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9월물(티커 CLU25)은 전장 대비 -0.71달러(-1.11%) 내린 62.97달러배럴당에 거래됐고, RBOB 9월물(티커 RBU25) 역시 -0.0244달러(-1.16%) 떨어진 2.0800달러갤런당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험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담은 미 동부시간 15시(한국시간 16일 4시)쯤 시작될 예정이며, 이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 원유 선물 시장 공식 폐장 이후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러시아 원유 수출을 추가로 억제해 글로벌 공급을 더욱 압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새로운 제재나 관세가 보류되거나 기존 제재 일부가 완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해 갈수록 매파적(hawkish) 어조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시아 정책이 유가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 과잉 전망도 가격을 누르고 있다. IEA는 13일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초과분이 하루 296만 배럴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뒤 미국 EIA 역시 2025년 잉여 공급 전망을 110만 배럴에서 170만 배럴로 상향했고, 2026년 전망도 150만 배럴로 높였다.
다만 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량이 1,328만 배럴로 줄어들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로 셰일 기업들이 시추·생산 계획을 축소한 결과다. 실제 Baker Hughes에 따르면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는 410기3.75년래 최저에서 411기로 소폭 회복됐을 뿐, 2022년 12월 627기 대비 크게 줄어 있다.
OPEC+ 증산 우려도 지속된다. 카르텔은 8월 2일 회의에서 9월 1일부터 하루 54만7,000배럴 추가 증산에 합의했으며, 2026년 9월까지 220만 배럴의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다만 7월 생산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로 집계됐다.
해상 재고 감소는 단기 상승 요인이다. 조사업체 Vortexa에 따르면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는 8월 8일 기준 전주 대비 5% 감소한 8,052만 배럴로 집계됐다.
EIA 주간 통계(8월 8일 기준)에서는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304만 배럴 증가해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재고 수준은 5년 평균 대비 5.1% 낮다. 휘발유 재고는 평균보다 0.25% 높았고, 난방유·경유 등 중간유 재고는 15.45%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은 전년 대비 0.3% 늘어난 1,332.7만 배럴로, 2024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1,363.1만 배럴)보다는 소폭 낮았다.
WTI·RBOB란?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경질유로, 세계 원유 가격의 대표적 기준점이다. RBOB(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가솔린은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첨가제가 들어가기 전 단계의 가솔린 선물 계약을 말한다.
EIA·IEA·OPEC 설명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미국 정부 산하 통계 기관으로 글로벌 에너지 데이터를 제공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OECD 산하 국제기구로 회원국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성을 담당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이며, 여기에 비(非)OPEC 산유국이 참여한 확장 협의체를 OPEC+로 부른다.
기사 작성 시점(8월 15일) 기준으로, 작성자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
전문가 시각: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단기 유가는 크게 출렁일 수 있지만, IEA와 EIA가 제시한 중·장기 공급 과잉 전망이 현실화되면 구조적 하락 압력은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 셰일업계의 감산과 해상 재고 감소가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어, 브렌트 60달러~70달러, WTI 55달러~65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