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팩은행(Westpac Banking Corp)이 2025 회계연도 3분기(4월~6월) 실적을 발표한 결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하며 호주 4대 시중은행 중 선두권 실적을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팩은행의 현금 기준 이익(cash earnings)은 19억 호주달러(약 1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8억 호주달러 대비 1억 호주달러 늘었다. 로이터는 “완화된 금리 기조와 건실한 대출·예금 증가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무·시장(Treasury & Markets) 부문의 기여도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은행 측은 “유리한 금리 스프레드(예대 마진) 환경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예대 마진은 은행이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와 대출자에게 부과하는 금리의 차이를 뜻하는데, 통상 마진이 넓어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
웨스트팩은 이번 분기에 고객 예금이 100억 호주달러, 총대출이 160억 호주달러 각각 순증했다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주거용 모기지와 기업 대출 모두 고르게 늘었다”며 “금리 하락이 실물 수요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호주중앙은행(RBA)이 최근 6개월간 기준금리를 75bp(0.75%p) 인하하면서 금리는 12년 만의 고점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달 초 단행된 25bp 인하도 대출 수요에 축을 더했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의미한다.
웨스트팩은 “주택·기업 대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금리 동향과 거시경제 변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기준 이익(cash earnings)이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산출되는 법적 순이익(statutory profit)에서 비일반성 항목(일회성 손익, 헤지 회계 조정 등)을 제외한 지표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핵심 영업현금 흐름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한다.
웨스트팩의 3분기 결과는 호주 금융권 전반의 체력 회복을 방증한다. 경쟁사인 커먼웰스뱅크(CBA)와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NAB)도 금리 인하 국면에서 예대 마진을 지켜내며 견조한 이익을 시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웨스트팩이 자본비율(보통주자본비율·CET1) 12%대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소비 경기 둔화와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험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한편, 호주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범위(2~3%) 상단에 머무는 가운데 고용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RBA가 연말까지 추가로 25bp 내외의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은행주는 이에 따른 수익성 변동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망 및 함의
웨스트팩의 호실적은 호주 가계와 기업의 신용수요 회복, 그리고 완화적 통화정책의 조합이 낳은 결과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 폭과 속도,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은행권의 예대 마진 안정성은 달라질 수 있다. 투자자라면 순이자마진(NIM) 추이와 부실채권(NPL) 비중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