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 호주의 AUKUS 잠수함 전력 거점인 HMAS 스털링(HMAS Stirling)과 그 인근 지역이 알파벳(Alphabet) 산하 구글(Google)과 호주 통신 인프라 기업 SUBCO가 계획 중인 3개의 신규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조용히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로이터가 열람한 문서에 기반한 내용이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초고속 해저 케이블은 인도양을 가로질러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잇고, 호주의 동·서 해안을 상호 연결하는 대역폭을 제공하며, 서호주 퍼스 남쪽 해역의 HMAS 스털링 기지 또는 그 인근에 상륙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호주 국방 당국이 디지털 회복력 강화를 중점 과제로 삼는 가운데 해당 기지는 급속히 확장되는 네트워크의 중심부로 부상하고 있다.
호주 서해안에 위치한 HMAS 스털링 해군 기지는 2027년부터 미 해군 지휘 하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4척을 수용할 예정이다. 이는 워싱턴과 캔버라가 중국 잠수함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미 해군의 전력을 인도양 연안에 전진 배치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SUBCO는 호주 동·서 해안을 연결하는 신규 대용량 해저 케이블이 HMAS 스털링으로 분기(branch)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개 자료에는 퍼스 시내 상륙(기지에서 북쪽으로 60km, 37.28 miles)참고만 언급되어 있다. 이는 기지 보안과 상업적 민감성을 고려한 비공개 리던던시 설계를 시사한다는 평가다.
SUBCO 설립자 비번 슬래터리(Bevan Slattery)는 “SUBCO와 구글이 구축 중인 이 새로운 항로는 호주가 지역 전체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허브로 기능하기 위한 용량과 회복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호주의 AI 야심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연결망의 확장 측면에서 SUBCO는 2022년 호주-오만 해저 케이블을 완공했는데, 이는 미 국방부가 자금을 일부 지원했고 디에고 가르시아(미·영 합동 공군기지)로 이어지는 ‘비밀’ 분기를 포함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선례는 군사·외교 거점과 상업 인프라를 병렬적으로 연결하는 최근 추세를 반영한다.
전략적 의미와 배치 지점
구글의 계획에는 호주 인도양 외딴 영토인 크리스마스섬(Christmas Island)으로 향하는 북쪽 노선과, 인도양을 가로질러 아프리카로 연결되는 추가 노선이 포함되어 있다. 두 노선 모두 HMAS 스털링에 인접한 마도라 베이(Madora Bay)에 상륙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구글 대변인은 상륙 시설이 “내륙 산업지대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해안선 생태계 영향 최소화, 물리적 보안, 토지 이용 인허가 등 복합 요인에 따른 입지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구글이 호주 동해안에 추진 중인 미국 연결 태평양 해저 케이블의 환경 영향 자료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와 호주·미국·일본·인도의 쿼드(Quad)가 해저 케이블 투자를 결정한 사실이 사업의 배경으로 명시돼 있다.
로이터는 지난주 구글이 크리스마스섬에 데이터 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 섬이 드론 및 자율 시스템 운용에 전략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문의에 대해 호주 통신·미디어청(ACMA)은 마도라 베이에 기존 케이블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계획이 아직 비공개 단계이거나, 규제 절차가 사전 검토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
인프라 회복력과 군사 운용
호주 당국에 따르면 내년부터 약 미 해군 인력 1,000명이 록킹엄(Rockingham)과 만두라(Mandurah) 지역에 거주하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전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지역 사회의 주거·교통·보안 수요를 동시에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트로브대 인도양 해양안보 전문가 샘 배시필드(Sam Bashfield)는 “군대도 다른 대규모 조직과 다르지 않다. 초고속 데이터 연결이 필요하며, 이는 기지 간, 동맹국 간, 그리고 외교 네트워크 간 연결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호주 해군참모총장 마크 해먼드(부제독·Mark Hammond)는 최근 “해저 케이블은 호주의 생명선이자 동시에 최대의 취약점”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케이블 파괴 사건이 증가 추세”라고 지적했다.
배시필드는 역사적으로 노선이 적었던 해역에 케이블을 다변화해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 회복력(resilience)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물리적 절단, 자연재해, 얕은 수역의 투저항 위험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다중 경로와 지리적 분산이 핵심이라는 진단이다.
환경·규제 쟁점
호주 환경 규제 당국은 구글의 서호주 해저 케이블 사업 심사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 대변인은 이 조치가 국가적 환경 중요 사안—특히 멸종 위기 및 도래(이주) 해양 종(種) 보호—을 추가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관련 문의에 “적용 가능한 모든 환경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해저 공사는 어류 산란장, 해양 포유류 이동 경로, 연안 서식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경평가와 완화(mitigation) 설계가 필수적이다.
배경·용어 설명
AUKUS: 호주(Australia)·영국(UK)·미국(US)의 안보 파트너십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협력과 첨단 기술(사이버, AI, 양자 등) 공유를 포함한다. 본 기사에서 HMAS 스털링은 호주의 AUKUS 해군력 운용 거점 가운데 하나다.
해저 케이블: 전 세계 데이터의 95% 이상이 오가는 핵심 인프라로, 위성 통신보다 지연(latency)이 낮고 대역폭이 크다. 다만 물리적 절단과 해저 지진, 의도적 훼손 등에 취약해 다중 경로 설계와 보호구간 지정이 중요하다.
HMAS 스털링: 퍼스 남쪽 가든 아일랜드 인근에 위치한 호주 해군의 서부 함대 거점 기지다. 인도양 접근성이 좋아 미 해군과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마도라 베이(Madora Bay): 퍼스 대도시권 남부 해안 일대로, 기사 내 계획에서는 상륙지점으로 언급된다. 구글은 상륙 시설을 내륙 산업지대에 배치한다고만 밝혔다.
크리스마스섬: 호주령 외딴 섬으로, 인도양 북동부 요충지다. 데이터 센터 및 케이블 결절점으로서 전략적 통신 거점 역할이 부각된다.
쿼드(Quad): 호주·미국·일본·인도 4자 협의체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급망·디지털 인프라·안보 협력 강화를 표방한다. 해저 케이블 투자는 회복력 제고의 핵심 축 중 하나다.
전문가 시각: AI ‘파이프’와 안보의 접점
분석 — 본 프로젝트의 핵심은 AI 시대의 데이터 파이프를 군사·외교 거점과 정렬시키는 데 있다.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 실시간 ISR(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 데이터 전송, 동맹 간 지휘통제(C2) 연동은 초저지연·초대역폭 링크 없이는 불가능하다. 동·서해안 연계+인도양 횡단의 복합 경로는 장애나 공격에 대한 리던던시를 높이고, 추적이 어려운 다중 경로를 통해 운용 보안(OPSEC)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
다만 환경 심사 중단은 일정과 설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적으로 멸종위기 해양종 보호와 케이블 회랑 지정의 균형을 요구하는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구체 노선의 미세 조정과 시공 방식 개선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또 규제 당국(ACMA 등)의 인지 여부는 향후 허가·감시 체계가 더욱 촘촘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약하면, 구글·SUBCO의 해저 케이블이 HMAS 스털링을 중심으로 구성될 경우, 호주는 AI 인프라 허브이자 연합 방위 네트워크의 결절점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게 된다. 동시에 물리적 보안과 환경 보호, 지역사회 수용성이라는 삼중 과제를 관리해야 하는 복합 전략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