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아시아 시장 본격 공략…일본 홋카이도 발사장 검토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소형 위성 발사 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가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홋카이도 스페이스포트(Hokkaido Spaceport)’에서 알파(Alpha) 로켓을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일본 측 운영사가 18일 밝혔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파이어플라이는 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 해외(미국 외) 발사 기지이자 아시아 최초의 발사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가 선점해 온 글로벌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스페이스포트를 운영하는 스페이스코탄(Space Cotan)은 파이어플라이와 양해각서(MOU) 형태의 예비 협약을 체결했으며, 양사는 알파 로켓 전용 발사대를 구축하기 위한 규제·기간·투자 규모를 공동 검토하기로 했다.

파이어플라이의 발사 담당 부사장 애덤 오크스(Adam Oakes)는 “일본에서 알파 로켓을 발사하게 되면 아시아 전역의 대형 위성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검증된 궤도 진입 능력을 기반으로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발사 옵션을 다양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는 발사대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공사 기간, 예상 투자금 등을 다룰 예정이다. 스페이스코탄 대변인 이토 료타(Ryota Ito)는 “우주 기술 안전보장 협정(TSA: Technology Safeguards Agreement)이 미국과 일본 정부 간 체결돼야만 실제 발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TSA는 미국이 수출통제법에 따라 자국의 민감 기술이 해외에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하는 정부 간 협정으로,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 기업이 보유한 로켓·엔진·항법 시스템 등을 외국 발사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2024년 6월 미국과 스웨덴이 체결한 TSA 덕분에 파이어플라이는 북극권 스웨덴 에스레인지(Esrange) 우주센터에서 알파 로켓 발사 준비에 착수할 수 있었다.

한편, 파이어플라이의 알파 로켓은 2021년 첫 발사 이후 총 6차례 시도됐으나 4회가 실패로 끝났다. 가장 최근인 2024년 4월 발사는 궤도 진입 직전 취소 명령이 내려지며 실패 판정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가 수십 년간 국가 주도로 로켓을 쏘아 올려 왔지만, 민간 소형 로켓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에 따라 많은 일본 위성 운용사들은 스페이스X의 팰컨9이나 로켓랩(Rocket Lab)의 일렉트론(Electron) 등 해외 발사체를 이용해 왔다.

과거 미국 버진 오빗(Virgin Orbit)은 일본 규슈 오이타 공항에서 발사를 추진했으나, 2023년 기업 파산으로 계획이 취소됐다. 또 콜로라도 소재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는 2027년 이후 동일 공항에 우주비행체(스페이스플레인) 착륙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대만 티스페이스(TiSpace)는 홋카이도에서 첫 외국 기업 발사를 시도했으나, 이륙 1분 만에 비행이 중단되며 실패했다.

일본 정부는 2030년대 초반까지 ‘연간 30회 이상의 일본 로켓 발사’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스페이스원(Space One)·도요타가 후원하는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Interstellar Technologies) 등 국내 민간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본 기자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파이어플라이가 아시아 거점을 마련할 경우 적재중량 1,170kg급 알파 로켓이 ‘저궤도(LEO) 대량 위성 발사 시장’에서 스페이스X 라이드를 셰어(Rideshare)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 TSA 체결이 가시화되면, 미국 정부의 안보 이해관계 속에서 한국·호주 등 동맹국의 위성 발사 수요가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홋카이도는 위도 43° 내외로 북극 궤도·태양 동기 궤도(SSO) 발사에 유리하며, 인구 밀도가 낮아 낙하물 위험이 적다. 이러한 지리적 장점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뉴질랜드”라 불리며 로켓랩을 육성한 뉴질랜드 말버러(Marlborough) 지역과 비견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 위 전망은 본 기자의 산업 분석에 근거한 의견으로, 향후 실제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