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상승 여력 소진 우려 속 “중립” 등급
글로벌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 Inc.)가 피퍼 샌들러(Piper Sandler)로부터 투자의견 하향을 통보받았다. 증권사는 최근 주가 랠리 이후 상승 여력(upside)이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기관 영업 부문에서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피퍼 샌들러는 메트라이프 주식을 기존의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한 단계 내렸다. 동시에 목표주가 84달러를 유지하면서, 현재 주가가 목표치 대비 10% 이내에 근접해 ‘공정 가치(fair value)’ 영역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는 목표주가 산정 근거로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의 8.5배라는 밸류에이션 배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생명보험 업종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라이프 주가는 올 들어 견조한 자본 배당 정책과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기반으로 강세를 이어왔으나, 향후 실적 모멘텀과 시장 기대치가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모멘텀 “이미 가격에 반영”
피퍼 샌들러는 특히 캐리엇 리(Chariot Re) 재보험 SPC 설립과 파인브리지(PineBridge) 인수 뒤 투자운용 부문 분리 상장이라는 두 가지 촉매(catalyst)가 ‘이미 지나간 호재’로 시장에 충분히 인지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
“이들 이벤트는 이미 발생했고,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다”
”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다가오면, 연금부채 이전(pension risk transfer·PRT) 등 기관 스프레드(Spread) 비즈니스 전반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대체자산운용사(Alternative Asset Manager)와 상호회사(Mutual Insurer) 등이 공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개념 설명: PRT·대체운용사·상호회사란?
PRT(연금부채 이전)는 기업이 보유한 확정급여형(DB) 연금 부채를 보험사에 일괄 이전해 관리·운용·지급 책임을 넘기는 거래를 말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대체자산운용사는 사모펀드·헤지펀드·부동산펀드 등 전통 주식·채권 외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운용사를 지칭한다. 상호회사는 주주가 아닌 계약자(가입자)가 소유·통제권을 갖는 보험사 형태로, 잉여금을 배당 대신 계약자 배분에 활용할 수 있어 장기적 가격 경쟁력이 있다.
금리 인하가 부를 ‘양날의 검’
보고서는 금리 하락이 부동산 거래 회복과 변동형 투자수익(variable investment income) 증대를 촉진할 여지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몇 개 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메트라이프 주가는 2025년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꾸준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그리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퍼 샌들러는 “평가 매력(valuation upside)이 제한적이고, 기관 영업 경쟁은 확대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전문가 시각
국내 자본시장에 정통한 보험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시장금리와 경쟁 구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기관전용 연금 이관·사채 기반 상품의 스프레드 수익이 보험사 수익구조의 핵심인 만큼, 금리 변화에 따른 조달·운용 마진 축소 여부가 관건이란 설명이다.
또한 국내 보험사들도 장기채금리 하락 시 PRT·배당보장형 상품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와 자본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향후 체크 포인트
전문가들은 2025년 4분기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 메트라이프의 자본배당 정책 변경 여부, 그리고 Chariot Re의 재보험 구조조정 성과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또한 대체운용사·상호회사 자본 유입 속도가 빨라질 경우, 글로벌 보험업계의 수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