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 매각 합의…미국 대형 기업들이 인수 나설 것”

[워싱턴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한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자산을 미 소유주에게 이전하기로 미·중 양국 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틱톡 매각·퇴출 논란이 사실상 종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용자 수가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틱톡의 향방은 글로벌 증시에 불안을 키웠던 미·중 무역 갈등 속 핫이슈였다. 이번 합의는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수개월간 이어온 협상에서 도출된 첫 ‘가시적 돌파구’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 기자단에게 “‘우리는 틱톡 합의를 이뤘다. 틱톡을 사들이고자 하는 매우 큰 기업들의 컨소시엄이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수 주체와 지분 구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매각 또는 서비스 중단’ 시한 하루 전날 전격 발표를 감행했다.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를 “양국 모두의 교역·투자 가치를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지켜내는 ‘업그레이드 딜’”이라고 자평했다.

의회 승인 변수
다만 2024년 바이든 행정부 시절 공화당이 주도해 제정한 ‘틱톡 강제 매각법(Divestiture Act)’이 아직 효력을 유지하고 있어, 최종 거래 성사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해당 법은 중국 정부가 틱톡의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바이트댄스에 자산 매각을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1억 명 이상에 달하는 젊은 유권자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 탓에 법 집행을 유예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재선 승리에 도움을 줬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그의 개인 계정 팔로어는 1,500만 명에 달한다.

CNBC는 “향후 30~45일 내 최종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기존 바이트댄스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가 모두 참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해당 내용을 독자 검증하지 못했으나, 4월 단독 보도에서 “틱톡 미국 사업부를 미국 법인으로 분사하고, 미국 투자자가 과반 지분을 보유·운영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상업적 조건은 사실상 3월경 이미 합의가 완료됐고, 세부 조율만 남아 있다”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보호장치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거래가 성립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주목

관세·국가안보 이슈와 틱톡

지난봄 초안이 마련됐던 틱톡 매각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중국 정부가 승인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제동이 걸렸다. 워싱턴은 바이트댄스의 소유구조상 중국 정부에 종속될 위험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바이트댄스 측은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및 이용자 데이터가 미국 오라클(Oracle)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되고 ▲미국 이용자 대상 콘텐츠 심사 또한 현지에서 이루어진다며 “미·중 데이터 공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해 왔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부문 파트너십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오라클 및 외부 투자자 컨소시엄을 통해 틱톡 운영을 관리하는 방안을 물밑 추진해 왔다고 재차 확인했다. 소식 직후 오라클 주가는 한때 급등했다가 상승 폭을 2% 수준으로 축소했다.

양국 협상단은 15일 틱톡 매각 골격안에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예정된 통화에서 최종 담판을 지을 전망이다.

입찰 레이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기자회견에서 “4개 투자그룹과 접촉 중”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억만장자 프랭크 맥코트·OnlyFans 창업자 주도 컨소시엄 등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용어·배경 설명*

* 바이트댄스(ByteDance):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테크 기업으로 ‘틱톡’(중국판 서비스명은 ‘더우인’)을 포함, 여러 AI 기반 모바일 앱을 운영한다.

디베스처(Divestiture): 정부 규제나 기업 구조조정으로 특정 자산을 강제 매각·분리하는 절차를 뜻한다. 이번 사례처럼 국가안보 이유가 근거가 되면 법적 강제력이 수반된다.

OnlyFans: 창작자가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판매하는 영국 기반 플랫폼. 성인물 중심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엔 운동·음악 등 분야로 확장 중이다.


전문가 시각·전망

글로벌 IT·미디어 업계에서는 “미국 부문이 분사돼도 핵심 알고리즘 공유가 제한적일 경우, 틱톡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데이터 주권 논쟁에서 실질적 절충점을 찾은 첫 사례”라는 긍정적 평가가 교차한다. 미국 정치권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빅테크 규제’를 핵심 의제로 삼고 있어, 이번 합의가 향후 플랫폼 규제 프레임을 재정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이 내년 3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해외 상장·데이터 이전’ 관련 규제를 완화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틱톡 설립사인 바이트댄스는 2025년 상하이 ‘스타마켓’ 또는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틱톡 딜은 단순한 플랫폼 매각을 넘어 ‘디지털 패권’과 ‘데이터 거버넌스’ 재편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기능할 전망이다. 향후 40여 일간 진행될 마무리 협상에서 지분율·알고리즘 이전 범위·상장 계획 등이 구체화되면, 글로벌 ICT 밸류체인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