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전 고위 인사, 미 법무부에 연준 이사 리사 쿠크 조사 촉구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DOJ)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인 리사 쿠크(Lisa Cook)에 대한 형사 조사를 개시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HUD) 차관을 지낸 인사가 제출한 형사 고발장(criminal referral)에 근거한다.

2025년 8월 2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고발장은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 작성했다. CNBC의 사라 아이젠(Sara Eisen) 기자가 단독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법무부 소속 변호사 에드 마틴(Ed Martin)은 파월 의장에게 쿠크 이사를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Lisa Cook

마틴 변호사는 서한에서 “

오늘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늦을 것이다!

“라며 파월 의장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에게는 연준 이사를 해임할 법적 권한이 없다.

1913년 제정된 연방준비제도법(Federal Reserve Act)연준 이사는 오직 대통령만이 파면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직접 해임 조치를 단행할 수 없다는 점이 법적으로 분명하다.

더욱이 올해 초 미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정책적 의견 차이를 이유로 연준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수 없다고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쿠크 이사 해임 여부는 백악관과 법무부, 그리고 사법부 간 복잡한 법률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번 사안은 중앙은행의 독립성행정부·사법부의 권한 분리라는 미국 헌정 질서를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연준 이사 임기(14년)는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에서는 빈번히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다.

전문가 해설: 연방준비제도법과 ‘형사 고발장’은 무엇인가

1 연방준비제도법(Federal Reserve Act)은 1913년 제정돼 미국 중앙은행 체계의 근간을 마련했다. 이 법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의회를 통한 감독과 대통령에 의한 파면 규정을 병행해 견제와 균형을 확보한다.

2 ‘형사 고발장(criminal referral)’은 사법당국에 특정 개인 또는 조직의 범죄 혐의를 공식 통보하는 문서다. 고발장이 접수되면, DOJ는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예비 조사를 실시한다.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은 “무엇보다 시장은 파월 의장과 연준 이사회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가 통화정책 경로에 미칠 잠재적 파장을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 단계와 시사점

현행 법 체계상 쿠크 이사의 거취는 결국 백악관 결정에 좌우될 전망이다. 법무부 조사가 실제 기소로 이어질 경우, 연준 역대 두 번째로 ‘형사 기소’에 직면한 이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반면, 조사 결과가 무혐의로 종결되면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논리가 오히려 힘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연준이 9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다. 연준 내부 갈등이 가시화될 경우, 기준금리·양적긴축(QT) 전략 등 핵심 통화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CNBC는 “이번 보도는 속보이며 추가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 CNBC의 사라 아이젠(Sara Eisen) 기자가 이번 보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