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매파’ 발언에 뉴욕 증시 혼조…다우 사상 최고 경신

뉴욕 증시가 1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국채금리 반등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0% 하락했고, 나스닥100 지수는 0.21% 밀렸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7%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장 초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25bp) 결정과 추가 인하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위험”을 강조하자 국채금리가 급반등했고, 이에 따라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9%까지 떨어졌다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4.07%로 4bp 상승 마감했다. ※bp(basis point)=0.0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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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25bp 인하했다. 점도표(dot plot)는 연내 추가 50bp 인하를 시사했으며, 2026년 말 목표금리는 3.375%로 제시됐다. 연준은 또 2025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6%로 상향했고,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은 3.1%로 유지해 2% 물가 목표를 여전히 초과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고정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노동시장이 예전만큼 견조하지 않은 만큼, 금리를 ‘보다 중립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것이 노동시장 지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는 주택·건설 관련 지표 부진에도 영향을 받았다. 8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000채로, 시장 예상치(136만5,000채)를 크게 밑돌았다. 건축허가 역시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인 131만2,000건으로 3.7% 감소하며 예상치(137만 건 증가)를 빗나갔다.

반면 모기지 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2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39%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29.7% 급증했고, 주택 구매용재융자 신청이 각각 2.9%, 57.7% 늘었다.

개별 종목별로는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NVDA)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기업들에 RTX Pro 6000D 칩 주문 중단을 지시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이후 2%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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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주택 관련주도 약세였다. 빌더스퍼스트소스(BLDR)는 5% 이상, 모호크인더스트리(MHK)와 홈디포(HD), 와이어하우저(WY)는 1% 안팎 하락 마감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맨체스터유나이티드(MANU)는 4분기 적자 발표와 2026년 매출 전망 하향 여파로 6% 이상 미끄러졌다.

우버(UBER)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는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규모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4%, 1% 하락했다.

반면 바이오 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ROIV)는 파트너사 프리오반트와 개발 중인 피부근염 치료제 brepocitinib이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는 소식에 7% 급등했다.

헬스케어 장비 업체 홀로직(HOLX)은 블랙스톤과 TPG의 인수 관심이 재점화됐다는 보도로 S&P500 내 최고 상승률(7%↑)을 기록했다. 워크데이(WDAY) 역시 구겐하임증권의 매수(Buy) 의견과 목표주가 285달러 제시로 7% 이상 뛰었다. 질로우(ZG)는 번스타인의 ‘아웃퍼폼’(105달러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2% 올랐고, 페이팔(PYPL)은 구글과의 다년간 커머스 파트너십 체결 소식으로 2%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12월 만기 10년물 미국 재무부선물 가격이 13.5틱 하락하며 연 4.068%로 마감했다. 장 초반 주택지표 부진과 FOMC의 금리 인하 방침이 채권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연준의 성장 전망 상향과 ‘인플레이션 지속’ 언급이 매도를 불렀다.

유럽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75%로 1.8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25%로 1.4bp 각각 내렸다.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전년동기 대비)로 확정치가 하향 조정됐고, 영국 8월 CPI는 3.8%로 예상에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추가 인하 가능성을 90%가량 반영 중이다.

한편, 정치 요인에 따른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도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했으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스티븐 미란이 CEA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맡으려 한다는 구상이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성명은 성장 조정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동시에 시사, 완화적 스탠스가 지나치게 기대되면 안 된다는 경고”라면서 “실제 금리 경로는 향후 물가 지표와 노동시장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E-미니 선물: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지수 미니 선물계약으로, 표준 계약 대비 규모를 축소해 개인 투자자 접근성을 높인 상품이다.
점도표(dot plot):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bp(basis point): 금리·수익률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다음날(19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000건 줄어 24만 건으로 발표될 예정이며, 시장은 무역·관세 관련 추가 뉴스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실적 발표 일정으로는 18일 다든레스토랑(DRI), 페덱스(FDX), 레나(LEN) 등이 예정돼 있어 소비·물류·주택 섹터의 수요 흐름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