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완화적 발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22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62% 뛰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3%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역시 1.81% 상승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1.5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75% 각각 올랐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강세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서 비롯됐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둔화 조짐을 언급하며 “위험 균형이 변하고 있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직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주 만에 최저치인 4.25%까지 떨어졌고, 9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71%에서 90%로 급등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실업률이 안정적이고 다른 노동시장 지표도 양호하지만, 정책금리가 이미 제약적 영역에 진입해 있는 만큼 향후 전망과 위험 균형 변화에 따라 정책 기조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9월 인하’ 시나리오를 기정사실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미국 경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으나 전반적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면서도 “물가 상방 위험과 노동시장 하방 위험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다소 제약적(modestly restrictive)’이라며 기존 기조 유지를 선호했다.
“실업률 안정이 우리에게 신중히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지만, 위험 균형이 변하고 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정학·통상 변수도 시장을 흔들었다. 미국의 빈스 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안보보장과 러시아가 점령하지 않은 영토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푸틴·젤렌스키 양국 정상 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성과를 거둘 경우 3자 정상회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무역 측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오토바이, 자동차 부품, 가구 부속품 등 400여 개 소비재까지 확대 적용했다. 그는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뿐 아니라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도체에는 최대 100% 관세가 예고됐으며, 미국 내 생산 이전 기업에는 예외를 둘 방침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인도 제품에는 50% 관세를 예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0% 반영하고 있다. 이어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도 53%로 가격에 반영됐다.
기업 실적 호조도 주가를 지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시즌 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에 최대 폭 성장을 기록했다. 93%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약 83%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해외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유로 스톡스50은 5개월 만 최고치로 0.67%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1.45%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5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05%가 올랐다.
채권시장에서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ZN)은 17틱 상승했으며, 금리(수익률)는 4.2716%로 5.6bp 하락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시장 기대 인플레)은 2주 만 최고인 2.416%로 뛰어올랐지만 파월 의장의 비둘기 파워가 우위를 점했다. 유럽에서도 독일 10년물 금리는 2.729%로 2.8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707%로 2.2bp 각각 내렸다. 독일 2분기 GDP 확정치는 전기 대비 ‑0.3%, 전년 대비 ‑0.2%로 하향 조정됐다.
📈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가 시장 랠리를 주도했다.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는 6% 이상 급등하며 나스닥100 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ON세미컨덕터(ON)와 NXP반도체(NXPI)도 6% 넘게 뛰었다. 글로벌파운드리(GFS)는 5% 이상, ARM홀딩스·마벨테크놀로지·인텔은 4% 넘게 올랐다. 램리서치, 마이크론,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아날로그디바이스, ASML 모두 3%대 상승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 하락에 주택건설·자재주도 강세를 보였다. 빌더스퍼스트소스(BLDR)는 8% 이상 올라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모호크인더스트리(MHK)도 7% 넘게 올랐다. 레너(LEN), 펄티그룹(PHM), DR호턴(DHI), 톨브라더스(TOL) 등 건설업체들도 5% 이상 상승했다.
Ubiquiti(UI)는 4분기 매출이 7억5920만 달러로 컨센서스(6억2100만 달러)를 큰 폭 상회하며 19% 급등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M)은 2분기 매출이 12억2000만 달러로 예상(12억 달러)을 웃돌고 2026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하면서 9% 급등했다.
Qxo(QXO)는 벤치마크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50달러를 제시하자 6% 이상 올랐다. Esab(ESAB)은 루프캐피털이 ‘보유’→‘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4% 넘게 상승했다. 울타뷰티(ULTA) 역시 바클리스가 ‘비중확대’로 상향하면서 2% 이상 올랐다.
반면 인튜이트(INTU)는 2026 회계연도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 중앙값이 시장 컨센서스(86억7000만 달러)에 못 미치면서 5% 이상 하락, S&P500·나스닥100 내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CSX(CSX)는 BNSF와의 인터모달 서비스 발표에도 4% 밀렸다. 워크데이(WDAY)는 2분기 전문서비스 부문에서 예상 밖 500만 달러 손실을 내 4% 이상 떨어졌다.
통신주도 부진했다. 버라이즌(VZ)은 다우지수 내 가장 큰 폭인 1% 이상 하락했으며, AT&T(T)와 T-모바일(TMUS)도 1% 넘게 내렸다.
📝 용어·배경 설명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액지수선물로, 본래 계약(E-Large) 대비 계약 규모를 1/5로 줄여 개인투자자 접근성을 높인 상품이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동일 만기의 명목 국채 금리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이로 계산되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 산하 위원회로, 매년 8회의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또한 25bp 인하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는 조치를 뜻하며, 시장은 이를 ‘한 차례(cut) 인하’로 간주한다. 페드워치는 금리선물 가격을 통해 FOMC 회의 결과(인하·동결·인상) 확률을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툴이다.
💡 기자 해설
연준이 ‘물가 안정’보다 ‘고용 안정’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는 점은 자산시장에 분명한 위험선호 신호로 읽힌다. 특히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4.2%대로 내려오면서 성장주 및 고평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다만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콜린스 총재 등 매파 위원들의 경계 발언도 이어지고 있어, 9월 이후 추가 두 차례 인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지표 확인 과정이 필수다. 시장이 ‘연준의 선제인하(good cut)’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일부 기업 실적 하향과 통상 분쟁 확대가 향후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할 매수·분할 차익실현 전략이 요구된다.
오늘의 실적 발표 예정(2025년 8월 22일)에는 BJ’s 홀세일클럽(BJ), 버클(BKE), 뉴포트리스에너지(NFE), 유비쿼티(UI)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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