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다수, 성장 둔화 고려해 추가 완화 지지…의사록 공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다수는 대내외 성장 모멘텀 약화를 고려해 앞으로 수 주 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금통위는 8월 28일 정례회의에서 6대 1의 표결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표결은 예상과 일치했으나, 다수 위원이 향후 완화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성환 위원은 의사록에서 “관세 정책의 충격이 연말로 갈수록 보다 뚜렷해지면서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유일하게 25bp(0.25%p) 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산출 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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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록에 따르면 다른 위원들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며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개월 내 추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공유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우려된다는 점에서 정책 시점과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연내 경기 하방 압력이 완화되지 않는 한 통화정책은 더욱 완화적이어야 한다.” — 의사록 중 한 위원 발언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산 수입 제품에 대한 15% 관세 상한 유지 ▲3,500억 달러 규모 투자펀드 조성 등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세부 조율이 지연되면서 협상 타결 시점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통화당국은 협상 지연이 수출과 투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사록은 의결 과정에서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의 균형을 담지만, 반대표를 던진 인사만 실명을 공개한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동결에 반대했던 신성환 위원의 이름만 공표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으나,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성장률까지 미약해지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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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리스크란 무엇인가?

가계부채는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의미하며,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가계부채 비율을 기록하고 있어, 금리 인하 시 부채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통화정책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추가 인하’에 무게를 두되, 시계(視界)를 좁혀 10~11월 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지연될 경우, 성장 둔화 우려가 한층 커져 한은이 조기에 행동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재차 과열되면 정책 결정이 미뤄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와 정책 신호 모두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