주택시장 지표가 연달아 발표될 예정이다. 주택 수요는 높은 모기지 금리로 위축된 상태여서, 해당 지표가 채권가격 변동성에 또 다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22~24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물가·성장 전망을 공유하면, 글로벌 채권시장은 그 발언 수위에 따라 재차 방향성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금리·물가·성장 전망 간 불확실성이 겹치며 미 국채시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 투자자들은 지표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준의 최종금리와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