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스텔란티스 신용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전환 계획 실행 리스크 부각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스텔란티스 N.V.(NYSE: STLA)의 장기 발행자 기본등급(IDR) 및 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도, 신용전망(outlook)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했다. 아울러 피치는 ‘상업적 사유(Commercial Reasons)’를 들어 이날 발표 이후 모든 등급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피치는 이번 전망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전사적 구조조정·전기차 전환기업 정상화(turnaround) 계획에 따른 불확실성과 실행 리스크를 꼽았다. 특히 지난해 100억 유로 규모의 현금 유출로 스텔란티스의 자유현금흐름(FCF) 마진이 크게 악화돼, 피치가 설정한 EBITDAnet 레버리지 민감도 상의 여력이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치는 “

2025년에도 FCF 마진은 마이너스 영역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라며 현금 유출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추가 자본조달 부담이 가중될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1H25 실적 충격…3.3억 유로 손실·순손실 전환

스텔란티스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1H25)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미국·유럽 자동차 수요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프로그램 취소 비용, 플랫폼 자산손상, CAFE(기업 평균 연비) 벌금률 상향 등의 영향으로 약 33억 유로(EUR 3.3 billion)가 영업이익에서 차감됐다. 그 결과 회사는 1H25에 순손실(net loss)을 기록했다.

※ 용어 설명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제도는 제조사의 차량 평균 연비가 기준치를 밑돌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미국 환경 규제다. 최근 벌금 환산 단가가 인상되면서, 연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제조사에 대규모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피치 “하반기 소폭 회복 전망…EBIT 마진 2% 수준”

피치는 하반기(2H25)부터 신모델 출시, 재고 정상화에 따른 가격 환경 개선 등으로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025년 연간 영업이익률(EBIT Margin)은 약 2%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2026년에는 4%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이는 여전히 글로벌 동종 업체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새 CEO 안토니오 필로사 체제…현금소진 우려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 초까지 시장점유율 반등, 전동화 로드맵 가속,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유럽 사업장 구조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피치는 이러한 전략적 과제가 대규모 선투자(capex)현금 유출을 수반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부채비율(Leverage)이 단기간에 높아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경영진은 2025년 미·중 무역 관세15억 유로(1.5 billion) 규모의 손익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1H25에 3억 유로가 반영됐다. 현재 스텔란티스가 미국 판매 물량의 약 40%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불확실성 노출도가 높다는 점이 리스크로 지목된다.


동종업계와 비교되는 사업 포트폴리오

피치는 스텔란티스의 규모의 경제를 고려할 때,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 현대차,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글로벌 대중차 메이커와 유사한 ‘BBB’ 사업지위를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시장 비중이 낮아 지리적 다각화 측면에서는 폭스바겐·도요타보다 열위이며,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BMW·메르세데스-벤츠·포르쉐·아우디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현금 유동성 전망

피치는 2025~2028년 스텔란티스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50억~300억 유로를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30억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으며, 운전자본·제한성 현금 조정을 포함한 수치다.


전문가 시각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들은 “피치의 부정적 전망은 전기차 전환 가속화가 가져올 비용 부담미·중 무역 갈등 같은 외부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신흥시장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