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가 알파벳(Alphabet)(구글 모회사)과 레딧(Reddit)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대폭 올리며 두 기업의 광고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조정은 두 종목에 대해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한 가운데 이뤄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는 알파벳의 목표주가를 종전 주당 220달러에서 2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레딧의 목표가 역시 210달러에서 290달러로 38%가량 높였다. 은행 측은 “광고주 현장 점검(ad checks) 결과가 확연히 개선됐고, 미국 반독점 소송 판결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재레이팅)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알파벳(구글) — 반독점 리스크 완화와 광고 가속
파이퍼 샌들러는
“구글은 경쟁사와 일부 데이터를 공유하고, 경쟁 배제를 금지해야 한다는 법원 명령을 받았지만, 크롬·안드로이드 분사와 같은 강도 높은 시정 조치는 피했다”
며 “수년간 주가를 눌러온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알파벳 주가가 ‘복수 확장(다중 확대, multiple expansion)’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은행이 자체 집계한 Ad Buyer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3분기까지 구글 광고 집행액이 추가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YouTube 광고비는 두 자릿수 초반(10%대 초중반), 검색(Search) 광고는 한 자릿수 중반(5%대 중후반)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뚜렷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Overweight 등급이란, 벤치마크 대비 상대적 초과 수익이 예상되는 종목을 뜻한다. 또한 ‘복수 재평가(multiple re-rating)’는 주가수익비율(PER)·주가매출비율(PSR) 등 밸류에이션 지표가 상향 조정돼 주가 상승 여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기관투자자에게는 목표주가 변화뿐 아니라 이 같은 평가 지표의 변화가 매수 타이밍 판단에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니(Gemini)’가 2025년 말까지 최상위 대형 언어 모델(LLM)Large Language Model 지위를 획득할 확률을 75% 이상으로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파이퍼 샌들러는 “제미니 경쟁력이 확보되면 △AI 검색 고도화 △클라우드 업셀링 △광고 효율화 등 다층적 수익원이 열리면서 PER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코드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를 이해·생성하는 AI 모델로, 구글·오픈AI·앤트로픽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레딧 — 광고 집행 회복과 데이터 라이선싱 기대
레딧과 관련해 파이퍼 샌들러는 “광고주 지표 조정폭이 분석 대상 그룹 중 가장 긍정적”이라며 8월 레딧 광고비 지출이 전월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레딧 Ads Manager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3% 늘었는데, 은행은 ‘Conversation engagement(커뮤니티 내 대화 참여)’ 지표가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호재는 데이터 라이선싱(data licensing) 수익이다. 최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언론사와의 저작권 분쟁에서 ‘콘텐츠 사용료’ 선례를 남기면서, 파이퍼 샌들러는 “레딧이 예상치(1억5,000만 달러) 이상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매출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라이선싱이란? 플랫폼이 보유한 원본 사용자 데이터를 외부 기업(주로 AI·리서치 기업)에 유료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레딧은 방대한 커뮤니티 기반 토론 데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워, AI 학습용 데이터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레딧은 2024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소셜 뉴스 포럼’ 기반 비즈니스를 공개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주가는 50달러 선에서 출발했으나, 광고 시장 둔화 우려 속 변동성을 겪었다. 이번 목표주가 상향으로 투자심리가 유의미하게 개선될지 주목된다.
시장 반응과 전망
기술·미디어 섹터 애널리스트들은 “구글과 레딧 모두 광고 집행 회복→현금흐름 개선→AI 연계 수익 다변화라는 구조적 사이클을 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디지털 광고 단가 하락, 추가 규제 리스크 등은 여전히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파이퍼 샌들러는 보고서를 마무리하며 “광고주 지출 모멘텀과 AI 기술 경쟁력이 두 기업의 주가 재평가를 이끌 핵심 지표”라면서, 목표주가 상향 근거를 재차 강조했다.
◆ 핵심 숫자 요약 ◆
알파벳 목표주가: 285달러 (기존 220달러)
레딧 목표주가: 290달러 (기존 210달러)
YouTube 광고 성장률 전망: 저(低) 두 자릿수
검색 광고 성장률 전망: 중(中) 한 자릿수
레딧 8월 광고비 증감률: +5.7%
레딧 Ads Manager MAU 증감률: +3%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목표주가 조정이 2025년 기술·미디어 업종 랠리를 견인할지 주시하고 있다. 향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실제 광고 매출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상회한다면, 추가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