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박스: 미국에서 제약사들, 소비자 직접 판매와 약가 인하 발표

미국 제약업계가 소비자 직접 판매(Direct-to-Consumer, DTC)약가 인하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가 인하와 약국·보험사·약가협상관리업체 등 이른바 “중간상(middlemen)”을 배제하자는 요구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처방약 가격 인하와 유통구조 단순화를 목표로 ‘중간상’ 제거를 촉구했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2026년 초 정부 운영 약가 비교·구매 웹사이트 ‘TrumpRx.gov’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처방약을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미국 환자들은 처방약에 대해 다른 선진국 대비 거의 3배에 달하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7개 대형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의 과감한 인하를 요구했다. 아래는 최근 미국에서 직접 판매와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한 제약사들의 개요로, 알파벳 순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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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과 맥락
– GLP-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로, 체중감량 및 당뇨 치료에 쓰이는 계열의 약물이다1.
Medicare·Medicaid: 각각 연방 노인·장애인 의료보장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으로, 미국 처방약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Pharmacy Benefit Manager(PBM): 보험사·고용주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협상을 수행하는 약가관리업체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PBM과 복잡한 유통 구조가 환자 체감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자주 지목돼 왔다.


ASTRAZENECA (아스트라제네카) [/equities/astrazeneca-plc-ads]
아스트라제네카는 10월 10일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의약품을 메디케이드(Medicaid)할인가로 판매하는 대신, 3년간 관세 유예를 제공받는다. 또한 CEO 파스칼 소리오(Pascal Soriot)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TrumpRx 웹사이트를 통해 일부 약품에 최대 80% 할인을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BRISTOL-MYERS SQUIBB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equities/bristol-myer-squiib]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는 9월, 미국 내 적격 환자를 대상으로 혈전 치료제 ‘엘리퀴스(Eliquis)’판상 건선 치료제 ‘소틱투(Sotyktu)’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특히 소틱투는 정가 대비 8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ELI LILLY (일라이 릴리) [/equities/eli-lilly-and-co]
일라이 릴리는 6월, 인기 체중감량제 제프바운드(Zepbound)상위 두 용량현금 지불 고객에게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8월 초부터 직배송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목요일, 트럼프 대통령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equities/novo-nordis])와 함께, GLP-1 계열 체중감량 약물 가격을 Medicare·Medicaid 및 현금 결제자에게 인하하는 합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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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K KGaA (메르크 KGaA) [/equities/merck-kgaa]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크 KGaA는 합의를 통해, 독일계 메르크가 생식보조(난임) 치료제고날-에프(Gonal-f), 오비드렐(Ovidrel), 세트로타이드(Cetrotide)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 가지 약물을 체외수정(IVF)에 함께 사용할 경우, 정가 대비 84%복합 할인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메르크가 미국에서 출시하는 모든 신약에 대해 다른 선진국과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NOVO NORDISK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는 8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요건을 충족하는 현금 결제자를 대상으로, 오젬픽(Ozempic)월 499달러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판매 채널은 자체 약국GoodRx원격의료 플랫폼의 제휴망을 포함한다. 앞서 4월에는 Hims & Hers, Ro, LifeMD 등과 협력해, 위고비(Wegovy)현금 결제 미국 고객에게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일라이 릴리와 함께 목요일, 미국 정부와 GLP-1 체중감량제의 Medicare·Medicaid 및 현금 결제자 대상 가격 인하에 합의했으며, TrumpRx 사이트를 통한 제공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PFIZER (화이자) [/equities/pfizer]
10월, 화이자와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통해, 미국 제약사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서의 처방약 가격을 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관세 유예를 받는다고 밝혔다.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CEO는, 화이자가 연구개발(R&D) 및 국내 제조7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3년간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적용 유예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PhRMA (미 제약산업협회)
9월, 미국 제약 로비단체인 PhRMA는 환자들이 제조사로부터 직접 처방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웹사이트 AmericasMedicines.com내년 1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OCHE (로슈) [/equities/roche-hldg]
7월, 토마스 쉬네커(Thomas Schinecker) CEO는 미국 정부와의 협의의 일환으로, 로슈가 미국에서 처방약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 모델이 무보험자·보장 미비자뿐 아니라, 보험 적용 경로 대비 현금가를 비교하는 보험 가입자들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NOFI (사노피) [/equities/sanofi-aventis]
9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유효한 처방전이 있는 모든 미국 환자에게, 보험 상태와 무관하게 자사 모든 인슐린 제품한 달분35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WISP (위스프)
9월, 여성 원격의료 서비스 업체 위스프(Wisp)체중 관리 제품군을 확대해,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의 인기 약물을 보험 없이 판매·문앞 배송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오젬픽 598달러, 위고비 558달러, 마운자로(Mounjaro) 489달러로 책정됐으며, 초진 상담, 월별 추적 관리, 배송 비용이 포함된다.

ZEALAND PHARMA (질랜드 파마)
9월, 질랜드 파마는 로슈와 공동 개발 중인 실험적 체중감량제의 미국 유통 전략으로, 전통적 보험 채널과 함께 환자 직접 판매 모델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종합
이번 조치들은 약가 인하, 직접 판매, 관세 유예정부 플랫폼(TrumpRx.gov) 활용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GLP-1 계열 체중감량제당뇨·인슐린 등 수요가 높은 영역에서의 현금 결제자 대상 가격 인하가 두드러진다. 미국 보건 프로그램(Medicare·Medicaid) 대상 가격 협상과 더불어, 유통 단계 단순화에 대한 기업들의 시도는 환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제약사들이 가격 결정권을 보다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구조로의 변화를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