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섹스 美 국방장관, 장기화된 무기 공급 협상 속 베트남 하노이 방문

하노이발(로이터) —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3일(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찾아 고위 베트남 지도부와 면담에 돌입한다. 이번 방문은 미·베 간 군사장비 공급 협상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5년 11월 2일, 로이터 통신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국방장관들과 연쇄 회담을 마친 뒤 이날 오후 하노이에 도착한다.

베트남 정부 소식통 두 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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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장관이 응우옌푸쫑 당 서기장(현 토 람), 레언꾹 대통령(현 레엉끄엉), 판반장 국방장관과 차례로 만날 예정”

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C-130 허큘리스 수송기S-92·치누크(Chinook) 헬기 도입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쟁점: C-130 수송기치누크 헬리콥터

두 기종은 각각 록히드마틴보잉이 제조하는 다목적 기체다. C-130 허큘리스1950년대부터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운용되는 중형 전술수송기로, 인원·화물·재해구호 등 다용도를 자랑한다. 반면 CH-47 치누크는 대형 쌍날개 회전익기로 최대 55명이 탑승하거나 12톤 탑재가 가능해, 산악·정글 지형이 많은 베트남 북부에서도 유용성이 크다는 평가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제 무기를 주력으로 써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부품·탄약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하노이는 무기 조달 다변화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2016년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한 뒤 양국은 여러 차례 실무 협상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공식 계약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른 소식통은 베트남 공안부 산하 경찰항공대S-92 헬기 2대 도입에 대해 잠정 합의를 맺은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치누크 2~3대 구매도 검토 중이며, 하노이 인근 신공항이 해당 기종 운용을 위해 설계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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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난항의 원인과 전망

전문가들은 가격, 금융조건, 기술이전 범위를 최대 난제로 꼽는다. 미국산 장비는 러시아·중국산 대비 고가인 데다, 인권·안보 관련 ‘캣사(CAATSA) 제재’* 우려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국가들과의 안보 네트워크 강화를 꾀하는 미국이 장기 저리 금융·훈련 패키지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CAATSA(제재대응법): 미국이 러시아·이란·북한과 방산거래를 수행하는 제3국·기관에 대해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률.

보잉·록히드마틴, “정부에 문의하라”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보잉 측은 “세부 질의는 정부와 협의하라”는 입장을 내놨고, 록히드마틴미 국방부, 베트남 정부 대변인은 영업시간 외라며 공식 답변을 내지 않았다.

전문가 시각

동남아 군사전략을 연구하는 퇴직 장성 A씨는 “베트남은 남중국해 분쟁과 맞물려 상대적 열세인 공중·해상 전력을 신속히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치누크와 C-130 같은 ‘즉시 배치 가능 자산’은 운용 경험이 적더라도 단기간에 전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 협상 전문 교수 B씨는 “베트남 공산당 내부에서도 친러·친미 노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가의 미국산 무기 도입은 정치적 결단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번 회담에서 금융조건·훈련지원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 계약 체결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용어 한눈에 보기

  • C-130 허큘리스: 최대 20톤 적재, 40여 년간 검증된 다목적 수송기.
  • CH-47 치누크: 고정익 항공기가 내려앉기 힘든 산악·해상에서 화물·병력 수송에 특화.
  • S-92: 해상 탐색구조(수색·구조)와 VIP 수송용으로 널리 쓰이는 중형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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