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즉각적인 핵무기 시험 재개를 지시함으로써, 지난 1992년 이후 중단됐던 미국의 핵 실험 현장이 다시 가동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가 실제로 시험을 시작할 경우, 관련 인프라를 독점하다시피 해온 소수의 방산‧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마지막 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국방부에 “미국의 안보를 위해 즉시 핵실험을 재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은 1992년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한 이후 실제 지하‧지상 폭발 실험을 중단해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30여 년 만에 정책 대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별 기대 효과]
국방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 고비니(Govini)는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주로 하니웰 인터내셔널, BWX 테크놀로지스, 추가치 알래스카, 제이컵스 솔루션스, 멜리 어소시에이츠, 제너럴 아토믹 테크놀로지스 등을 지목했다. 이들 기업은 핵 실험장 설계‧건설, 방사성 물질 처리, 고위험 환경 엔지니어링 등에 특화돼 있어 테스트 예산이 풀릴 때마다 매출이 급증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핵실험 재개는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를 넘어, 시험장 건설·운영·데이터 분석 등 전 공정에 대한 대규모 예산 투입을 의미한다”고 고비니의 타라 머피 도허티 최고경영자(CEO)는 분석했다.
BWXT는 고농축 우라늄·플루토늄 가공과 안전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니웰은 네바다 주 ‘네바다 국립 보안 구역(NNSA 시험장)’의 핵지점 운영권을 갖고 있다. 멜리 어소시에이츠는 전 세계 핵물질 추적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경험을 내세워 재고관리·안전보안 부문에서 정부 수요를 흡수할 전망이다.
[지상 ICBM 현대화 프로젝트와의 연계]
핵실험 재개와 맞물려 미국은 노후화된 미니트맨Ⅲ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센티널(Sentinel)’로 교체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0년 단독 수주를 받은 노스롭그루먼은 록히드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베크텔, 하니웰, 에어로제트 로켓다인, 텍스트론 등과 팀을 꾸려 총 634기의 신형 미사일과 개발·시험용 25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1970년 배치된 미니트맨Ⅲ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는 최대 규모의 현대화 사업으로 꼽힌다.
관련 예산에는 대륙간 사거리 검증, 탄두 신뢰성 시험, 지하 사일로 구조 개선 등이 포함돼 있어, 핵실험 재개 결정과 시너지가 발생할 경우 시험 분야 수주액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국내 파장]
미국이 비준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준수해 온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외교·안보적 논쟁도 뜨겁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동맹국 내부에서도 “핵무기 경쟁을 자극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NDAA) 등으로 예산을 승인해야 하기에, 향후 청문회에서 상대국의 동시적 시험 여부, 환경영향평가, 지역사회 안전대책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용어 해설]
1모라토리엄: 특정 행위를 임시로 중단하자는 합의나 선언을 뜻한다.
2미니트맨Ⅲ: 1970년부터 실전 배치된 3단 고체연료 ICBM으로 최대 사거리는 약 1만2,000km에 달한다.
3센티널: 노스롭그루먼이 개발 중인 차세대 ICBM 체계의 공식 명칭으로, 디지털 설계·사일로 분산 배치 기술이 특징이다.
[시장 전망 및 전문적 통찰]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발표를 방산주 랠리 촉매제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핵심 인프라를 이미 보유한 기업들은 진입장벽이 극도로 높아 정부가 새로 파트너를 물색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하니웰과 BWXT처럼 길게는 수십 년간 핵무기 관련 계약을 독점해 온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준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일부 기관투자가는 윤리적 투자 배제 목록에 해당 기업을 추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핵실험 재개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에너지·환경 규제 기관은 지하수 방사선 누출과 같은 환경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방사선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폐기물 처리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결국 이번 조치는 국방‧안보 강화라는 명분 아래, 방대한 국방예산을 특정 산업군에 집중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주가 급등 뒤 나타날 정책·윤리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