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잭슨홀 연설 앞두고 9월 금리 인하 기대 급감

잭슨홀·연준·금리 인하라는 핵심 키워드가 이번 주 미국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베팅하던 확률이 단숨에 99%에서 71.5%로 하락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만에 나타난 급격한 기대치 후퇴다.

FOM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동결·인하가 전 세계 금융시장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PI(Producer Price Index·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 단계의 인플레이션을 측정해 미래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 인플레이션 지표 재점화

지난주 발표된 7월 CPI(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비교적 온건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하루 뒤 공개된 7월 PPI가 전월 대비 0.9% 급등하면서 물가 재상승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시장은 이 수치를 “예상 밖으로 뜨거운 핫(HOT) PPI”라고 평가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생산 단계에서 물가 압력이 커지면 최종 소비자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연준이 서둘러 완화적 정책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부상했다.


◆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경고

“우리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으며, 정책을 조정하기 전 확실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21일(현지시간) 투표권을 가진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목표를 초과하고 있다며 “마지막 1마일(last mile)의 인플레이션을 잡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 시장이 견조하다는 점을 들어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非)투표권자인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상방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양대 책무(물가 안정·고용 최대화)가 모두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시장의 시선, 잭슨홀로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경제학자·투자자가 모이는 와이오밍 주 잭슨홀 심포지엄은 매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최대 이벤트로 꼽힌다. 제롬 파월 의장은 8월 22일 오전 10시(미국 동부시간) 기조연설에 나선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해치우스는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7월 기자회견 때 언급한 ‘추가 정보를 기다릴 여력이 충분하다’는 표현을 약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9월 인하를 명확히 시사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노동 시장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하를 지지할 여지는 남겨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자 관점: 향후 시나리오

이번 잭슨홀 연설은 향후 3개월간 달러·채권·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할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시장은 이미 ‘연준이 늦어도 올해 안에는 긴축을 종료한다’는 서사를 선반영해 왔다. 그러나 PPI 급등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스탠스는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을 부각시킨다.

필자는 ① 9월 동결 후 11월 인하 개시9월·11월 모두 동결 후 12월 인하 두 가지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본다.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마지막 1마일”을 강조한다면 시장은 2번째 시나리오 쪽으로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노동 시장 둔화를 보다 강하게 언급할 경우 1번째 시나리오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인플레이션 경로가 재차 상승세를 보인다면 연준은 ‘장기간 고금리(high for longer)’ 기조를 재확인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나스닥고성장 기술주가 가장 크게 조정을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요구된다.


◆ 용어 풀이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다.

PPI: 생산자 단계의 물가 변화를 측정해 미래 소비자물가 동향을 예측하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