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관세 영향 전망치 5억 달러 상향…시간외 거래서 주가 4% 하락

디트로이트발(美) — 포드 모터 컴퍼니(Ford Motor Co.)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의 수입 관세로 인한 연간 비용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드 주가는 장 마감 뒤 진행된 애프터마켓(시간외 거래)에서 약 4% 하락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2분기에만 8억 달러 규모의 관세 비용을 인식했으며, 연간 기준 관세로 인한 총 매출 차감 효과를 기존 전망치보다 5억 달러 늘어난 3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셔리 하우스(Sherry Hous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

멕시코와 캐나다산 부품·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알루미늄·강철 등 원자재에 대한 관세 역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2분기 핵심 재무 지표

포드의 2분기 매출은 50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그러나 주당순이익(EPS)은 37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이는 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 33센트를 상회한 수치다. 동기간 순손실은 3,6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3열 전기 SUV 출시 취소에 따른 특수충당금과 5억7,000만 달러 규모의 리콜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연간 가이던스(전망치)도 조정됐다. 포드는 올해 조정 영업이익(EBIT)을 65억~7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2월에 제시했던 70억~85억 달러에서 하향된 값이다.


관세 부담, 경쟁사 대비 완화됐으나 여전히 ‘압박’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 내 판매 차량의 약 80%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는 제너럴 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Stellantis)에 비해 약 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국내 생산 비중’ 덕분에 포드는 관세 충격을 일부 완충했지만, 여전히 알루미늄·강철·구리에 대한 높은 관세와 희토류(rare-earth) 영구자석 공급 차질이 비용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경쟁사 실적도 관세 악영향을 증명한다. GM은 같은 분기 관세로 11억 달러 손실을 입었고 연간 40억~50억 달러의 비용을 예상한다. 스텔란티스도 올해 약 17억 달러의 관세 부담을 예고했다.


‘제로·제로·제로’ 판촉전략과 내연기관 판매 호조

포드는 최근 ‘Zero-Zero-Zero’(0달러 계약금, 48개월 0% 이자, 90일간 무상 할부) 캠페인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내연기관(가솔린) 차량 판매는 해당 프로모션 효과로 15.5% 증가했으며,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수요가 뛰었다. CFRA 리서치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매출 호조는 가격 책정(Pricing) 파워를 입증하지만, 마진 압축은 원가 부담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전기차(EV) 부문 적자·품질 리스크가 중장기 과제

포드는 EV 및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2분기 13억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초 해당 부문에서 2025년 최대 55억 달러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9월에는 소비자 세액공제 7,500달러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EV 수요가 추가로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품질 문제와 잦은 리콜도 해결 과제다. 짐 팔리(Jim Farley)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취임 후부터 ‘품질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지만, 올해도 업계 최고 수준의 리콜 건수를 기록 중이다. 대규모 리콜은 직접적인 수리 비용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중장기 수익성에 부담을 준다.


용어·배경 설명

관세(Tariff)는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수지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은 2022년 이후 국가 안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명분으로 멕시코·캐나다뿐만 아니라 철강·알루미늄 등 전략 자원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글로벌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발 공급 차질은 전기차 생산 리드타임과 원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전망 및 시사점

시장 전문가들은 포드가 내연기관 시장에서의 가격 공세로 단기 매출을 방어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관세·원자재 가격·품질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본다. 특히 EV 부문 대규모 투자와 정부 보조금 축소가 겹치면 현금흐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 기반의 대미(對美) 회귀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