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동시 참석…중국 ‘세계 2차대전 승전 80주년’ 초대형 열병식

베이징 톈안먼 광장미사일, 전차, 전투기로 가득 차며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2025년 9월 3일,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9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여 명의 해외 정상들을 초청해 행사를 주재했고, 열병식은 사전에 치밀하게 안무된 동선에 따라 진행됐다. 그는 열병대를 검열하면서 리무진 위에서 “동지들,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쳤다.

시진핑·푸틴·김정은사진=Sputni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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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열병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얀마 군정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서방 국가 정상들이 거의 불참한 가운데 비서방권 지도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 동선과 장비 전시

열병대는 베이징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長安)대로를 따라 이동하며 톈안먼 광장과 자금성(고궁) 앞을 지나갔다. 구스스텝(goose-stepping)이라 불리는 고각도 보행으로 발을 높이 들어올린 인민해방군(PLA) 장병들이 대열을 이뤘고, 전략미사일, 최신형 전차, 자주포, 초음속 드론 등 신형 장비가 차례로 등장했다.

중국 국기 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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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와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승리를 기린다“며 “강군몽(强軍夢·강한 군대를 통한 중국몽 실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지들, 수고가 많다!” ― 시진핑 주석, 열병 부대 검열 중


용어 설명

구스스텝은 양 다리를 직각에 가깝게 높이 들어 올리며 행진하는 군대식 보행법으로, 18세기 프로이센군에서 유래해 과시적 군사문화의 상징으로 통한다. 오늘날에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일부 국가의 대규모 열병식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번 행사에 대한 분석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북한 정상의 동시 참석을 두고 중·러·북 전략 공조 메시지가 극대화됐다고 평가한다. 서방의 제재와 고립에 맞서 ‘반(反)미 전선’을 구축하려는 외교·안보 전략이 열병식 무대를 통해 구현됐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패권 경쟁 구도에서 스스로를 ‘대안적 세계 리더’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행사에는 1945년 당시 참전 용사들도 초청돼 80주년의 역사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들에게 “조국은 여러분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훈장을 수여했다.

참전용사

행사 말미에 전투기 편대가 초음속 굉음을 내며 상공을 선회했고, 톈안먼 광장 상공에는 붉은·노란 연기가 피어올라 중국 국기 색상을 형상화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평화 수호 의지와 국방 현대화 성과“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보도했지만, 서방 주요국 정상 대부분이 불참하면서 미·중 간 전략 경쟁의 균열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전망

국제사회는 이번 열병식을 통해 중국이 신형 무기를 공개하며 극초음속 전력핵·미사일 억지력을 한층 강화했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러시아·북한과의 연대 시그널 역시 강화돼, 유라시아 안보 지형의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 둔화와 부동산 위기로 내상을 입은 국내 민심을 결집하기 위한 ‘애국주의 카드’로 이번 열병식을 활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전시에 준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는 국민국가 통합 및 외교적 존재감을 동시에 겨냥하는 상징적 이벤트로 기능했다.

CNBC의 빅토리아 여(Victoria Yeo) 기자가 본 보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