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매트 트레이시 기자가 보도한 원문을 바탕으로,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INTC)의 신용등급이 피치(Fitch Ratings)에 의해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피치는 인텔의 장기발행자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낮추고, 부정적(네거티브) 전망을 부여했다. 이는 정크등급(투기등급)까지 단 두 단계만을 남겨둔 수준이다.
피치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인텔이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네덜란드 기업 NXP반도체, 브로드컴(AVGO), AMD 등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향후 12~14개월 동안 최종 시장(엔드마켓) 회복, 신제품 성공적 출시, 순부채 감축이 모두 이뤄져야만 인텔이 최근 잃어버린 등급을 회복할 수 있다”
고 피치 애널리스트들은 평가했다.
피치는 인텔이 비슷한 등급의 경쟁사들보다 시장 지위는 우월하지만,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실행 리스크’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행 리스크란 계획한 기술·제품 로드맵을 예정대로 달성하지 못해 실적이 훼손될 위험을 의미한다.
현재 인텔은 PC와 전통적 기업용 서버 부문에서 여전히 강력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는 퀄컴(QCOM)과 AMD가 PC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경쟁 압박이 심화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PC 출하량을 확대하고, 동시에 대차대조표상 부채를 줄여야 신용등급 회복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피치는 인텔의 유동성(현금흐름) 상황이 “건전(solid)”하다고 평가했다. 6월 28일 기준 인텔은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투자 212억 달러(약 28조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70억 달러 규모의 미사용 리볼빙 크레딧 라인도 확보하고 있다. 또한 2026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50억 달러 한도의 364일 리볼버 역시 아직 미인출 상태다.
한편 S&P 글로벌(S&P Global)은 지난해 12월 인텔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무디스(Moody’s Ratings)도 지난해 8월, 인텔의 선순위 무담보(우선순위) 채권 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 용어 해설 및 전문적 인사이트1
① BBB 등급은 투자등급 범주이지만, BBB- 이하로 내려가면 투기등급(정크본드)에 편입된다. 따라서 BBB 기업은 금리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확대에 민감하다.
② 리볼빙 크레딧 라인(리볼버)은 필요한 시점에 단기적으로 인출할 수 있는 한도성 대출이다. 아직 사용 전이면 유동성 여력을 의미한다.
③ 실행 리스크는 반도체 설계·제조·공정 전환이 제때 완료되지 않을 때 실적이 급변할 수 있다는 위험이다.
전망 및 기자 의견으로, 연쇄적인 등급 강등은 인텔이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투자 제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capex)와 첨단 공정 전환을 추진 중인 인텔에게는 외부 자금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BBB 등급 유지는 금융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PC·서버 수요가回復되지 않을 경우 추가 하향 압력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업계와 투자자들은 향후 1년간 인텔의 매출, 마진, 부채 감축 속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