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의 회담서 즉각 휴전 결렬…젤렌스키, 트럼프와 조속 회담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 중인 모습
Andrew Harnik |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수 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나 즉각적인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5년 8월 1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회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모두가 공감한 최선의 해결책은 단순한 휴전이 아닌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휴전 합의는 자주 무너지지만, 평화협정은 전쟁 자체를 끝낸다”며 기존 ‘즉각 휴전’ 강조 기조에서 한발 물러난 듯한 발언을 남겼다. 이는 우크라이나 및 유럽 각국이 요구해 온 ‘지속가능한 휴전’과 사뭇 결을 달리하는 메시지다.

“It was determined by all that the best way to end the horrific war between Russia and Ukraine is to go directly to a Peace Agreement, which would end the war, and not a mere Ceasefire Agreement, which often times do not hold up.” — Donald Trump, Truth Social, 2025.08.16

이에 대해 EU 주요 4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향후 어떤 형태의 협상이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푸틴의 입장에 더 근접해 가고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휴전이 지체되면서 러시아군은 제재 부담 없이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상원의원 안드레이 클리샤스는 워싱턴포스트에 “새로운 유럽·국제 안보 체제가 의제에 올랐으며 모든 이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살상과 전쟁 종식을 둘러싼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역시 “젤렌스키 및 유럽 지도자들과 밤새 통화했다”며 17일(현지시간) 월요일 오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회동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후 푸틴 대통령과의 추가 회담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성명을 내 “회담은 매우 솔직하고 의미 있는 자리였으며, 필요한 결단에 가까워졌다”고 자평했다.


용어 풀이 및 플랫폼 설명

1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은 2022년 출범한 트럼프 전용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트럼프는 트위터 계정이 정지된 이후 대부분의 공식 성명을 이 플랫폼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2텔레그램(Telegram)은 러시아 출신 개발자가 만든 암호화 메시징 앱으로, 정부 검열 우려가 적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 교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 시각

이번 회담은 휴전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평화협정이란 더 큰 목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휴전 없이 협상만 장기화될 경우 민간인 희생전선 교착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와의 타협’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만남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푸틴과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평화협정에는 영토 문제, 안보 보장, 제재 완화 등 난제가 산적해 있어, 다자간 장기 협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