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100 등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기업 실적 호조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9월물 E-미니 S&P(▲0.43%)와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0.62%)이 개장 전부터 오름세를 보였으며, 현물 시장에서도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4% 상승, 다우지수는 0.26% 상승, 나스닥 100 지수는 0.60% 상승했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강세는 아리스타 네트웍스(+17%)와 매치그룹(+12%) 등 일부 기술·플랫폼 기업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데서 촉발됐다. 반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20%)와 AMD(-8%)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가이던스를 내놓으며 나스닥 상승 폭을 다소 제한했다.
1. 기업 실적이 주가 견인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실적 발표가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현재까지 S&P 500 기업 67%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3%가 순이익 전망치를 상회해 4년 만에 가장 높은 9.1%의 분기별 이익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클라우드 네트워킹 업체 아리스타 네트웍스(ANET)가 2분기 매출 22억 달러(컨센서스 21억 1천만 달러)를 기록하고 3분기 매출 전망을 22억 5천만 달러로 제시하며 S&P 500 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데이팅 플랫폼 매치그룹(MTCH)도 2분기 매출 8억 6,370만 달러를 발표하고 3분기 매출을 9억 1,000만~9억 2,000만 달러로 가이던스해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했다.
반면,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 기대가 컸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4분기 매출(57억 6,000만 달러)이 예상치(60억 1,000만 달러)에 미달했고, 1분기 매출 가이던스(60억~70억 달러) 중앙값도 컨센서스(65억 9,000만 달러)에 못 미치면서 20% 이상 급락했다.
2. 연준 금리 인하 전망 강화
지난주 부진한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와 전날 발표된 서비스업 PMI 하락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이를 연준이 9월 FOMC에서 25bp 인하를 단행할 계기로 해석하며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4%의 인하 확률을 반영했다(지난주 40%).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가까운 시점에 정책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해 비둘기파(완화적)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모기지 시장도 완화 흐름을 뒷받침했다. MBA 주간 모기지 신청 지수는 8월 1일로 끝난 주에 3.1% 증가했고,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은 6.83%에서 6.77%로 6bp 하락했다.
3. 관세 정책 변수
무역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인도 간 교역 비용이 높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제약 제품에도 “1주일 내” 관세를 추가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지난주에는 캐나다 일부 품목 관세를 25%→35%로 인상하며 10% 글로벌 최소 관세와 >15%의 불균형 무역 상대국 관세를 8월 7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고된 모든 관세가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상승해 2024년 2.3% 대비 대폭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4. 국채·유럽 시장 동향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222%(▲1.2bp)로 전일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날 재무부가 42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를 발행하는 쿼털리 리펀딩(Quarterly Refunding) 일정과 주식 강세로 안전자산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의 비둘기파 발언으로 낙폭은 제한됐다.
유럽 채권금리는 혼조세였다.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는 2.640%(▲1.6bp), 10년물 영국 길트 금리는 4.515%(-0.2bp)로 나타났다. 독일 6월 공장수주가 전월 대비 ‑1.0%로 예상을 하회하며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ECB 집행이사회 겸 오스트리아 출신 로버트 홀츠만 위원은 “추가 인하 근거가 사라졌다”며 보수적 입장을 밝혔다.
5. 해외 증시·섹터 동향
유럽 유로 Stoxx 50 지수는 0.16%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도 0.45%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225는 0.60% 올랐다.
한편, 뉴욕 증시 주요 상승·하락 종목은 다음과 같다. 아스테라 랩스(+29%), 링센트럴(+26%), 쇼피파이(+19%)가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했으며, 버텍스(-23%), 스냅(-18%), 코카콜라 유러퍼시픽(-8%) 등이 낙폭을 키웠다.
6. 용어·배경 설명
E-미니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축소 규모의 주가지수 선물 계약으로, S&P 500·나스닥 100 등 표준 선물보다 계약 크기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가 활용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다. 25bp(basis point)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쿼털리 리펀딩은 미 재무부가 분기마다 실시하는 중·장기 국채 발행 일정이며, 발행 규모 확대 시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할 수 있다.
비둘기파(Dovish)란 통화정책에서 완화적 스탠스를 선호해 금리 인하나 자산 매입 확대를 주장하는 그룹을 말한다.
7. 향후 일정
이번 주 투자자 관심은 기업 실적 발표와 무역 관세 발표에 집중된다. 7일(목) 발표 예정인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 대비 3,000건 증가한 22만 1,000건으로 예상되며, 2분기 비농업 생산성(전분기 대비 +2.0%)과 단위노동비용(+1.5%)도 공개된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4%,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 중이다.
같은 날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 기업으로는 에어비앤비, AIG, 맥도날드, 월트디즈니, 우버 등이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로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추가 유입될 수 있지만, 잇따른 관세 인상 발표가 기업 이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