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투자등급·채권시장]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T-모바일 US(NASDAQ: TMUS) 계열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T-Mobile US Trust(TMUST) 2022-1’의 등급을 전격 상향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Class B 노트를 ‘AAsf’에서 ‘AAAsf’로, Class C 노트를 ‘Asf’에서 ‘AAsf’로 각각 올렸으며, 이미 최고 수준(‘AAAsf’)이던 Class A 노트는 그대로 유지했다. 세 트랜치(tranche) 모두 전망(Outlook)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됐다.
등급 상향의 배경 — 크레딧 인핸스먼트 호조
피치는 이번 조치의 근거로 크레딧 인핸스먼트(credit enhancement) 확대와 자산풀(asset pool) 전반의 견조한 성과를 들었다. 크레딧 인핸스먼트란 후순위 채권, 초과담보(overcollateralization), 준비금 계정(reserve account)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구조적 장치를 의미한다.
이번 리뷰 결과, Class A·B·C 노트의 신용보강률은 각각 49.39%, 32.62%, 15.85%로 뛰었다. 이는 2022년 발행 시점의 19.50%, 14.50%, 9.50% 대비 두 배 이상 개선된 수치다. 총 1.00% 규모로 설정된 비감소형(non-declining) 리저브 계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안정성을 높인 요인으로 평가됐다.
발행 구조와 자산 특성
TMUST 2022-1 거래는 T-모바일 파이낸셜(T-Mobile Financial LLC) 및 그룹 계열사가 소매 고객에게 휴대폰 단말기를 할부 판매하며 발생한 무담보 할부계약(Equipment Installment Plan)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2년간의 리볼빙 기간이 2024년 11월 종료되면서 본격 상환(amortization)이 시작됐고, 그 과정에서 자산풀의 질적 구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피치는 분석했다.
특히 가입 기간 60개월 이상 고객 비중이 2025년 7월 현재 61.58%로, 최초 발행 시 46.29%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장기 가입자는 해지율·연체율이 낮아 기초자산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가중평균 FICO(신용) 점수는 706으로, 미국 소비자 평균(약 715)에 근접한 ‘우량 수준’을 유지 중이다.
피치 베이스 시나리오상 잔여 기본부도율(base-case remaining default rate)은 3.45%로 추정됐다. 이는 고객 테너(tenure) 개선과 과거 24개월 간 안정적인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퍼포먼스 지표 — 낮은 연체·상각률
현재 91일 이상 연체된 대출비중은 0.44%에 불과해, 트리거(위험 경보선)인 2.00%를 크게 밑돈다. 직전 3개월의 연 환산(annualized) 평균 대손상각률(write-off)은 5.00%로, 트리거 10.00%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지표는 팬데믹 이후 소비자 금융환경이 다소 악화된 가운데서도 해당 풀(pool)의 성과가 시장 평균을 상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T-모바일의 기업 신용과의 연계성
피치는 다만 “기초자산 서비스 제공자이자 네트워크 운영사인 T-모바일의 기업 신용등급 ‘BBB+’(Stable)가 ABS에 간접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서비스 시스템 장애 또는 파산 시 운용리스크가 ABS 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T-모바일의 재무 레버리지와 현금흐름 창출력은 양호하다고 평가됐다.
전문가 시각 — 구조화금융 시장에 주는 시사점
국내외 ABS 투자자들에게 이번 사례는 통신사 단말기 할부채권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자산군이 투자등급 최고수준(AAA)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용보강이 충분히 쌓이고 실적이 우수하다면, 경기변동에 덜 민감한 리테일 통신서비스 기반 현금흐름도 우량 담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화금융 시장의 다각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또한 크레딧 인핸스먼트 단계별 변화를 면밀히 추적하면, 후행 ABS 투자에서도 트랜치 간 위험·수익 비율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번처럼 리볼빙 종료 뒤 초과담보 비율이 대폭 상승하는 구조라면, 초기 발행 시점보다 오히려 리스크 프로파일이 개선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요 용어 풀이
크레딧 인핸스먼트(Credit Enhancement)는 ABS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정되는 구조적 장치다. 후순위 채권 서브오디네이션(subordination), 초과담보(OC), 리저브 계정 등이 대표적이다.
리볼빙 기간(Revolving Period)은 발행사가 일정 기간 동안 기존 채권을 상환하지 않고 새 담보자산으로 교체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리볼빙이 끝나면 본격 상환(amortization)이 시작돼 자산풀 구성이 고정된다.
트리거(Trigger)는 자산 성과가 일정 임계치를 밑돌 때 구조적 보호 장치가 작동하도록 설계된 위험 경보 장치다. 예컨대 연체율·손실률이 정해진 수준을 넘으면 조기 상환·현금흐름 재배분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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