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LANDO, Florida –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해석하는 ‘트레이딩 데이(Trading Day)’ 칼럼의 최신호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7일(현지시간) 금리 결정 — 시장이 25bp(0.25%p) 인하로 확신하는 — 을 하루 앞두고 소폭 하락 마감했다. 장중에는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각각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장 마감까지 상승분을 지키지는 못했다.
동시에 금 가격은 온스당 3,7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4년 만의 고점인 1.1877달러까지 치솟았다. 달러지수는 7월 1일 이후 최저치로 밀리며 ‘달러 약세의 늪’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주요 지표 및 섹터 동향
• 주식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7년 이후 최장의 랠리를 기록했고, 에너지 섹터는 +1.7% 상승, 금리 민감도가 높은 유틸리티는 -1.8% 하락했다.
• 외환 – 스위스프랑이 달러 대비 1% 올라 G10 화폐 중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 채권 – 미 20년물 국채 입찰 (bid-to-cover 2.74)이 양호하게 소화되며 전 구간 수익률이 2bp 내렸다.
• 상품 – 러시아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는 1.5~2.0% 상승했다.
이목이 쏠린 세 가지 화두
① Eur-eka! 유로화는 올해 들어 15%나 급등했다. 달러 약세가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유로존 인플레이션 전망(2027년 기준 1.8%)이 ECB 목표(2%)를 밑돌아 유로 강세가 ECB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② 중앙은행 주간 – 이번 주는 연준 외에도 브라질·캐나다·일본·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국이 잇따라 통화정책 결정을 내놓는다. 각국 환율과 자산 가격의 방향성이 결정될 중대 분기점이다.
③ 러브 스프레드 – 전 세계 국채·회사채 스프레드가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는 시장 낙관론을 반영하는 동시에, 위험요인이 과소평가됐다는 ‘자만 경고음’으로도 해석된다.
달러 헤지 급증 현상 분석
“외국인은 미국 자산을 여전히 산다. 다만 달러 노출은 원치 않는다.” –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FX 총괄
도이체방크가 500개 이상의 펀드를 분석한 결과, 미국 주식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의 80% 이상, 미국 채권은 약 50%가 환헤지된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대 들어 처음으로 ‘헤지 자금’이 ‘비헤지 자금’을 넘어선 셈이다.
배경 – 연초 ‘탈달러(de-dollarization)’ 담론이 확산됐지만, 정작 월가 주가와 미 국채 값은 오르고 있다. 달러 약세로 비헤지 해외투자자의 수익률이 깎이자 ‘달러 숏·월가 롱’ 포지션에서 헤지 비중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실전 용어 해설
• 헤지(hedge) – 환율·금리·가격 변동으로부터 손실을 줄이기 위한 위험 회피 전략이다.
• bid-to-cover – 국채 입찰 경쟁률을 뜻하는 지표로, 2.0 이상이면 대체로 ‘양호’로 평가한다.
월가 ‘빅테크 러브’는 여전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충격으로 4월 8일 변동성이 정점에 달한 뒤, 나스닥은 40% 급등하며 글로벌 주요 지수 중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했다. JP모건은 “해외 투자자는 미국 성장주 비중을 줄일 이유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해외 기관은 유동성, AI·테크 성장성, 주주환원 정책을 이유로 미국 비중을 유지·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 약세’와 ‘월가 강세’가 동시에 지속되는 역설적 상황을 낳고 있다.
내일의 주요 이벤트 캘린더
• 호주중앙은행(RBA) 브래드 존스 부총재 연설
• 인도네시아 기준금리 결정
• 일본 7월 무역수지
• 영국 8월 소비자물가
• 유로존 8월 최종 소비자물가
• 브라질·캐나다 금리 결정
• 미국 FOMC 성명 및 제롬 파월 의장 기자회견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 점도표 변화 여부, 그리고 향후 두 차례(11·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시그널이 나올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 시각
1) 달러 방향성 – 단기적으로는 금리·채권수익률 격차 축소가 달러 약세를 지지하지만,미국 경제 펀더멘털과 지정학적 ‘안전자산’ 위상이 완전히 약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 스프레드 축소의 두 얼굴 – 위험 선호가 과도해질 경우, 예기치 못한 정책 쇼크나 지정학적 이벤트가 시장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있다.
3) 유로 강세 부담 – ECB가 추가 통화완화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유로 강세는 수출 경기와 인플레이션 경로를 동시에 압박할 변수다.
본 기사는 로이터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Jamie McGeever)의 원문 ‘Trading Day: Fed clock tick-tock’를 번역·재구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