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마, 공모가 주당 33달러로 확정…예상 범위 상회하며 NYSE 입성

피그마(Figma)가 기업공개(IPO)에서 주당 33달러라는 확정 공모가를 제시했다. 이는 사전에 안내된 30~32달러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시장 기대감을 반영한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약 12억 달러가 조달됐으며, 그 상당 부분이 기존 주주들에게 환원될 예정이다. 피그마의 주식은 31일(현지 기준 목요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티커 ‘FIG’로 상장돼 거래를 시작한다.

짐 크레이머가 해설하는 피그마 IPO

이번 상장은 최근 기술기업 중심으로 서서히 재개되고 있는 미국 공모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올해 들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인공지능(AI) 인프라 제공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며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고, 온라인 은행 차임(Chime), 헬스테크 기업 힌지 헬스(Hinge Health)오마다 헬스(Omada Health) 등도 잇달아 상장을 완료했다.

공모가 기준 피그마의 기업가치는 약 193억 달러로 평가된다. 앞서 어도비(Adobe)가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2023년 규제 당국의 제동으로 거래가 무산되면서 어도비는 피그마에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한 바 있다.


가격 결정 과정과 투자자 지분

피그마는 29일 수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예상 공모가 범위를 30~32달러로 상향 조정한 지 이틀 만에 그보다 높은 33달러로 최종 확정했다.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딜런 필드(Dylan Field)는 상장 직전 5,660만 주를 보유해 최대 개인 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의결권 기준 추가로 2,670만 주를 통제한다.

기관 투자자 가운데서는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6,590만 주(지분율 17%)로 최대 주주이며, 그레이록(Greylock)이 16%,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가 14%,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 8.7%를 보유한다. 이들 대주주는 모두 이번 IPO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실적 현황

피그마가 제출한 최신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6월 마감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2억4,700만~2억5,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5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 사이로, 전년 동기 8억9,430만 달러 손실(주식보상 비용 포함)에서 급격히 개선됐다.

3월 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매출은 46% 증가한 2억2,820만 달러, 순이익은 1,497만 달러에서 4,490만 달러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회사 개요와 글로벌 확장

피그마는 2012년 딜런 필드와 에번 월리스(Evan Wallace)가 공동 설립했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하며, 프랑스·독일·일본·싱가포르·영국에도 지사를 운영한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협업 플랫폼을 제공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브라우저에서 UI·UX 디자인을 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그마는 웹 브라우저 하나만으로도 팀원 간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포스트 어도비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디자인 툴로 평가받는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의미

시장 전문가들은 공모가 상향이 투자수요 강도를 방증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어도비 인수 무산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고성장·흑자 기조가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기술주 고평가 논란, 금리·통화정책 불확실성, 경쟁 심화 등이 단기적인 조정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IPO 시장이 재가동되는 ‘시금석’ 사례로서, 후속 대형 기술기업들의 상장 일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용어 해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미국 달러 등 실물 자산 가치에 1: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시세 변동성이 낮아 결제 및 자금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AI 인프라스트럭처는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GPU(그래픽처리장치),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스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편, CNBC 간판 프로그램 ‘Mad Money’의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상장 전날 방송에서 “피그마가 여전히 높은 성장성과 견고한 고객 기반을 보유한 만큼,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피그마의 상장 성과는 향후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뿐 아니라, 거대 테크 플랫폼과 스타트업 간 경쟁 구도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공모주 흥행이 지속될 경우, 기술기업 IPO가 본격 재개되는 ‘세 번째 물결’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