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0.35% 상승하며 미국 통화가치가 다시 한 번 반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되자 위험을 덜어낸 모습이다. 여기에 미 국채 10년물(T-노트) 수익률이 동반 상승해 달러 강세를 더욱 뒷받침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할 필요가 없다”면서 양측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 발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회피할 가능성을 낮춰 달러 매수세를 부추겼다.
반면 6월 미국 국방‧항공기를 제외한 내구재(자본재) 신규 수주는 전월 대비 0.7% 감소해 시장 예상치(+0.1%)를 하회했다. 이는 기업 설비투자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이날 달러 강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와 파월, ‘긴장 완화’ 발언의 파급력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아무런 긴장도 없다. 나는 단지 금리를 더 낮추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정치권의 통화정책 압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며, 달러화에 우호적인 심리를 회복시켰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에서는 7월 29~30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3%로 반영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은 향후 정책금리 기대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파생상품이다.
유로화·엔화 — 달러 강세의 뒷면
EUR/USD는 0.13%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우세했지만, 유로존 지표는 양호했다. 7월 독일 IFO 기업신뢰지수는 88.6으로 1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ECB 정책위원 마르틴 카작스와 요아힘 나겔은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매파적 코멘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6월 M3 통화공급 증가율은 3.3%(전년 동기 대비)로 예상치(3.7%)를 밑돌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금리선물 스와프 시장은 9월 11일 ECB 정책회의에서 0.25%p 인하 가능성을 18%로 가격에 반영했다.
USD/JPY는 0.44% 상승해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일본 7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9%로 예상치(3.0%)를 소폭 밑돌았고, 5월 선행지수 CI도 하향 수정돼 BOJ의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자극했다.
엔화에는 정치적 변동성도 부담이 됐다. 지난 일요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잃음에 따라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에 나설 경우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블룸버그는 “BOJ 관계자들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해 엔화 약세를 일정 부분 제어했다.
금·은 가격 1주 최저…안전자산 선호 주춤
8월물 금 선물(GCQ2)은 온스당 1.08%(36.40달러) 하락했고, 9월물 은 선물(SIU2)도 0.83% 떨어졌다. 달러 강세와 미 채권금리 상승이 귀금속 가격을 짓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파월 의장과 마찰이 없다”고 밝힌 점도 안전자산 수요를 약화시켰다. 여기에 ECB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더해져 금·은 매수세가 둔화됐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고, 전날 기준 금(ETF) 보유량이 2년 만의 최고치, 은(ETF) 보유량이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부 펀드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 시각 — 달러 강세 지속 여부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기조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긴장 완화’ 발언으로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축소된 데다, 미국과 유로존 간 금리차 전망이 달러 우위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내 자본재 수주 둔화는 경기를 식힐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평가된다.
특히 9월 FOMC를 전후로 연준 메시지가 물가·고용 지표에 따라 요동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연방기금선물 곡선, 미 국채금리, ECB 정책 시그널을 집중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Dollar Index·DXY)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1포인트 변동은 1%대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T-노트(10-Year Treasury Note)는 만기 10년의 미국 국채를 뜻한다. 수익률(금리)이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며, 이는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IFO 기업신뢰지수는 독일의 경기선행 지표로, 9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낙관, 이하이면 비관으로 판단한다.
연방기금선물은 미국 은행 간 초단기 자금 조달 금리(연방기금금리)의 기대치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시장은 이를 통해 향후 FOMC의 정책 경로를 가격에 선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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